“한국영화 작년 1000억 손실”
업계 추정… 제작비 늘어 개봉作 80%가 적자
“위기를 기회로 삼자”…영화계, 거품빼기 나서
어수웅기자 jan10@chosun.com
2001년 이후 해마다 한국 영화 산업 전체의 투자손익 결과를 발표해온 투자 배급사 아이엠픽쳐스는 올 초 발표 예정이던 ‘2006 영화산업 투자·제작현황 자료’를 아직까지 내지 않고 있다. 표면적 이유는 “자료 취합 미비”지만, 충무로에서는 지난해 손실액이 너무 커서 신규투자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img1]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투자 손실액(총 제작비-극장·부가판권 수익)은 무려 1000억원. 2003~ 2005년 3년간의 수익을 모두 합친 633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표)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110편 중에서는 90여 편이 적자를 기록했다. 영화산업의 위기가 거론되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모든 모순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상업영화 1편의 총제작비가 지난해의 경우 평균 51억원(영화진흥위원회 자료)까지 늘어나고, 정체된 영화시장 규모에서 전년 대비 30% 급증한 110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하면서 제 살 갉아먹기 상황이 됐다. 관객 150만명이 들어도 손해를 볼 만큼 제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또 100억원 내외가 들어간 대형 영화들이 줄줄이 큰 손실을 냈고, 믿었던 수출마저 68% 급감했다.
이런 심각한 상황을 인식, 제작사·투자사·배급사·극장 등 산업 주체들은 ‘거품빼기’를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제작비 절감·마케팅 비용 축소·스크린 과당경쟁 자제·해외시장 개척 등을 노력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미 영화제작사인 시네마서비스는 감독과 배우 등이 조금씩 자신의 몫을 양보, 초기 제작비를 줄이고 나중에 이익이 나면 나누는 방식으로 영화를 찍고 있다.
또 전체 제작사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차승재 제작가협회장은 “현재 각 제작사 대표들이 모여 구체적인 제작비 축소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곧 각 주체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형식의 ‘제작비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2007년 3월 14일
다들 그걸 체감하고들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