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3-25 11:35:16 IP ADRESS: *.147.6.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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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정문 가서 놀아보네~ 한해 액운 싹 물러간다오

[북악산] 4월 1일 개방 '시민의 품으로' 북악산 능선 위로 사적 10호 서울성곽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산 너머로 서울 도심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남산이 보인다. 조영호 기자 voldo@hk.co.kr

청와대 뒤 북악산이 4월 1일 개방된다. 1ㆍ21 사태로 출입이 금지된 지 38년 만이다. 수 십년 간 그저 바라보기만 한 그 산을, 이제 서울시민이 직접 밟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개방을 앞두고 북악산에 올랐다. 미술가 임옥상씨,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와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이 함께 한 답사였다. 출발지는 삼청터널 옆 홍련사. 날씨가 쌀쌀해서 인지 입구의 풍경은 아직 휑하다. 4월, 5월이 되고 기온이 올라가면, 이곳에도 진달래가 무리 지어 필 것

• [북악산 숙정문 코스] 어떻게 오르나  

[img2]

산으로 오르는 길은 나무 계단이다. 난간까지 만들어 놓아 손으로 잡고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다. 길은 평이하지만 계단이라서 재미가 덜하다. 호흡이 약간 가빠지는 순간, 마지막 계단을 힘껏 밟고 오르자 숙정문이 나타난다. 동대문 남대문 서대문과 함께 서울 4대문의 하나 이면서도 깊은 숲에 있다는 게 의아하다. 문은 1396년 창건됐다. 연산군 시절 약간 동쪽으로 옮겨 지금의 위치에 자리했다. 그때는 무지개 모양 홍예 석문만 세웠는데 1975년 문루를 복원하고 현판을 달았다. 숙정문이 오랫동안 잊혀진 것은 축조 18년 만에 길에 소나무를 심고 통행을 막았기 때문이다. “경복궁의 양팔 창의문, 숙정문으로 사람이 지나면 지맥이 손상된다”는 풍수학자 최양선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동국세시기에는 정월대보름 전에 부녀자가 숙정문에 세 번 가서 놀면 재액을 면할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는 기록이 있는데, 유홍준 청장은 “조선시대에 이 부근에서 남녀가 사랑을 나누었을 것”이라며 웃는다.

[img3]

문루로 오르면 도심 전경이 쑥 들어오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울창한 송림 속에 자리한 서울 4대문의 하나 숙정문. 나무 계단에서 시멘트 계단으로 바뀐 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랐을까. 왼쪽으로 꺾이는 곳에 촛대바위가 있다. 촛대처럼 생긴 모양이 제법 그럴 듯 하다. 바위와 붙어있는 전망대는, 숙정문과 또 다른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경복궁, 세종로, 태평로 그리고 멀리 남산까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경복궁이 원래 방향과 달리 축이 뒤틀려 있는 사실도 확인된다. 아쉽게도 이날은 날씨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맑은 날 이 자리에 서면, 틀림없이 멋진 전망을 만끽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든다. 흐린 날씨보다 더 아쉬운 것은, 4월 1일은 여기까지만 개방된다는 점이다. 왕복 40분 정도.

답사팀은 내년에 개방하는 창의문까지 갔다. 촛대바위에서 가파른 계단 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한양 성곽 북쪽 관측지점 곡장이다. 인왕산_북악산_낙산_남산으로 이어지는 분지형 도시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유홍준 청장이 북쪽 초소의 쪽창을 들여다보라고 권한다. 보현봉, 문수봉, 승가봉, 비봉, 족두리봉으로 이어지는 북한산의 날카로운 칼날 능선이 한 폭의 그림 같다.  [img4]등산로 옆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나무가 함께 한다. 그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나무는 정상 부근의 ‘1ㆍ21 소나무’이다. 김신조 일당과 경찰의 교전 도중 박힌 총알 15발의 탄흔이 나무에 남아있다. 아래 판석에는 “잊지 말라! 1968년 1월 21일”이라고 적혀 있다. 10분쯤 더 오르면 해발 342.4m 북악산 정상이다. 산 위에 삼각산신, 백악산신을 모셨으며 발칸포 포대가 있었다는 안내판이 있다. 38년이나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서 그런지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팥배나무 군락지가 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북악산길 아래로, 서울 도심의 농촌 뒷골마을이 보인다. 정면 인왕산 뒷자락으로 큰 바위들이 호쾌함을 자랑하고 있다. 계단길이 슬슬 지루해지는 순간, 창의문이 기다리고 있다. 폐쇄된 숙정문을 대신해, 양주 등 북쪽 통행자를 위해 열어둔 문이다. 홍련사를 출발해 이곳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창의문 옆에는 1ㆍ21 사태 때 순직한 종로경찰서장 최규식 경무관의 동상이 있다. 북악산의 개방은, 청와대 최규식 김신조 1ㆍ21소나무 등이 상징하는 냉전과 통제의 역사를 끝낸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입력시간 : 2006-03-23 15:02

[북악산 숙정문 코스] 어떻게 오르나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지정된 곳에 모여 함께 출발

대통령 경호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북악산에 오를 때는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산악지역으로 민간인이 살지 않기 때문에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 예약, 입장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전화로는 안되며 인터넷으로만 예약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현재 인터넷 예약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이 달말 개통 예정이다. 예약을 했더라도 자유 입장은 불가능하며, 창덕궁 후원(비원)처럼 특정 시간에 사람이 모여 함께 들어갈 수 있다. 하루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나 입장 횟수 등은 군부대와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비상 훈련 등 군부대의 행사가 있을 때에는 산에 들어갈 수 없다.

▲ 교통 편

대중교통편이 매우 나쁘다. 북악산 입구인 홍련사 부근에는 시내버스가 가지 않는다. 인근 삼청각에 주차장이 있지만 공간이 넓지 않다. 삼청동 혹은 성북동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 게 좋다. 문화재청은 홍련사 부근까지 가는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마을버스 운행 구간을 이곳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을 관련 부처와 협의중이다.

▲ 주의할 점

엄밀하게 말하면 산을 개방하는 게 아니라 등산로를 개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해진 길을 벗어나면 안 된다.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성벽이나 철책을 넘는 것도 안된다. 등산로 주변 군부대 시설의 촬영 역시 금지다. 숙정문 문루에 올라갈 수 있지만 나무로 돼 있기 때문에 쿵쾅거리며 힘을 주면 훼손될 수 있다. 숙정문 위로는 등산로가 가파르기 때문에 오르거나 내려올 때 조심해야 한다.

▲ 개방 일정

4월 1일에는 홍련사_숙정문_촛대바위(1.1㎞) 구간만 개방된다. 10월에는 와룡공원_숙정문_촛대바위(1.6㎞) 구간이, 내년 10월에는 와룡공원_숙정문_북악산 정상_창의문 구간이 각각 개방된다. 개방이 되더라도 북악산내 군사시설은 그대로 남는다. 군 시설 주변에는 자체 방호 철책이 쳐진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한국일보] 입력시간 : 2006-03-23 17:30

p.s. 사진을 잘 들여다보시면 저의 뒷모습과 앞모습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최진영

2006.08.03 11:39
*.95.205.146
사진 합성 같아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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