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쌍의 바퀴벌레
이유정 장편소설, 발해, 2009
심산반 8기-김대우반 1기 출신의 이유정 작가가 자신의 첫 번째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책에 대한 책 [그녀의 프라다백에 담긴 책](북포스, 2009)으로 데뷔한 이후 올해에만 두 번째 저서입니다. 이유정 작가는 10여년간 광고 카피라이터와 잡지 취재기자로 일한 바 있고 현재 프리랜서로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제 심산스쿨에 갔다가 그녀가 두고 간 책을 받아들었는데, 저에게는 무엇보다도 ‘작가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든 시나리오작가들의 고민과 대안이 그 안에 들어있었고, 친숙한 이름들도 여럿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작가후기에서 두 문단을 읽어볼까요?
작가후기 중에서
사실을 고백하자면, 내 서랍 안에는 열 편이 넘는 시나리오가 잠들어 있다. 여러 번 고치고 공을 들인 이야기라 나에게는 소중한 자식들이지만 언제 영화화될지는 알 수 없는 작품들이다. 나는 [한 쌍의 바퀴벌레]를 시작으로 이 시나리오들을 모두 소설로 써보려고 한다. 물론 첫 소설이 잘 나가서 성공하면 신이 나서 고치겠지만, 혹시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미 소설 쓰기의 매력을 알아버린 이상 거부할 도리가 없을 것 같다.
학창시절부터 재미 있는 소설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읽어댔으면서도 한 번도 내가 직접 써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 없었는데, “언니도 소설 써요.”하며 내 손을 잡아 끌어준 한수련 작가에게 고맙다. 시나리오 초고에서 4고까지, 거기에다 소설까지 지겹도록 반복해서 읽어주고 리뷰해준 하수진, 이영화, 김지영, 주효진, 김학분, 김선아, 김재광 작가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나를 카피라이터로 만들어주신 탁정언 선생님과 시나리오를 가르쳐주신 심산, 김대우 작가님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등장인물에게 이름을 빌려준 박서종, 김윤오 님과 알게 모르게 에피소드를 공급해준 서나형, 정하영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책 뒷표지의 카피
바퀴벌레의 특성을 아시나요?
야행성
바퀴벌레는 낮에 자고, 밤에만 활동합니다.
그녀는 낮에 언제나 졸고, 밤에 팔팔합니다.
신속성
바퀴벌레는 1초에 무려 25cm를 갑니다.
그녀는 초스피드로 넘어졌다 일어납니다.
향촉성
바퀴벌레는 가구와 벽 사이에 납작 눌려 있길 좋아합니다.
그녀는 비좁은 구석자리를 선호합니다.
출몰성
바퀴벌레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합니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바퀴벌레와 꼭 닮은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나는 바퀴벌레 연구원입니다.
유정, 책 잘 받았어!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해! 심산반 8기 중심의 스터디 그룹 아망의 멤버들에게도 축하! 이제 소설 쓰는 재미를 알았다니 다행이야. 시나리오도 쓰고 소설도 쓰고...그렇게 병행하는 게 정답이야. 스토리에 따라 어떤 장르로 먼저 쓰느냐가 결정될 뿐이지. 한 해에 2권이나 책을 내다니 정말 자랑스럽다. 많이 팔리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안 팔려도 그만이다...그런 마음가짐으로 책을 써야돼. 어쨌든 시나리오는 출판이 안 되지만 책은 출판이 되잖아? 다음 작품도 기대할게...다시 한번 축하!^^
아아 아무래도 [신간안내]라는 메뉴를 새로 만들어야겠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