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센트럴파크에 해당되는 것이 런던의 하이드파크입니다. 아니, 사실은, 런던의 하이드파크를 본따서 만든 것이 뉴욕의 센트럴파크이지요. 셋째날, 딸과 함께 하이드파크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호수가 바라다보이는 파크 레스토랑에서 늦은 아점을 먹을 때 햇살이 쨍하고 비쳤습니다. 환상적인 순간이었지요...연인(!)과 함께 하는 하이드파크에서의 아점이라...^^
벤치에 앉아서 책을 좀 읽다가 내처 걸었습니다. 이 놈의 하이드파크가 얼마나 큰가 한번 보자...뭐 그런 심뽀였지요. 그런데...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보니...하이드파크의 경계를 넘어 켄싱턴 가든까지 갔더군요...ㅠㅠ...지하철로 따지면 세 정거장 거리!^^ 공원을 거닐며 느낀 거지만 역시 도시보다는 숲이 좋아요...그런 길이라면 하염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후에는 HARRODS에 갔습니다. 역시 뉴욕의 MACY에 해당하는 명품 전문 백화점이죠. 그런데...이게 웬일입니까? 문을 닫았습니다. 알고보니...일년에 딱 하루 있는 EASTER SUNDAY! 사실은 이날쯤 도시가 지겨워 제 집으로 돌아오려 했는데, HARRODS이 문닫은 걸 보고 너무 실망하는 딸의 얼굴을 보니 도저히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하루 더 있기로 했습니다.
[img2]저녁 시간에는 극장가로 유명한 WEST END에 갔습니다. 멋진 공연들이 줄을 섰더군요. 만약 런던에 산다면 저녁마다 공연보는 재미 하나만큼은 확실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CHRISTOPHER HAMPTON(극작가이자 시나리오작가인데 [TOTAL ECLIPSE]로 유명하지요)의 신작 연극도 공연 중인데 주연배우가 JEREMY IRONS였습니다...ㅠㅠ...하지만 딸의 선택(?)에 따라야겠지요? 그래서 [ICE AGE 2]를 봤습니다....^^
영국의 영화관에서 느낀 것. 일단, 좌석번호가 없습니다. 먼저 와서 좋은 자리에 앉는 것이 장땡(!)입니다. 둘째, 웬놈의 광고를 그렇게들 해대는지 원...거의 30분 동안 광고를 봐야만 했습니다...영화는 어땠느냐고요? 뭐 한국에서도 보셨을 텐데요...개인적으로는 이제 DISNEY가 벽에 부딪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저녁을 먹은 중국식당의 요리솜씨는 환상적이었습니다.
피카디리 서커스 근처의 런던 중심가를 거닐면서 느낀 것. 영국사람들은 도무지 일을 안 해요. 아무리 일요일이라도 그렇지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는 건 좀...하긴 뭐 가게 주인이 일 안하고 놀겠다는데야 뭐...할 말이 없지요. 문을 연 가게라고는 BAR와 THEATER 혹은 CINEMA뿐이니...달리 할 일이 없네요. 사실 런던의 NIGHT LIFE는 JAZZ BAR나 ROCK BAR 같은 데서 걸쭉한 흑맥주를 마시면서 공연을 즐기는 것인데...제 애인이 미성년자(!)인 관계로 들어갈 수가 없는 게 조금 안타깝긴 했습니다. 덕분에 거리 한 모퉁이에서 기가 막힌 솜씨로 PINK FLOYD의 [SHINE ON YOU CRAZY DIAMIOND]를 연주하는 흑인 소년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터덜터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서울과 런던의 차이점. 서울엔 산이 있다는 게 정말 축복(!)이지요. 서울시민들은 일요일이 되면 북한산이니 도봉산이니 하는 곳을 올라갑니다. 그런데 런던에는 산이 없어요. 기껏 한다는 게 극장 가서 연극 보거나 영화관 가서 영화 보거나...그도 저도 아니면 BAR에 앉아서 술이나 퍼 마시거나...그렇게도 할 일이 없으니 문화 예술이 발달할 수 밖에요...세계 이곳 저곳을 꽤나 싸돌아다녀 본 경험에 기대어 자신있게 말하건데, 서울은 정말 멋진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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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충격적이라는...;
재밌어요 재밌어요..! 저는 선생님 따님이 부러워요.........;
저 나이에 벌써 저렇게 여행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도 잔뜩 듣고.
웃는 사진에 웃음이 절로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