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Stars Live in Korea
Casiopea & Synchronized DNA
2006년 6월 29일 밤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카시오페아를 아십니까? 일본 퓨전재즈(J-Fusion)의 살아있는 전설! 저는 오래 전부터 이들의 팬이었습니다. 이따금씩 TV나 DVD를 통하여 이들의 연주를 보고 들을 때마다 감탄을 해왔던 터라 이번의 서울공연을 몹시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그들의 연주를 코 앞(!)에서 감상할 기회를 얻었는데...결론부터 말하자면 KNOCK DOWN(!)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완전한 KO승!!!
[img2]카시오페아의 리더이자 작곡자 그리고 기타리스트는 잇세이 노로(1957- , 사진 가운데)입니다. 카리스마가 짱이고 멋지게 나이들어 가는 중년 날라리의 전형(!)입니다. 그가 남긴 불멸의 명곡 [Looking Up][Fightman][Asayake]를 들을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었습니다.
카시오페아의 키보드 주자인 미노루 무카이야(1956- , 사진 오른쪽 끝)은 다재다능한 사람입니다. 키보드 솜씨야 더 말할 것도 없고 게임 분야에서도 단연 천재성을 발휘하고 있지요. 게임 [삼국지2]의 음악감독이었고, 스스로 만든 철도운전게임 [트레인 시뮬레이터]는 PC뿐만 아니라 Playstation2용으로도 출시되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TV와 라디오의 MC로도 유명하지요.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연주자는 베이시스트인 요시히로 나루세(1949- , 사진 맨 왼쪽)입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베이시스트들 중의 한 명이지요. 어제 이 친구, 아니 이 할배가 완전히 무대를 뒤흔들었습니다. 홀로 베이스 기타 하나만을 붙잡고 무려 15분이 넘는 시간을 연주하는데...혼이 다 쑥 빠져나갈 정도였습니다. 흔히 '초퍼주법의 신'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맙소사, 나이가 벌써 58세나 됐네요...믿을 수 없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10대 후반처럼 보여요...^^
세계 최고 권위의 드럼잡지 [RHYTHM]에서 독자인기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세계 베스트 드러머 2위(1위는 비니 콜라이투라입니다)로 꼽혔던 아키라 짐보(1959- ,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입니다. 또다른 젊은 드러머 히로유키 노리타케(1964- ,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와 더불어 '싱크로 디엔에이'라는 그룹을 만들었는데, 맙소사, 이 그룹은 오직 드러머 두 사람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요. 상상이 가십니까? 드러머 둘만으로 이루어진 그룹이라...직접 눈으로 보고 듣기 전에는 그 존재 자체가 상상이 안됩니다. 그리고 직접 보게되면..."졌다!"는 찬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img3]어제의 공연은 카시오페아와 싱크로 디엔에이의 합동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면 어째서 이들이 건방지게도 자신들 모두를 '별'이라고 칭했는지 납득이 됩니다. 이들 다섯 사람의 연주자들은 정말 별처럼 빛났습니다. 완벽한 음악, 완벽한 연주, 완벽한 무대였습니다. 천재들의 무대를 보게 된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어제도 한국의 뮤지션들이 많이 왔는데..모두들 기가 팍 죽어 있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저야 뭐 뮤지션도 아니고 그냥 일반 관객이니까 다만 행복해하면 그뿐이었지요...^^
세종문화회관의 7월 초 공연에 [산울림 30주년 기념 콘서트]가 잡혀 있더군요. 산울림도 훌륭한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30년만에 공연도 갖는다니 축복해줄 일입니다. 그런데...카시오페아와 너무 비교가 되더군요. 카시오페아는 내년에 창단 30년이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 3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놀라운 앨범들을 발표해왔고 전세계 순회공연을 계속해 왔습니다. 현재까지 발매한 앨범만도 40장이 넘습니다...그런데 산울림은? 하하하 얘기하다보니 우울해지는군요. 좋습니다, 산울림은 산울림의 길이 있고, 카시오페아는 카시오페아의 길이 있는 거겠죠. 살리에르는 어차피 모짜르트 앞에서 주눅이 들기 마련입니다. 어쨌든 오랫만에 아주 멋진 콘서트를 보았습니다. 그 흥분이 채 다 가시기 전에 흔적이라도 남겨놓고 싶어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