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에 중산리를 출발하고 백두대간 길을 떠난지도 어언 8일이 다 되어 가네요.
군대 있을때 수양록에 살면서 하고 싶은 걸 적은 리스트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백두대간 종주였습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육십령고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일찌감치 산행을 마무리 하고서 민박집에서
정리정돈 좀 하고
푹 쉬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곳 매점에 인터넷이 있어 양해를 구하고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 그런 말들이 산행을 하면서 자주 생각이 났습니다.
여러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뱀을 보는 건 이제 매일 한두번은 꼭 만나게 되고 청설모나 다람쥐는 기본이며
텐트 짊어지고 다니면 너무 무거워서 매일매일을 산 속이나 쉼터,휴게소 같은 곳에서 비박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할것 같구요..
산을 타는 게 힘든게 아니라 제가 땀이 많아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중간중간 물의 양을 안배를 잘해야 하는 것이 가장
고생스러운 부분이더군요.
그리고 여러 어려운 부분도 많고 힘든 것도 많지만 그것보다 제가 발걸음에 점점 힘이 나는 이유는 하고싶은 걸 하고 있다는
그런 존재감이랄까,그런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처음 인적 없는 산속에서 불피우고 돗자리 깔고 자는 것도 약간 두렵긴 했지만,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적응이 되더군요 ㅎㅎ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도 서서히 눈에 들어오고,이젠 보기 힘든 반딧불도 이틀연속으로 보기도 했구요..
모닥불 피워서 감자로 끼니 해결하고도 있고,정말 무사히 완주만 한다면....배가 쏙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길을 한발짝 옮길수록 제가 갖지 못한것보다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도 들구요..몸성히 산행하고 있는 것도 감사하게 되고
길에서 만나는 여러 만남들에도 감사하게 되고요...
앞으로 갈길이 멀고 10월 둘째주 정도가 되어야 이 긴 종주가 끝이 날것 같습니다.
그 동안 무사히 백두대간 종주 마칠 수 있기를 바래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백두대간 단독종주를 무사히 해낸다면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다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잘 지내세요~
오기전에 술마시고 디카 잃어버려서 사진을 못 찍는 것이 쪼매 아쉽습니다 ㅋㅋ
샹식아 넘 무리하지 말거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