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집시 바울족 예술단의 작은 콘서트
2007년 5월 31일 저녁 7시 혜화동 녹색누리 교육관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녹색연합이 주최하는 작은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전세계 집시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인도 바울족 음악집단 [호리볼]의 무대였는데요, 아주 자그마한 교실에서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만이 둘러앉아 오붓하게 즐긴 공연이었습니다. 상세한 공연정보 및 설명은 녹색연합 홈페이지(www.greenkorea.or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때 전남대 노래패를 이끌었던 박양희 님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img2]오랜만에 접하는 인도 음악이 참 신명 났습니다. 한 동안 라비 샹카에 빠져 늘상 듣고 살았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그 음악을 접하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었습니다. 인도 바울족의 악기들이 참 대단하더군요. 엑따라, 둑기, 아논도 로호리, 도따라, 꼬로딸, 궁구리 등 아주 흥미로왔는데, 그 중에서도 ‘아논도 로호리’라는 악기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정도의 음색과 파워라면 헤비 메탈 그룹에서도 당당히 제 진가를 발휘하겠더군요.
[img3][호리볼] 멤버들은 정말 신들린 사람들 같았습니다. 방랑과 찬양으로 평생을 보내는 그들의 삶을 저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 친구들이 한국에서 가진 마지막 공연이었는데요, 한국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 “노래를 마음껏 할 수 없다”는 것이랍니다. 하긴 보통 인도 음악공연은 해저물녘에 시작하여 해뜰 때까지 계속 달리는 것인데, 규격화된 공간과 시간에서 그걸 하자니 엔간히 좀이 쑤셨을 겁니다. 그들의 공연을 즐기고 있자니, 언젠가 아주 오래 전의 어느 날, 독한 술과 맛있는 담배에 찌든 채로 모닥불 옆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인도 음악에 흠뻑 빠져있던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그게 그 드넓은 인도 대륙의 어디쯤에서였는지, 상세한 기억은 가물거립니다만, 어쨌든 잊을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전생의 기억(?)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img4]공연이 끝난 다음 히말라야 어깨동무 여러분, 심산스쿨 동문 여러분 등과 어울려 대학로의 단골 맥주집에서 간단히 한 잔 했습니다. 아이들이 주렁 주렁 달린 식구들이라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일찍 헤어져야 했습니다만 어찌되었건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 편한 콘서트를 즐긴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 몇 장 올립니다. 멋진 자리를 마련해주신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녹색연합 여러분들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여운이 쉬 가실 것 같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