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부] 완역본 발간을 축하하며
마리오 푸조/이은정 옮김, [대부], 늘봄, 2005
영화 [대부]를 극장에서 본 것은 아마도 중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 그 영화를 속속들이 이해했다고 말한다면 새빨간 거짓말이 될 것이다. 그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라는 것이 있고, 그곳에서는 매우 멋지면서도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리라는 느낌에 압도당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본 [대부]는 전율할 만한 영화였다. 그것은 ‘비우호적인 진실’을 지그시 응시하는 영화였다. [대부]가 유행시킨 관용어를 그대로 차용한다면 ‘거절할 수 없는’ 작품이었던 것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 이 영화는 마리오 푸조의 밀리언셀러를 각색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 원작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있던가? 내 기억 속의 소설 [대부]는 전부 날라리 번역 아니면 제멋대로 편집되고 윤색을 덧붙인 불량품들뿐이다. 지금도 나는 어느 유수한 출판사에서 펴낸 [대부2]라는 소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어이없게도 영화 [대부2]를 그저 ‘소설적 문체’로 바꾸어 얼기설기 엮어놓은 책이다. 이쯤 되면 ‘해적판’도 아니고 ‘해괴한 변종 창작품’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므로 최근에나마 늘봄출판사에서 저작권자인 마리오 푸조의 유족과 정식계약을 맺고 펴낸 완역본 [대부]의 출간은 실로 경하할 만한 일이다.
완역본 [대부]는 내가 아마도 서른번 정도는 보았을 영화 [대부]의 관극 체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각색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소설 [대부]를 탐독해보라. 캐릭터들의 백과사전을 가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소설 [대부]를 품에 안으라. [대부]는 서양 범죄학의 [삼국지]이며 잊을 수 없는 캐릭터들의 각축장이다. 나는 [대부]를 보면서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웠고 [대부]를 읽으면서 비로소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지독한 슬픔의 대사는 이것이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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