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0-01-13 14:32:54 IP ADRESS: *.202.17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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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반 23기(2009년 8월-2010년 1월) 수강후기 발췌록

 

"몰랐던 현실의 단면을 파악하게 해주는 곳"

 

첫 수업때일거라 기억하는데, 선생님께서 수업이 20주동안 진행되겠지만 종강 때가 되면 그 20주가 짧다고 느껴질 거라 하셨죠. 네, 과연 시나리오의 세계는 고작 20주로 커버할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아니 애초에 커버한다는 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요. 학교 졸업이 몸에 와닿을 때쯤 문득 정말 제대로 된 영화 시나리오 수업을 들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라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심산스쿨이 날짜에 맞기에 곧바로 수강신청했던 게 여기 인연의 시작이었죠. (학원의 명성은 얼마 뒤에야 알았답니다......) 자가용이 없었다면 절대 일주일에 한번씩 서울에서 충남까지 왔다갔다하는 생활을 하지 못 했을 겁니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현금출혈이 잦았던 가을과 겨울이었지만 전혀, 후회 없어요. 매 수업마다 새로운 세계를 실감한다는 건 그만큼 멋진 거죠. 진짜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학생이 된 기분이었다니까요. (어디까지나 영화로 치자면.ㅎ) 또 다양한 목적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써보겠다는 하나의 통일된 마음의 사람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 게 아주 좋았죠.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으니깐요. 심산스쿨은 모든 게 제 기대 이상이었어요.

 

선생님께서 우리나라 시나리오 작가의 세계에 대해 ‘이것저것’ 말씀해주신 뒤 미소를 띠우시며 ‘너희들 이래도 작가할래?’라 하셨죠. 솔직히 그 때 전 속으로 ‘종강 때까지 수업 듣다보면 뭔가 깨닫겠지.’라 중얼거렸는데, 무언가 깨달은 건 많은 것 같은데 그게 정리가 안 되고 있네요. 처음만 해도 작가로서의 자신감 같은 거라도 얻을 수 있을까해서 꾸준히 수업을 들었지만, 네, 말하자면, 자신감 같은 건 취미반에서 찾아야죠. 심산반은 취업반에 가깝죠. 그야말로 그동안 몰랐던 현실의 단면을 파악해주는 곳입니다. 아무튼 자신이 약간 없어졌네요. 어디까지나 약간입니다. 오이 썬 게 들어간 짜장면에서 오이가 사라진 정도에요. 뭔가 달라졌지만 본심은 그대로라는 대충 그런. 여기 학원을 다니면서 제 생애 첫 장편 시나리오를 완성했죠. 아쉬운 건 제가 두달만에 초고를 완성하고 제출했는데, 좀 더 수업을 들은 다음에 제출했다면 욕을 덜 먹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지금의 제가 어떻게 썼든 결국 욕은 먹었겠지만 아무튼 어쩔 수 없이 아쉽네요. 리뷰 받던 그 날과 수업에서 배웠던 테크닉들을 떠올리며 더 나은 글을 쓰도록 할 거에요. 정말 소중한 멋진 시간들이었고, 오랫동안 잊지 못 할 겁니다(나주).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명확하지 않았던 개념들"

 

먼저 북한산을 알게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너무도 황홀한 체험이었습니다. 산에서 와인을 마실 일이 앞으로 평생 다시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범상치 않은 캐릭터의 선생님과 이런 수업분위기도 아마 다신 없을 듯 하구요. 각자는 개성이 넘치지만, 모아놓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얌전하기 그지없는 23기 학우들도 신기하고 귀여웠습니다. 정말정말 반가웠고 모두들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수업은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귀중한 수업이었습니다. 특히나 해박한 영화 상식으로(작법서까지 내신 분이라 당연한 것이겠지만ㅎㅎ) 다양한 영화들의 실례를 들어서 설명해주신 것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처 배우지 못했던 것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명확하지 않았던 개념들을 비록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 같았을지라도 열심히 설명해주신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소중한 인연이 된 선생님과 학우들, 항상 건강하고 건승하길 바라구요. 앞으로 더욱 더 심산스쿨에 무궁한 발전이 있길 기원합니다...(박라)

 

"완전 전문 이야기꾼과의 만남"

 

저도 수업을 결정하기 전 선배들의 수업 후기 글을 읽었더랍니다. 근데 이거 너무들 하시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에 사로 잡혔던 이유는- 하나 같이 이어지는 찬사들. 감탄의 연발들- 아니 수업을 들으며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는 건가??!! 의심 충만했었죠. 20주 수업 중 마지막 수업만 불참한 저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나오더라구요- 그 감탄요! 전 2년간 혼자 글을 썼습니다. 여러 작법서들을 읽으며 부족한 시간을 쪼개 그래도 꽤 꾸준히 시나리오를 써왔죠. 언젠가 멋진 시나리오 한편으로 혜성 같이 나타나 영화판을 놀래게 만들어야지. 난 감독을 면접하는 콧대 높은 작가가 될꺼야. 하지만 결국 제가 깨달은 것은 난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었던 거였구나. 것도 철저하게 나 혼자만의 세상! 나 혼자만의 시나리오!!!

 

재미 있어? 없어? 참 단순하지만 명확한 말이었습니다. 시나리오가 재미없는데 누가 그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를 보러 가겠습니까. 누가 내 글에 대해 싫은 소리하는 걸 못 참으면서 어떻게 세상에 영화를 내놓겠습니까. 수업은 종강을 했고, 이제 전 또 혼자가 되었지만 이제 저에게는 베껴쓰기가 있고, 리뷰를 부탁할 동기들도 있으며, 내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를 분석할 수 있는 시나리오 가이드북도 있습니다. 그리고 든든한 스승님, 심산 샘도 계시구요. 수업시간 선생님이 해주시는 영화 이야기, 영화판 뒷이야기들이 솔직히 너무 황홀했답니다. 내가 정말 영화인 흉내를 내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들에게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랄까? 나도 저들에게 속하고 싶다. 나도 미치고 싶다. 나도 크레딧 올리고 싶다!!!!!!! 너무 너무 좋았던 시간, 지금은 여운만이 가득하네요. (참, 샘의 영화 이야기에 너무 빠져들어, 바로 DVD를 구매한 영화들이 몇 있었는데- 이런, 이런, 샘 이야기가 영화보다 훨씬 더 재미있더라는 말씀- 완전 전문 이야기꾼이십니다^^)  

 

저의 지론은 이렇습니다. 글 잘 쓰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많아지면, 내가 경쟁을 뚫고 데뷔하기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지는 거라는 거. 시나리오를 쓰는 모든 지망생들, 우리는 서로서로 동지입니다.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길을 좀 더 쉽게 오라, 길을 닦아주고 계신 분이 심산 샘이시구요.  “Oh, Captain, My Captain!" 베껴쓰기가 겁나거나, 악명(?)높은 샘의 타이트한 수업에 고민하고 있는 작가 지망생들이 아직도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수업을 꼭 들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의 경우는 제 고질병들을 고치지는 아직 못했지만 적어도 그 고질병을 깨부수는 작업을 했고, 영화를 볼 때 넋 놓고 웃으며 보지 않게 됐고, 베껴쓰기의 경이로움을 깨달았고, 내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나 할까요? 아직 멀었지만 말이죠. ㅋㅋ 소중하고 설렜던 시간- 선생님과 우리 23기 동기들에게 감사하다는,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꼭 영화판에서 만나겠습니다(김강).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복해지려 노력하라"

 

수강후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0주 동안 중간에 그만두거나 쫓겨나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영광의 수강후기를 쓰게 되어 기쁩니다. 물론 성과가 좋지 않지만, 마음만은 기쁩니다. 20주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당연 ‘숙제’라는 벽이었습니다. 숙제를 하지 못하고 강의를 들으러 가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수강 신청할 때, 개인 신상정보 카드 말미의 ‘요구 사항’란에 ‘숙제를 많이 내달라’고 썼습니다. 어려운 숙제라도 밤을 새서라도 꼭 해내겠다는 불타는 의욕에서 썼던 말인데, 지금 돌이켜보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지난 20주는 저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기본적인 내용조차 이해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업을 들었다는 게 힘들었습니다. 모르는 게 많으니까 리뷰를 쓰려고 해도 감상비평에 그칠 뿐 분석적인 리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들어도 이해를 잘 하지 못했습니다. 강의가 중반을 지났을 때,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학교 일도 바쁘고, 체력도 떨어져서 더욱 그런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렇다고 그만둘 생각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강의를 듣기 위해 들인 돈이 가장 먼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한 번 시작한 것 끝까지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되든 안 되든 간에 끝까지 하는 게 남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냉철하게 판단하라는 것과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할 것이며,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일을 찾아서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산과 와인에 몰입하는 것처럼 저도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지 찾아서 그 일에 매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이 강의를 들었던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리뷰를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짧았던 시간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앞으로 할 일은 배운 내용을 다시 되새기는 것입니다. 아직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선생님께서 소개한 영화를 보고, 몇 편을 베껴쓰기 하면서 궁리할 겁니다(하범).

 

"내가 몰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다"

 

좋은 스승님을 만났습니다. 다소 공격적인 강의였지만 명쾌하고 유쾌한 강의였으며, 비록 성격은 까칠하시고 냉정하시지만 알고보면 그게 다 우리를 강하게 키우기 위한 일임을 나중에서야 어렵게 깨달았습니다.ㅋ 개인적으로 많이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얻어간 워크숍이었고, 같이 시나리오 쓰는 좋은 친구들도 얻어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물론 좀 더 두루 친해지지 못한 아쉬움과 이번 워크숍 인원이 유독 적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요...^^;; 심산스쿨에 오기 전에 [시나리오 가이드]와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를 다 봤었는데...책을 읽고 마냥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업을 듣고 나서 그게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워크숍이었으며, 이제 남은 과제는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을 체득하는 일과 심산선생님의 독설보다 훨씬 더 험난한 야생에서 살아남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한 학기 동안 제자들을 강하게 만들어주신다고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꼭 야생에서 살아남아서 내세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뵙도록 하겠습니다(민우).

 

"영화라는 장르 혹은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가는 느낌"

 

얼마나 이 수업을 기대했었는지 접수 첫날이 하필 베이징에 가있던터라 애인 시켜서 9시 땡 하자마자 은행가서 입금시키라고 했었죠^^ 검색을 해보니 선생님도 좀 무섭다 하고 과제도 많다 하길래 겁도 좀 먹고 읽어오라는 책 열심히 읽으며 7월 8월을 준비했었습니다. 아, 그런데도 제가 이 반에서 가장 지진아였다는 사실을 가끔가끔 느낄 때마다 쇼킹~^^ 공부 좀 하다가 들어올 것을 하는 후회도 컸죠^^ 쌤의 첫인상은 인도에서 도 닦다 오신 분같은 느낌으로 무섭다는 말이 실감안나게 인자해 보이셔서 깜짝 놀랐고요 ㅋㅋㅋ 첫날 영화란 장르가 좀 무서워서 뒤에 짱 박혀 있다가 조곤조곤 말씀하시는 쌤의 말씀을 하나도 못듣고(제가 좀 사오정인지라) 무섭게 생긴 내 앞자리 사람이 필기할 때마다 책상을 쳐서 열 받았던지라 앞자리로 옮겼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폐만 끼치며 앉아있던게 아닌지 가끔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쌤의 질문이 들어오면 눈알굴리기 바빴을 따름ㅠㅠ

 

영화 스토리에만 치중해서 본지라 쌤께서 말씀하시는 작가나 감독이 누군지도 모르는 채여서 초반부까지는 좀 멍때리고 수업듣고 뒷풀이도 멍때려주고 그랬는데 나중엔 좀 나름대로 열심히 쫒아갔더랍니다^^헤헤 이 수업을 듣고 난 후 제가 영화란 장르에 한발짝 다가간 느낌이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요, 친구들이 박수도 쳐주고요ㅋㅋㅋ 꿈에 한발짝 다가서는 느낌이 있을 때마다 감개무량 하기도 했고 전 쌤처럼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단 꿈을 꾸면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제가 더 열심히 했다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도 들어요. 저는 いちごいちえ(이치고 이치에) 라는 일본어 속담을 좋아하고 늘 실천하려고 애를 쓰면서 살려고는 하지만 제가 쌤과 여러분과의 인연을 일생에 단 한번뿐인 만남이라고 생각하면서 존경과 감사와 사랑을 담아 대했는지,  이 수업을 일생에 단 한번뿐인 기회로 생각하고 목숨을 걸고 올인을 했는지는 후회가 앞서는 것을 보면 반성이 필요할 것 같아요^^ 비록 시나리오도 제출하지 못하고 벌금까지 내면서 진상을 떨어서 후회막급이지만 시나리오 한 편 완성한 것이 2009년 저의 가장 큰 성과입니다(임혜).

 

"절대 포기하지 않으리"

 

2,3년이라는 아까운 시간을 그냥 보내게 되다가 학원을 다니게 된 이번 해 2009년은 알차게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란, 참 복잡하면서도 어렵지만 매력 덩어리라는 것을 수업을 듣고 나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읽은 걸로 감히! 시나리오를 멋지게 써내서 영화 한편을 만들겠다는 저의 자신감이 3년이 되니까, 오만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적 감각이 1%도 없다고 생각한 저였기에 이미 예술영화는 생각하지도 않게 되었고 그렇다면 재밌고 사람들 기억 속에서 따뜻한 영화를 한편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남들보다 많이 늦은 고2였습니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을 하자, 주위 친구들과 가족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저의 말에 ‘음...’ 딱히 대답이나 응원의 말도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영화는 어울리지 않는 것인가라고 생각도 하게 되었지만, 영화 이야기와 장면들을 상상하며 행복해 하는 저를 알게 되자, 영화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영화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싶었지만, 아무 것도 모른 채 시작하려니 쉽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시나리오 공부를 하고 싶어 인터넷으로 알아보던 중, 심산스쿨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은 잘 하지 않지만, 여행프로그램을 즐겨보던 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여행하는 재밌는 분이 심산스쿨 심산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조금은 더 선생님이 친숙하게 느껴져 수업을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맡으시는 반은 중급정도 해당하는 반이라기에 망설여졌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중급반 보다는 초급반이 더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알바를 해서 돈을 벌어서 수업을 들으려고 할 때쯤, 이미 노효정반은 접수가 끝난 상태였고 심산반에서 수강접수 기간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기에는 아까운 생각이 들었고 조금은 벅차더라도 조금이라도 배우자라는 생각으로 심산반에 접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시간에 선생님께서 예술영화보다는 상업영화를 하려는 사람은 수업을 듣고 상업영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수업을 안 들어도 된다는 말씀을 솔직하게 하셔서 조금은 놀랐습니다. 상업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저는 당연히 수업을 들었지만, ^^ 지금은 예술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선생님 수업을 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은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약간은 벅차서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내용을 다 담아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녹음기로 녹음하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 그만큼 수업에서 해주시는 말씀은 하나,하나 공부가 되는 좋은 말씀이였던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 외에 선생님과 언니,오빠들과 친해지는 시간은 뒷풀이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던게 .. 후회됩니다. ㅜㅜ  하지만, 시나리오 쓰기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선생님께서 해주신 수업 내용을 되짚어가며 천천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언제 완성될지는 모르지만, 포기는 하지 않으려고요.. ^^;(김미)

 

"제발~ 하나라도 쓰기나 하고 그런 소릴 해라."

 

2009년 가을, 겨울. 수업이 있는 화요일이 참 좋았습니다. 명목은 시나리오 공부였으나, 그것보다(?) 여러 옵션이 더 마음에 들었더랬지요.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열공하는 동기들을 보며 자극도 받고, 충무로 뒷담화와 정기적인 술자리까지...물론 죽자 마시자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요즘 제가 어떤 배출구같은 곳이 필요한 시기였던지라 매우 위안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은 처음에 "꼭 시나리오 한편 쓰고 종강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없어졌어요. 캐릭터가 어떻구, 스토리 반전이 어쩌구저쩌구.. 생각해보니 너무 잘난 척 떠들어댄거죠. 어머나, 어느 순간 갑자기 낯이 뜨거워졌습니다. "제발~ 하나라도 쓰기나 하고 그런 소릴 해라." 리뷰를 쓸 때마다 자꾸 그런 소리가 머릿속에서 맴돌아서...그래서 리뷰를 길게 쓸 수가 없었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도.. (그래도 진심이 약 80%) 매주 머릿속에서 돌터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감은 상실했지만 그래도 이거는 지대로 건져갑니다. "부지런히 글쓰자!!" 언젠가 제대로 된 시나리오를 하나 써서 선생님 메일로 동기들 메일로 날릴지도 모를일입니다. 리뷰해달라고 조르면서요.. ^^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제가 죽을 때까지 시나리오 습작 하나도 못쓰고 죽으면요, 머리맡에 10만원 놓고 가겠습니다(양아).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

잦은 결석에 지각에 숙제 안하고 배째라 식의 버티기까지...덕분에 못난년 클럽에 들어갈 수 있는 영예도 안고 본의 아니게 수업 분위기도 헐렁하게 만드는데 일조했지만, 그래도...믿어주실까나? 제 책상 테이블 달력에 매주 화요일, 금색으로 동그라미칠해놓고 20주의 종점이 다가올수록 얼마나 애태우고 안타까워했는지...노는데는 어디서도 빠지지 않던 제가 MT라는 진탕분탕 놀 수 있는 기회를 져버리고 얼마나 자신한테 화가 났던지...특히나 그 긴긴 밤과 잦은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샘, 동기들과 술독 한 번 제대로 빠져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가슴이 아푸네요.. 흑

“워크숍 몇 번 듣는다고 빵점 시나리오가 오십점 되겠어?” 건방진 생각으로 문을 두드린 심산스쿨! 글을 쓰고자 모인 사람들끼리 모여 시시덕거리며 놀고 싶은 마음에 등록을 하면서 내 초딩수준의 시나리오가 월반을 할 수 있을거란 기대는 애초에 접어놓고 첫 주를 맞이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첫 주부터 샘은 낮은 어조와 단 몇 마디만으로 저를 더 건방져지게 만들더군요...학! 7년.. 만씬.. 상위 0.몇프로..? 입에 칼을 무신 듯 날카롭지만 정확!한 말씀에 가슴이 따꼼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사주신 양주는 달콤했습니다~

띄엄띄엄이지만 샘의 강의를 듣고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수업에 참여하면서...또 소개해주신 작법서를 공부하면서 저에게 무진장 큰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시나리오 한 줄 한 줄 쓰기가 너무도 힘들어 졌거등요...그렇지만 그 어느 작가도, 쓰레기를 썼다란 말을 안 들어본 작가는 없다는 샘의 말을 다시금 곱씹으며...곱씹으며...오늘도 저는 글쓰기에서 도망 중 ^^;;;; 짧다면 짧은 만남이었지만 강렬하고 유쾌했던 23기 모두, 그리고 선생님...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또 뵈요~!(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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