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혜자 등록일: 2007-10-10 18:46:15 IP ADRESS: *.217.128.144

댓글

28

조회 수

1335
북한산에 어느새 알록달록 아기 손바닥 같은 단풍잎에 붉은 물이 들었습니다.
가을이 하도 찌질하게 오길래 올 가을엔 붉은빛없이 그냥 하양으로 가나보다 했는데
그 찌질한 가을속에서도 나무는 제 할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9시 30분 구파발 역 1번 출구 쪽에 있는 구파발 역 만남의 광장에는
한두사람 아는 사람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고
얼굴은 몰라도 알만한 신발을 신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눈인사와 간단한 안부를 묻고 북한산으로 향하는 704번 버스를 탔습니다.
우리가 내린 곳은 효자리 어디쯤인데 배낭을 멘 일행중 그곳에서 내린 사람은 우리가 전부였습니다.
주택지로 난 작은 길을 찾아 우리의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효자리 초입의 산길은 낭만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잡을 손이 있었음 밤송이를 주워들고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백운대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우린 3km코스로 길을 잡았고
조금 늦게 도착한 한숙언니께선 1km코스로 길을 잡으셨던 모양입니다.
인란언니가 끝까지 한숙언니를 기다렸지만 서로 웅성거리는 소리만 확인했을 뿐 얼굴을 점심때에 비로소 볼 수 있었습니다.
한숙언니를 기다리는 막간에 인란언니는 나홀로 ㅅ ㅌ ㄹ 쇼를 했다는 후문도 퍼졌습니다.

가파른 효자동 계곡길을 오르는 중엔
낯익은 얼굴인 배우 문성근씨를 만났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등산을 한다는 모임이었습니다.
우리와 반갑게 인사하고 와인과 맥주를 나눠 마시며 동지애를 발휘했죠.
그 와중에 팬임을 자처하고 문성근씨와 사진을 찍으신 SM멤버들도 계셨습니다.

산행은 그야말로 우리 눈을 하늘에서 내리지 못하게했습니다.
지난밤새 내린 비와 바람에 북한산이 반짝 반짝 빛났고
흐린 도심도 제 빛을 찾은 듯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산의 그 잘생긴 바위들은 어떠했을까요?
그 바위란 놈들은 가는 곳마다 우리의 목을 조르더군요.
아..숨은벽의 그 깔끔하게 떨어지는 선하며
백운대의 어설픈 유방같은 두리뭉실함이며
여전히 감동의 탄성을 만들어 내는 잘생긴 인수봉이며
우리에게 길을 허락한 노적봉까지.

이번 산행은 선생님 표현대로하면
SM산행 최초로 계획한 노정대로 진행된 산행이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앞에서 끄는 산샘과 현옥양
뒤에서 살피고 밀어진 진구씨과 희대씨, 인랑언니 등이 있었기에 모든 일정이 가능했겠지요.

이번 산행 백미는 위험하다고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노적봉에 오른 것이었습니다.
노적봉, 그곳에 서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단체사진 속 얼굴의 표정만으로도 우리의 행복이 묻어나지 않던가요?

하산을 위해 노적봉에서 인수봉과 백운대에 아쉬운 인사를 하고
빠른 걸음으로 용암문을 통과해 도선사 광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5시가 되었더군요.

도선사입구 원석이네에 모여 곱창전골과 낙지볶음 다 병의 맥주와 소주를 마시고
종로로 나와 김원익샘과 조병준샘과 조우했고
작은 디오니소스 축제를 벌였습니다.

이번 산행에 새롭게 인사한
희대씨, 권록씨, 진구씨, 선주씨, 시현씨, 한숙언니, 반가웠구요.
불편한 신발로 산행에 임한 성경씨 고생했구요
맛난 무쌈 준비한 현옥 고맙고
조금 더 체력이 좋아진 민호씨 다음을 기대할께요.
종원씨의 샌드위치는 얼마나 맛있는 줄 아세요?
물론 고어텍스도 필요한 싸늘한 추위에 북어국을 준비해준 월명 경오 부부, 미역국을 준비해준 인란언니....완전 감동입니다.
시현씨 다음에 만나면 이름 더 많이 불러드릴께요.
선주씨의 따뜻한 미소와 미영의 간지나는 체형은 산행내내 즐거움이었고
기호씨 이번에도 많은 짐을 손수 지어줘서 완전 베리 땡큐이고
성은씨 인사도 제대로 못드린것 같아 미안해요^^
별맛없는 모과주를 맛있게 드셔주셔서 산샘님 고맙습니다.

ㅎㅎ

그날 산행이 조금 빡셌던지...전 무릎이 조금 아팠습니다.

윤혜자

2007.10.10 18:47
*.217.128.144
오타가 분명있겠지만 그냥 대충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게을러터져 모니터 열고 그냥 막쓰거든요

조인란

2007.10.11 00:35
*.173.136.91
대충 읽는 거 시러! 인랑이가 모야?!^^

이성경

2007.10.10 19:19
*.254.25.82
여기 온몸이 아픈 처자도 있습니다.ㅋㅋ
다음 산행 역시 꼴지는 성경이라는 낯선 여자겠지요.*^^

최상식

2007.10.10 20:06
*.129.25.6
누나,즐거운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ㅎㅎ 이 동생은그날 부산내리가서 돼지국밥먹고 왔심더 ㅎㅎ 담달 산행엔 꼭 만나요~

임종원

2007.10.10 21:32
*.232.145.246
5-10 장,단점이 있네요. 몇몇 목격자들의 증언대로 바윗 길 올라 갈때는 펄펄 날았는데요. 산샘님 말씀대로 충격 흡수력은 별로 안 좋은 모양입니다. 내려오는 길에선 중력이 가중된 충격이 무릎에 직격 되는 느낌이더니 결국 원래 안 좋은 오른쪽 무릎과 발목이 고장 나서 하루 동안 고생 했습니다. 다음 산행 전에 필히 무릎,발목 보호대 장만 해야겠어요. 웃..파산 한지 얼마 안 되었거늘..

임희대

2007.10.10 22:17
*.243.37.235
혜자씨^^ 반가웠어요!!
참 즐거운 분이셔서 내내 즐거웠답니다.
다음 산행에서도 꼭 만나뵙기를^^

종원씨 말이 맞는 거 같아요
내려올 때 좀 힘든 느낌이 들더라구요.
충격 흡수력... 10점 만점에 5.1^^

윤혜자

2007.10.10 22:35
*.142.230.211
나두 나두...무릎 완전 아파.....무릎 보호대 해야겠어요..

언니. 완전 사랑^^ 인란이면 어떻고 인랑이면 어때요^^ 내가 언니 완전 사랑하는데요^^

최상식

2007.10.10 23:27
*.129.25.6
전 요즘 그거 맨날 신고 다니는데..사놓고 아직 산엘 가보지 않았네요 ㅎㅎ 낼 아침에는 저기 보현봉에 혼자 댕겨올라 합니다 ㅋㅋ 코스좀 봐놓은게 잇어서...샀으믄 써야지요 ㅋㅋ 첨엔 뒷부분이 높다보니 적응 안되더가 적응 시킬라고 자주 신으니 이젠 편한데...ㅎㅎ

고권록

2007.10.10 23:43
*.63.101.84
'풀' 뜯은 사람을 산에서 만나다니...정말 반가웠어요. 더해서 "낀세대"라 더욱 ㅋㅋ

신월명

2007.10.11 00:43
*.53.184.45
권록오빠랑..ㅋㅋ..언니들은 이제 서로 친구 된거에요? ㅎㅎ..

새록새록 그 때 기분이 나네요.
정말 즐거운 산행기입니다.

조인란

2007.10.11 00:45
*.173.136.91
와우 파이브 텐의 사용후기가 왠지 므흣한 걸! ㅋ
종원 씨, 무릎 발목 보호엔 스틱이 최고야!
언제든 콜하면 한 셋트 더 들고 갈 수 있어. (특히 내리막길에서 진가를 발휘한다는!)

근데 난 왜 이렇게 여자들이 끓는거쥐! 내 팔자양!!
혜자, 나도 너 사..랑...해..! 쩌업...^^

최상식

2007.10.11 01:07
*.129.25.6
인란이 누나,사랑해요 ㅎㅎㅎ
profile

박민호

2007.10.11 01:09
*.121.142.226
상식아~! 누나가 아니라 '언니'라니까~!^^

최상식

2007.10.11 01:24
*.129.25.6
내맘이다 ㅎㅎ

박선주

2007.10.11 01:39
*.32.46.114
앗, 그날 원석이네에서, 성훈이가...
맥주 4병 찬조했답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profile

심산

2007.10.11 02:10
*.131.158.25
하하하 무릎 보호대, 인대 보호대...이거 아주 좋은 거다
물론 스틱 사용도 아주 좋고...^^

조현옥

2007.10.11 04:57
*.62.89.4
다들 하산하는거 보면서 안 그래도 무릎에 무리 갈까봐 걱정했어요...TT
너무 정신없이 빨리들 팍팍 내려오시는데, 내려 오실 때는 꼭 배에 힘을 딱주고 조심조심 내려오셔야 되요.^^.

조성은

2007.10.11 09:43
*.155.154.203
제목이 넘 웃기다. 저도 반가웠어요 ! ^^

신미영

2007.10.11 09:48
*.229.204.42
음........
저는 5.10 구입 포기하렵니다..
미끄러지는 것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릎 아픈것이기에.......
공구 신청하고 이래도 되나요?

임종원

2007.10.11 12:30
*.232.145.246
요즘 제 체중이 갑자기 늘어난 영향도 있고 하니 무조건 5-10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면 불쌍하구요.올라갈 때의 성능이 너무~ 훌륭하기에 그냥 포기하기엔 아깝습니다.하체 단련에 좀더 치중하고 조만간 보호대나 압박 붕대로 무장한 뒤에 늘 다니던 도봉산 자운봉 다녀와서 사용후기 올릴께요~
아니면 5-10의 접착력(?)에 나이키 에어조던 시리즈 급의 충격 흡수력까지 더 해진 물건을 추천해달라고 산 샘님을 협박하는 방법도..

임희대

2007.10.11 13:08
*.243.37.235
저도 종원씨 말에 공감.
5.10을 포기하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산행에서는 내려올 때가 체력도 바닥나고 몸에 힘이 없기도 하고...
더 힘들게 느껴지는 심리적 요인도 있고...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조인란

2007.10.12 10:42
*.173.144.238
종원 희대, 이미 수습은 어려워...ㅋ

신미영

2007.10.12 12:33
*.229.204.42
인랑언니 ^^, 수습될듯 허이.
일요일쯤 일단 승희에 가 보고 결정하려고요.

최상식

2007.10.12 14:15
*.46.155.54
오늘 수락산 야간산행 가는데,갔다와보고 말씀드리지요^^사용후기...저는 짐 신발 삼아 신고 다니는데 좋은데~

윤혜자

2007.10.12 14:41
*.217.128.144
전 그래서 다음 산행엔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가볼까 합니다.
예전에 마라톤 할 때 쓰던 방법인데 신축성이 있는 부상 예방/방지용 테이프를 무릎에 붙이면 흔들이는 근육을 잡아줘 무릎이 아픈 것을 막아주는 것이었습니다.
테이프가 무릎 보호대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테이프는 보통 약국에서 판매하는 폭 5cm의 발란스테이프를 사용했습니다.

김영희

2007.10.12 20:27
*.109.59.116
우리 모두 절합시다.. 꾸준히 하면 관절 나이를 10년 쯤 당길 수 있답니다.
북알프스도 가고 히말라야도 가려면 무엇보다 다리가 튼튼해야 할 듯...
아래는 SBS스페셜 '0.2평의 기적', 로그인만 하면 무료보기 가능.
http://wizard2.sbs.co.kr/vobos/wizard2/resource/template/contents/07_review_detail.jsp?vProgId=1000126&vVodId=V0000311936&vMenuId=1002036&rpage=4&cpage=6&vVodCnt1=00080&vVodCnt2=00&vUrl=/vobos/wizard2/resource/template/contents/07_review_list.jsp

조현옥

2007.10.14 23:07
*.62.89.4
위에 영희 언니 멘트 농담인지 아닌지 헷갈림...ㅋㅋㅋ

윤혜자

2007.10.15 16:33
*.217.128.144
농담아니야...내 주변에도 하루에 108배하면서 운동하는사람많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 청산에 살으리랏다 (뒤늦은 후기) + 23 조현옥 2007-10-15 1334
32 생일 날 + 29 조인란 2007-10-12 1467
» 북한산...이번엔 예정대로 다 갔다. + 28 윤혜자 2007-10-10 1335
30 감사합니다 + 12 박민호 2007-10-10 1090
29 눈앞에 아른아른 + 9 조성은 2007-10-09 981
28 저 자야 하는 거 맞지요? + 11 신월명 2007-10-09 1147
27 조용한 나만의 길....(후기요) + 10 최상식 2007-09-23 1203
26 9/21 산과 영화 + 12 윤기호 2007-09-23 1119
25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 12 조현옥 2007-09-22 1745
24 첫 산행...중독의 전초가 느껴진다 + 12 윤혜자 2007-09-22 1058
23 죄송합니다.. + 12 박민호 2007-09-22 999
22 9.21 북한산 산행 후기 + 11 임종원 2007-09-21 1001
21 산과 먹거리. 사람들. + 9 윤기호 2007-09-09 955
20 카카카카 ^^ 희태에요 카카카카 + 17 정희태 2007-09-09 1227
19 I WAS SORRY FOR 2 FACTS! + 14 심산 2007-09-09 1045
18 광인일기 + 14 조현옥 2007-09-09 995
17 여름아, 그동안 고마웠다. + 20 신월명 2007-09-08 1231
16 길 잘 잃는 법 + 15 고수진 2007-08-25 1398
15 다시 일상으로~~ + 12 정경화 2007-08-13 1233
14 산이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25 조현옥 2007-08-11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