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매주 목요일자 본보에 ‘산, 그리고 사람’을 연재하는 산악문학작가이자 시나리오작가 심 산(45)씨. 그는 삶을 산에 맡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려 했던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높고 험한 산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면 아무리 강한 산악인도 두려움에 떱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생존 본능과 동료애는 더 강해지지요.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자일을 자르기도 하고요. 메마른 우리 사회에 진정 필요한 것이 그런 불굴의 의지와 희생 정신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작가에게 산이 항상 도전과 희생의 공간인 것만은 아니다. 작가에게 산은 사색과 휴식의 공간이다.
“산에 안기면, 인간은 참 작은 존재입니다. 산에서 내려가면 분노하고 슬퍼하고 미워하지 말자는 다짐을 합니다. 산은 잃어버린 균형 감각을 찾게 해주는 곳입니다.”
그는 산과 인연이 깊다. 할아버지는 호가 애산(愛山)이다. 아버지는 그를 북한산, 도봉산으로 인도했고, 두 형은 바위 타기를 즐겼다. 1980년대 초반 대학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열중해 산에 다니는 사람을 한심하게 보던 그가 본격적으로 산에 매달린 것은 서른이 넘어서였다. 활발하게 시나리오와 소설을 쓰던 90년대 초반, 그는 지칠 때마다 산을 찾고 바위에 매달렸다. 94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갔을 때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그러다 산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98년부터는 코오롱등산학교 회보에 글을 썼고, 그것을 모아 2002년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를 냈다. 지난 해에는 박무택 등의 시신 수습을 위한 ‘2005 한국 초모랑마 휴먼원정대’ 일원으로 에베레스트에 다녀왔고 그 기록을 ‘엄홍길의 약속’이라는 책으로 냈다.
작가는 ‘산, 그리고 사람’에서 외국의 고산 이야기만을 쓰지는 않겠다고 한다. 항상 우리 곁에 있고 언제든 우리를 품어주는 나지막한 우리나라의 산. 바로 그 산에 깃든 우리 삶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해주려 한다.
<약력>/서울 출생/85년 연세대 불문과 졸업/시집 ‘식민지 밤노래’/장편 소설 ‘하이힐을 신은 남자’ ‘사흘낮 사흘밤’/시나리오 ‘비트 ’ ‘태양은 없다’ ‘비단구두 사가지고’ 등/현 심산스쿨 대표,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공동대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코오롱등산학교 강사, 한국산서회 회원
박광희기자 khpark@hk.co.kr사진 배우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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