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 20세기의 위대한 등반가의 한 사람인 안드레아스 안데를 헤크마이어가 1일 독일 바이에른주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스위스 언론이 보도했다. 향년 98세.
헤크마이어는 지난 1938년 7월 24일 32세의 나이로 마터호른, 그랑드 조라스와 함께 알프스 산맥의 3대 암벽 가운데 하나인 아이거 북벽을 초등하는데 성공, 세계 등반사에 화려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
동료 루드비히 푀르크와 함께 아이거 북벽에 도전해 사투를 벌이다 오스트리아의 하인리히 하러, 카스파르크와 만나면서 4명이 합동으로 정상에 오르는 과정은 등반사에서 유명하고 감동적 일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이거 북벽은 정상 표고 3천970m, 수직 높이 약 1천800m, 경사도 65∼80도, 석회암 하향 단층의 암벽. 그리 높지는 않지만 깎아지른 듯한 경사, 급변하는 날씨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오르기 힘든 벽의 하나다.
이 때문에 "등반가들의 공동묘지'로 불릴 정도였다. 헤크마이어가 초등에 성공하기까지 8명이 숨졌고 초등 이후에도 한국 산악인들을 포함해 모두 50명이 숨진 바 있다. 등정에 성공한 사람은 700여명에 이른다.
헤크마이어는 그러나 정상에 도달한 직후 나치의 깃발을 꽂았고 나치 정권의 선전 도구로 이용되는 등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결코 나치에 입당하지 않았고 전후에는 등반가이드로 활동하면서 유스호스텔을 운영하는등 등반인으로서의 삶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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