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5-12-20 10:50:15 IP ADRESS: *.16.202.210

댓글

0

조회 수

3727


강좌엿보기/후배들에게 드리는 조언

1. 오! 선장님! 선장님! 나의 선장님!

나는 원래 ‘존경’이나 ‘스승’이란 단어를 쓰는데 인색한 사람이다. 내게 있어 스승이란 존재는 나를 꽁꽁 둘러싸고 있는 독선적인 세계의 껍질을 건들고, 나를 자극시킬 수 있는 있을만큼 커다란 힘과 에너지를 가진 분이어야만 한다. (건방지지만, 내 기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지난 날 속에서 나의 껍질을 벗겨내고, 알을 깨고 나오게 한 사람이 딱 두 분 있었는데 첫 번째가 서태지, 두 번째가 대학와서 만난 괴짜 경영학 교수님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항목에 한 명의 사람을 더 포함시켜야 할 듯 하다. 다름 아닌 심산 선생님!


전에 경영학 교수님께서는 교수님이 내 인생의 스승중 두 번째 분이라고 하니, 버럭- 화를 내시면서 내가 서태지보다 못하냐고 섭섭해하시던데 =_=; 만난 순서가 세 번째라는 이야기일 뿐, 영향력 면에서는 세분의 스승님 모두 나에게 있어 내가 가지고 있던 하나의 껍질을 벗겨내고, 알을 깨고 나오게 한,  똑같이 존경스러운 분들이다.


내가 생각하는 [스승]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주는 단순히 지식전달자 역할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식은 자신이 독학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습득가능한 것이며, 여러 매체와 서적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것들이다.  사실 그러한 지식전달자로서의 선생님은 세상에 무수히 많고, 지금은 시나리오 수강생인 우리도 누군가에게는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그러한 단순히 지식전달자들을 [스승]이라 부르고 싶지가 않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스승]이란 존재는 배우는 사람들로 하여금, 배우고자 하는 열의와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끊임없이 그가 가슴에 품은 숨겨진 열정이나, 재능을 자극시켜 노력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열정을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해주고, 새로운 세계로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진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개성강한 인간군상들을 이끌고 그런 일을 해내기란 몹시도 어려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나는 ‘오기’가 많은 사람이다. 그런 나의 ‘오기’를 자극시켜 열정의 연료료 쓰이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저 무릎꿇고 항복할 수 밖에 없는데, 그간 수업시간과 뒷풀이 자리에서 보고 들었던 심산선생님의 시니컬한 이야기들이 바로 나의 이런 ‘오기’를 자극하여 8개월이란 시간 동안 시나리오 작가로의 열정을 더욱 부채질 했음을 이 자리에서 고백하고 싶다.


신기하게도 나는 첫 수업에서보다 마지막 수업에서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열정과 열망이 더욱 솟아올랐으며 자극을 받았다. 대부분 첫 수업에는 열의에 불타가다도 마지막엔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오히려 마지막에 그러한 열정이 더 활활- 타오름을 느꼈다. 그것은 그만큼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내가 느끼고, 배우고, 얻은게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리하여 쑥스럽지만, 감히 이렇게 외쳐본다.
  
          "Oh Captain, my captain!"

2. 수업방식

 

리뷰라기 보다는 다음 기수들을 위해,
제가 느꼈던 점들을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겠습니다.

-피칭

 

수업 시작하자마자, 아무것도 던져주지 않은 채, 어디 너희들 한번 나와서 놀아봐, 하면서 무턱대고 던져준 피칭의 기회가 나는 정말 인상적인 수업방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앞에 나가서 내가 준비하고 창조한 한 세계를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는 시간은,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그리고 내가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하게 된다면, 그것이 나의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첫 발걸음이었다고, 회상할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다음 기수들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피칭 시간에 어떻게 해서든 발표를 하라는 것이다. 무대공포증이 있어, 말 하나 하나 하는데도 힘에 겹고, 떨리다 하더라도 일단, 해보고 나면 그 성취감과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하고나서 잠시 내가 왜 그렇게 떨었고, 말을 못했는지 자책하는 시간도 가져야 할테지만.
    
  -시놉

 

수강생들 모두 시놉을 올려 서로의 시놉을 보며,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들이 쏟아져 나오게 될것인지 읽고, 의견을 말해주는 시간도 내게는 뜻깊었다. 뒤에 시나리오를 발표하지 못한 분들의 시놉들 중에도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는데, 그분들의 시나리오를 보지 못한게 상당히 아쉽다. 또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서로를 알아가는데 가장 많이 기여한 것이 시놉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시놉을 읽으면서 아, 이 사람은 이런 세계를 창조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사람이군, 이 사람이 그려내려는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동시에, 개인적인 호기심도 생기면서 동기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놉에 너무 비중을 두지는 말라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때는 대부분, 시놉 하나 고치는데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는 우를 범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대강 줄거리가 생기고, 시놉이 다듬어 졌으면, 그 다음 작업에 더 에너지를 쏟는 것이 본인에게 좋다는 생각이다. 시놉만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정작 시나리오는 못쓰고 끝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씬리스트 + 트리트먼트


시놉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과정이 이 과정인데, 이것은 조모임에서 리뷰받는 시간이 생긴다. 시놉보다는 씬리스트와 트리트먼트 짜는 과정에 에너지를 쏟기를 다음 기수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대부분, 우리같은 초보들은 시놉만 여러개 써놓다가, 시나리오 발표날짜가 오면 씬리스트나 트리트먼트는 생략하고 바로 시나리오로 확-써버리는데, 그러다가 리뷰시간에 묵사발이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시놉과 씬리스트 트리트먼트에 적절한 시간 배정이 요구된다 하겠다.

-시나리오


시나리오를 써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리뷰를 듣는 시간은 그야말로 본인에게는 황금같은 기회요, 평생 잊지 못할 시간임을 이야기 하고 싶다. 어떻게 해서든 시나리오를 완성해서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리뷰를 받는 것이 좋다. 나가서 [너 작가꿈 때려쳐라, 이게 시나리오니?]라는 악평을 듣더라도 나는 리뷰를 받지 않은 자와 받은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라고 본다. 어떻게 해서든 시나리오를 써라, 그리고 리뷰를 받아라. 그렇다면 나의 이 말이 왜 그런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_-
  
  -리뷰


나는 개인적으로 리뷰를 쓰면서 배운 것이 참 많았다. 처음에는 대학리포트 쓰는 기분으로 썼는데, 쓰다보니, 이것도 정말 시나리오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다음 기수들을 위해 리뷰를 쓰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먼저 작품의 좋은 점을 말해주고 (아무리 최악이더라도 나는 좋은 부분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 작품의 분석내용과 문제점을 말해주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리뷰를 쓰는 것이 리뷰를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무조건 비평만 갈겨써놓은 것은, 리뷰 받는 사람에게 상처만 줄 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그렇다고 칭찬만 나열해놓은 것도, 리뷰 받는 사람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신의 작품에서 이런 점은 좋으니, 이것을 이렇게 살려보고, 이런 점은 안 좋으니, 이렇게 고쳐봐라,는 식으로 말하는 리뷰가 리뷰를 받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리뷰를 쓸 때, 이 작품이 내 작품이라고 생각해보고, 내 작품일 때, 어떤 말을 들으면 도움이 될까, 생각하며 리뷰를 써보시길 다음 기수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분명 시나리오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조모임


방학 기간동안, 어찌하여 조모임에 활발하게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 부여조 모임이 참 좋았다. 좋은 언니들과, 오라버니, 동생들과 스터디를 하며 서로의 시놉과 시나리오를 쓰는데 많은 도움과 용기가 되었으며 또한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어 무척 기쁜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조모임도 하다보면 사람들끼리 모임이라 트러블이 안 생길 수는 없는 법. 그럴때 생각해야 할 것은 [당신의 조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것인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당신이 조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가를 생각하라] 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뒷풀이
  

뒷풀이 시간또한 심산스쿨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 중 하나였다. 사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처음엔 많이 긴장도 했고, 지금도 더 친해지지 못한 분들이 많아 무척 아쉽지만, 적어도 [시나리오]라는 공통분모로 이렇게 밤을 새우며 이야기를 하고 교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어디 있겠냐 싶다. 그래서 더 소중했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농담을 할때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같은 농담을 하고, 한 상황을 볼때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으로서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같은 배를 타고 험한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처럼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모두 개성이 강한 분들이라, 나는 그러한 멋지고 재미있는 분들을 관찰하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것만으로도 뜻깊었다. 다만, 나를 드러내기 두려워하는 나의 속성상, 좀 더 나 다운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지 못했던 점이 못내 아쉽다. 그러나 8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나는 너무 행복했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수줍게 고백하고 싶다.
  
-아쉬운 점
  

아쉬운점은 방학기간이 길어, 초기에 가졌던 어떤 흐름이나 페이스를 놓치게 된 점이 조금 아쉬웠다는 점. 그리하여 마지막에 리뷰를 쓰는데도 조금 풀어진 마음으로 쓰게 되어 초반보다 정성이 없었음에, 시나리오 제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 금할길 없다. 방학동안 시나리오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스터디 과정에서도 페이스, 흐름이라는 것이 있기에 상당히 긴 방학기간은 조금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강좌를 듣기전에 수업계획서가 더 자세하게 제시되었다면, 미리미리 전공영화도 보고, 피칭준비나 시놉준비도 하여, 더 준비된 자세로 수업에 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3. 못다한 말들

모든 시나리오 캐릭터들은 극의 시작과 달리 마지막에는 변화해야 하듯,
나 또한 심산스쿨 등록하기 전과, 수료후의 모습이
상당히 많이 변화했음을 느낀다.
  
처음엔 안개가 낀 숲속을
불타는 열정 하나만 가지고 겁없이 들어섰는데,
이제는 힘들때 기댈 수 있는 지팡이도 생기고,
길을 잃을때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도 생기고,
함께 걸을 친구들도 생겼다고 해야하나.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 소중한 인연들이었다.
  
못다한 말들이 참 많지만
모든 글엔 여운이 있어야 아름답듯
여기서 아쉽기만 한 이 글을 이만 줄여볼까 한다.

.
.
.
.
.
.
.  
.
그렇지만 아쉬운건 어쩔 수 없어 히든 트랙!




                                          심산스쿨찬가


없는돈을 긁어모아
심산스쿨 등록하니
콩닥콩닥 뛰는가슴
처음시작 설레이네

어디보자 심산스쿨
문을열고 들어가니
낯선사람 투성이라
안면홍조 심해지네

올타쿠나 저사람이
악명높은 심산선생
어디한번 지켜보자
괜한오기 발동하네

어머어머 처음부터
피칭하라 명하시니
무대공포 긴장감이
작은가슴 압박하네

그래한번 나가보자
본전생각 나기전에 -_-
종알종알 피칭시간
머릿속이 하얘졌네

이건뭐야 리뷰제출
어케하믄 좋을까나
그래그래 막나가자
길게길게 막써보자 -_-

저건뭐야 베껴쓰기
보고쓰고 보고쓰고
어깨결림 눈이침침
하고나니 뿌듯하네

시나리오 발표시간
어머저분 떨리겠다
대단대단 감탄감탄
나도한번 해볼까나

시놉시스 겨우완성
씬리스트 그게모야
틀트먼트 헤어제품?
시나리오 막써보자 -_-

밤새밤새 초고완성
부들부들 손떨리네
그렇지만 뿌듯함은
표현할길 없었나니

시나리오 발표하니
리뷰리뷰 올라오네
어머저게 무슨소리
여린가슴 아파오네 -_-

그래그래 나못썼다
뒷풀이서 풀어보자
토닥토닥 격려말에
잠시나마 위로받네

얼싸좋아 마셔보자
술먹으며 밤새보자
반복되는 뒷풀이에
끈끈해진 동기들정

방학하니 허하여라
조모임이 달래주네
좋은사람 만나보고
서로서로 격려하네

에그머니 시간빨라
오다보니 마지막섭
잘가시오 잘있으오
충무로서 다시보세

언젠가는 크레딧에
그대이름 나의이름
서로서로 바라보며
감격눈물 흘려보세

칼있으마 심산샘님
도마있으마 심산동기
멋진사람 멋진수업
어디가서 다시볼까

열정을준 심산샘께
무릎꿇고 큰절하니
감사감사 고맙고맙
그대정녕 키딩선생

우정을준 동기들께
진심담아 악수하니
그대들과 보낸시간
어찌정말 잊으리오

어디가든 기억하며
감사하게 생각하리
잠시지만 우리인연
정녕오래 기억하리!

평생잊지 못할시간
시나리오 열혈사랑
잘있으오 잘가시오
또봅시다 또만나요!

  -강정(심산스쿨 심산정규반14기 수료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강좌엿보기/후배들에게 드리는 조언 file 관리자 2005-12-20 3727
37 심산반 52기(2024년 5월-8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24-08-25 60
36 심산반 51기(2024년 1월-4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24-04-10 121
35 심산반 50기(2023년 5월-8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23-08-24 211
34 심산반 49기(2023년 1월-4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23-04-21 163
33 심산반 48기(2022년 1월–5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22-05-31 417
32 심산반 46기(2020년 9월-2021년 2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21-02-28 686
31 심산반 45기(2020년 2월-6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20-08-03 703
30 심산반 44기(2019년 5월-8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9-09-12 818
29 심산반 43기(2019년 1월-5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9-05-27 681
28 심산반 41기(2018년 2월~7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8-07-28 985
27 심산반 40기(2017년 8월~2018년 1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8-02-06 994
26 심산반 39기(2017년 2월~7월) 수강후기 발췌록 file 심산 2017-07-21 1341
25 심산반 38기(2016년 8월~2017년 1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7-01-25 1246
24 심산반 37기(2016년 2월~7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6-08-04 1583
23 심산반 36기(2015년 9월~2016년 2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6-02-12 2154
22 심산반 35기(2015년 4월~8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5-09-11 1930
21 심산반 34기(2014년 10월~2015년 4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5-04-16 2018
20 심산반 33기(2014년 5월~10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4-10-17 3838
19 심산반 32기(2013년 11월~2014년 4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4-05-08 3495
18 심산반 31기(2013년 4월~11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2013-11-25 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