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반 25기(2010년 6월-12월) 수강후기 발췌록
"심산, 그의 강의에 대한 아주 객관적인 수강 후기"
내 딴에는 작가라며 하던 일 작파하고 방송가며 충무로를 굴러다니던 2년여의 생활 끝에 소소한 타이틀 몇 개는 건졌지만, 부작용으로 작가 처우와 불합리한 시스템에 대한 분노, 끝도 없는 재능 의심증, 작가라는 신분 비하증, 영화한답시고 마스터베이션 하는 중증 자아도취병 환자들 비위 맞추는 것에 대한 염증 등 마음에 스크래치만 잔뜩 얻었더란다. 에이 삐리리... 내 이 짓을 때려치우고 말지. 그러던 차, 그래 마지막으로 한 번쯤 듣고 싶었던 심산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보자, 했다. 주변 반응은 그걸 왜 들어? 작법서 보면 되지.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분분한 심산 선생님에 대한 호불호로 갈린 의견들...그 모든 걸 일축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저서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에 대한 신뢰였다. 대단한 비법을 배우겠다기 보다는 그 맛깔난 책의 저자를 만나보자. 경상도 깡촌년의 갱스터 마인드로 들어보고 아니면 수업중간에도 이건 뭥미~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됐다. 난 그런 년이니까. 헌데 수업을 들으면서 나는 맘속으로 ‘암요, 역시 그렇지요? 선생님. 그렇구말구요.’하며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않고 그의 재미난 수업을 끝까지 경청했다. 그가 훌륭한 선생인 이유를 분석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그는 멋진 지식인이자 달변가다.
심산 쌤의 수업을 조금만 들으면 알 게 될 거다. 간결하며 명쾌한 수업 내용은 해저에 깊이 박힌 지식이라는 거대한 빙하의 표출된 일부분이란 것을... 지식도 깊은데 이 양반 달변가이기까지 하다. 최상의 선생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심산 쌤에게는 오랜 수업 경험으로 자신만의 효율적인 커리큘럼과 수업 노하우가 있다. 게다가 쌤은 놀라운 융통성과 시대 변화에 대한 적응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비싼 강의료 내고 고지식하고 현실감 없는 원론적인 이야기나 듣게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걱정 붙들어 매도 좋다.
2. 그는 합리적인 스승이다.
그 합리는 제자사랑이란 말로 대치 가능하다. 이 점은 내가 가장 높이 사는 부분인데 한마디로 가식이 없다.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직선적/ 단정적 어투,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타협하고 생존하기에 대한 가르침은 몇몇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점은 결코 오만이나 쿨함을 가장한 이기가 아닌 합리다. 스승이란 모름지기 살신성인하는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영화는 예술이야, 나의 예술성을 언젠가는 세상이 알아줄 거라구... 하는 달콤한 망상증과 자아도취증에서 벗어나기 싫은 사람에겐 수강을 만류한다. 선생님의 합리의 칼날은 잔인하겠으나 그 합리는 궁극적으로 제자에 대한 걱정이며 사랑이다. 제자들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행복을 똑똑하게 찾길 바라는... 그의 수업을 듣고 난 다음부터는 그의 장난기 있는 눈빛은 이렇게 말하는 거 같다. “니들 글 써서 먹고는 살아야 할 텐데...” “인간 비슷하게는 살아야 할 텐데...”
3. 그는 훌륭한 선배 작가이자 인생 선배이다.
피디 혹은 감독들과 창작의 고충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지만 작가란 결국 감독으로 나아가는 피라미드의 맨아래층이라고 인식 돼 있는 한국 영화판에서 작가만의 고충을 이해하고 조언해줄 사람은 의외로 없다는 걸 알게 된다. 헌데 선배 작가로써 진정 작가를 걱정하고 고충을 공감하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심산선생님을 만난 것은 정말 대단한 행운이다. 그는 항상 제자들에게 글보다는 인생이 선행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행복에 대한 뜬구름 잡는 소리보다는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 제안해 준다.
4, 강추대상과 비추대상
강추대상: 이제 막 글을 시작하신 분, 과연 글을 써야할까 말아야 할까 망설이시는 분, 스스로에게 재능이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분, 작가 일을 하다가 글 외적인 일로 지치고 실망해서 정체에 빠진 분들, 의지가 약해서 시나리오 하나 끝까지 완성하기 힘든 분, 누구나 모국어는 알고 스토리도 있는 거니까 시나리오 작가 까짓거 나도 해~ 하는 우물 안 개구리, 내가 안 써서 그렇지 썼다 하면 충무로가 뒤집어진다는 허풍쟁이, 그저 영화를 재밌게 보고 싶으신 분들 등등.
비추대상: 시나리오 학원이 무슨 단기 속성 매직스쿨이라고 생각하는 분, 각종 감언이설로 작가에 대한 희망을 독려해주길 바라시는 분, 예술 영화 심취자.
PS. 무엇보다 건전한 열정으로 뭉친 바람직한 25기의 일원이었던 게 고맙고 자랑스럽다. 아 젠장, 난 오늘도 글을 쓴다(이◯영).
"무엇보다 인생의 행복을 잡을 줄 알게 되기를"
펄떡이는 지식과 폭풍같은 열정과 독특한 낭만을 지닌 이 워크숍의 선장 심산 선생은 영화를 백일몽이 아니라 현실로, 자신이 잡을 수 있는 실체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많은 예시와 수많은 엄포로 학생들을 몰아치며, 영화와 인생을 함께 가르치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 허랑한 중생들이, 부디 제대로 된 시나리오 써 팔아 살 수 있기를, 나아가 균형 있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무엇보다 인생의 행복을 잡을 줄 알게 되기를, 코칭하고 있었다.
이러한 선장을 중심으로, 밥벌이, 꿈, 충전, 미련, 호기심... 각기 다른 사정과 복잡한 심정을 지닌, 그것이 비록 불안한 미래와 함께 자리했을지라도 열정만은 뜨끈 끄끈한 선원들은 전 워크숍 기간 동안 시나리오라는 매개를 가운데 두고, 자신과 타인, 삶과 미래을 가늠하고, 이를 투사했다. 그것이 영화적으로 얼마나 쓸모 있을 것인지, 과연 재미있을 것인지,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극받고, 끊임없이 자문하고 각오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기꺼이 즐겼다(최◯정).
"어느 유학파 출신 감독지망생의 경우"
감독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단편영화들을 만들었고, 유학을 다녀온 내게 반드시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어야 데뷔할 수 있다는 미션은 청천벽력 같았다. 상업영화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기에 시나리오는 전문작가가, 연출은 감독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한국 영화 현실을 몰랐던 나의 최악의 오류였다. 게다가 나는 시나리오 쓰는 게 싫었다. 어렸을 때부터 단 한 번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일기도 아니고, 밥벌이를 위해서 혼자서 사각의 벽에 갇혀 글을 써야 하는 것은 그룹핑과 현장을 좋아하는 내 적성에도 맞지 않았고, 내겐 시나리오에 대한 재능도, 열정도, 준비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작가들과 작업을 시도해 보았지만 결과물은 좋지 않았고, 작법서들을 읽었지만, 여전히 시나리오의 문제점들을 명쾌히 잡아내지 못했고, 시나리오를 쓰는 법은 점점 더 알 수가 없었다. 그나마 아는 제작자들에게 초고를 들이미는 미친 짓을 하면서 지옥을 헤맸다. 나이는 40이 되었고, 실패한 인생이라는 자괴감으로 무너졌다...
그러던 어느 날 무엇에 홀린 듯 인터넷을 뒤졌고, 그냥, 무조건, 등록한 것이 심산반 수업이었다. 수업 시작 불과 3일 전 일이었다...“집에 있어야 할 여자가 왜 영화판에 나왔어?” 첫 리뷰에서 선생님의 그 한 마디는 정말로 머리에 칼이 박히는 느낌이었다. “간땡이가 그렇게 작아서 영화하겠니? 확확 꺾어야지!” 순간, 부아가 확 치밀어 올랐다. 방법을 모르니까 왔지! 알면 비싼 돈 내고 여기까지 왔겠어?! “인생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 있는 경험도 끌어내는 방법을 모르겠다구!!! 정말 목구멍에서 격한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세 번의 시나리오 리뷰를 받는 동안, 나는 지적받은 문제에 매달렸다. 간땡이... 간땡이... 확확... 확확 꺾어...어떻게 하면 확확 꺾을 수 있을까?...수업이 끝난 지금, 내 딴에 정리한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주인공의 강렬한 사적 욕망, 반드시 사적인 욕망이어야 한다. 그리고 둘째는 스토리의 밀도... 사건과 심리의 밀도가 높아야 계속 꺾을 수 있다...그렇게 6개월이 지났다...
나는 지금 시나리오 쓰는 것이 재미있다. 이것이 내가 얻은 최고의 수확이다. 그리고 지금 내 손엔 20점짜리 시나리오가 있다. 여기가 나의 현재이고, 새로운 출발점이다. 괜찮지 않다. 정말로 정말로 괜찮지 않다. 이건 정말 후진 거다. 인정한다...그래도 난 지금...눈물이 날만큼 감사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나의 최고의 시나리오 선생님이고, 내 안의 강렬함과 어둠과 욕망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껍질을 깨준 창작의 스승이고, 막막했던 인생 후반전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해 준 삶의 선배이며, 매력적인 사람을 만났다는 인생의 기쁨과 스승의 그림자 아래서 놀 수 있었던 행복함과 상업영화에 대해 눈이 트이는 기적을 주신 분이다. 나의 캡틴, 심산 선생님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김◯의)
"정말 시~~원한 얼음 생맥주를 쭉 들이킨 느낌!"
갈증...갈증이 있었습니다. 내 꿈에 대한, 확신에 대한, 방법에 대한, 영화란게 뭐고, 영화판이 도대체 어떤지에 대한...모든 것이 뿌옇고 깜깜한 상태. 갈증은 나는데, 도대체 뭐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핑계를 대가며, ㅄ처럼 그냥 맨날 술만처먹고 담배피며 놀았습니다. 어찌보면 갈증을 해결할 의지도 용기도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 삶의 방관자였습니다. 하지만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아쉬움이 너무 컸습니다. 죽기전에 꼭 한번쯤은 영화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직접 우물을 팔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어떻게 파는 건지 구경이라도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인터넷을 뒤지던 중, 심산스쿨을 발견하게 되었고, 바로 심산25기에 등록하였습니다.
그렇게 등록을 하고나서 약 6개월동안의 워크숍. 제가 구체적으로 수업의 장단점을 분석할 만한 수준은 안되지만...수업에 대한 제 느낌은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뜨거운 폭염속에서 길을 잃고 해메다 지쳤을때, 정말 미친듯이 땀이 나 짜증나고 갈증이 날때, 정말 시~~원한 얼음 생맥주를 쭉 들이킨 느낌이랄까...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차라리 안보이는게 맘 편했던 그것들이 이제는 분명히 눈으로 보이고, 앞으로 얼마나 멀고도 험한길을 걸어가야 할지 알게 되어 오히려 문제는 더 늘어났지만, 어쨌든 너무 답답했던 그 갈증을 시원한 얼음 생맥주로 풀어버린, 바로 그 느낌!(길을 계속 걸어가야할지 말지는 차치하더라도)
워크숍을 통해 뭐 영화나 시나리오에 대해서 마스터했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예전에는 깜깜하여 그 규모와 생김새조차 전혀 가늠할 수 없었던 영화라는 '괴물'이, 이제는 얼마나 크고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정도는 알수 있겠다는 느낌. 또 그 괴물과 어떻게 싸워나아가야 할 지 알겠다는 느낌. 20강 수업을 들으며 정확히 딱 노트1권을 필기했는데, 뭔가 어렸을 적 즐겨하던 RPG게임의 공략본을 얻은 느낌. 더욱 중요한 것은 단순한 감상이나 이론, 뜬 구름 잡는 얘기들이 아니라, 정말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뼈에 새겨야할 말들이라는 것...기본은 물론이고,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희귀공략본에만 나와 있는, 'know-how' 가 아주 풍부하다는 것. 그것도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독설로다가...ㅋㅋㅋㅋㅋ(김◯휘).
"6개월은 너무 짧다"
6개월이 이렇게 쏜살같이 지나갔다는 사실이 놀랍다. 더 놀라운 건, 6개월이 지나도록 시나리오 한편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2주면 100장짜리 보고서도 쓰곤 했는데, 수업이 끝나도록 쥐어 짜낸 게 고작 10여 장의 저질 시나리오라니. 시나리오를 완성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빼면, 수업을 통해 얻은 많은 부분들이 만족스럽다. 뻔한 세계관, 논리라 치부하며 외면했던 수많은 영화들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되었고, 제작된 모든 영화들에 대해 하나 이상의 미덕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고, 시나리오에 대해 문외한이던 내가 체크리스트에 맞춰 나름 시나리오를 분석해 볼 수 있게 되었고, 또, 영화와 시나리오에 대해 열정 충만한 25기 동기들을 만나, 앞으로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심산 선생님께,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를. 화요일 저녁이 종종 그리울 거예요~! (이◯아)
"뻔뻔하고 독해질테다"
나는 슬슬 나태하고 이상해졌다. 필드에 있다가 한발자국 빽도 해서 영화제 밥을 먹은지 몇 년. 목구멍이 포도청입네 하는 핑계로 월급을 타먹다가 정신줄을 놔버린건지, 어느새 남의 영화들을 소개하는 일은 그렇게 열심이면서 내 장편을 쓰겠다는 생각은 머나먼 하늘로 사라져버린지 오래였다. 월급을 받으면 에릭 로메르와 펠리니 따위를 안주삼아 종로에서 소주나 마셔댔고, 허세 작렬하는 시네필은 개뿔. 아스팔트를 핧아 댈 만큼 만취해서 단성사 앞에서 춤이나 추어댔다. ‘스필버그 만세, 만만세! 나 진짜 기가 막히게 커피 잘 타는데... 연출부 좀 시켜줘!’ 이럼서... 한마디로 영화 잉여, 그냥 병맛 이었다. 희망을 찾지도 않았지만 희망도 거의 없었다...
일주일에 한번, 저녁에 두 시간 수업. 고백컨대 나는 당연히 직장생활과 겸행 할 수 있다 생각했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주워듣던 문화강좌 따위의 커리큘럼과 뭐 비슷하겠지. 라고 봤으니깐. 헌데 이게 웬걸. 심산쌤의 수업은 결코 취미로 적당히 들을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첫 시간부터 말씀하지 않으시던가. 우리 취미반 아냐. 취업반이지. 수업이 시작하고 딱 한 달. 나는 모든 ‘돈벌이’용 일들을 싹 다 정리했다. 그리고 모든 스케쥴을 심산스쿨의 수업에 맞추기 시작했다. 수업이 시작하고 두 달이 지난 뒤에는 먹고 자고 싸는 시간까지도 시나리오 생각이 났다. 아, 이거 재밌을까? 별로일까? 이건 몇 점일까? 그리고 그 모든 시간들이 너무너무 재미있구나. 라고 깨닫게 됐다.
그렇게 심쌤의 수업을 들으며 머리 털나고 처음으로 장편이란걸 완성해봤다. 물론 뭐 기본도 안되어있는 되도 않는 이야기 속에 캐릭터들은 방방 떠서 날아다녔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어떻게든 첫 초고를 만들어 보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리고 투닥투닥 타이핑을 끝냈을때, 나는 곧바로 깨달았다. 내가 정말로 엄청나게 시나리오를 못 썼다는 사실을. (하지만 아무도 칭찬을 안 해줄 것을 알기에 -심쌤의 말을 빌려 우리 엄마조차도- 스스로를 칭찬해주었다.) 그리고 다가온 심쌤의 처절한 리뷰. 나는 절망했다. 절망만 했으면 다행이게? 심지어는 엄청나게 맞았다. 퍽퍽. 근데 아주 잠깐만 절망하고 다시금 다음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내 기필코 다음에는 1점이라도 더 받고 만다. 나름 이를 악물었다.
총 네 번의 시나리오 리뷰를 받았던 나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심쌤이나 동기들에게 못할짓을 했구나. 싶기도하다. 참 보기 힘들었을텐데... 심지어 네 번이나.. 쯥. 그래도 사실 나는 다섯 번 리뷰 못한 게 아쉽다. 다섯 번째였으면 1점 더 받았을텐데... 좀 뻔뻔하게 말하자면 그렇단 말이다. 물론 리뷰때마다 엄청나게 까이면서 속으로는 울컥울컥했다. 왜? 선생님 말씀이 너무 백이면 백 다 맞아서. 수긍 안할 수가 없는 지적들이어서. 그 덕분에 어느 순간엔가 시나리오를 쓰다가 의심과 타협과 잠정합의로 타이핑을 넘어가버리면 밤에 잠이 안 온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건 이 모든 게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거.
심산선생님은 내가 아는 한 국내에서는 최고의 영화교육자다. (이래뵈도 영화관련 수업 꽤나 많이 주워듣고 다녔다) 작법, 테크닉에 대한 부분은 기본이고, 그보다 훨씬 더 뛰어난건 영화에 대한 그의 마인드,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 그는 엄청난 독설가이지만 누구보다 후배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필드에서 좋은 작품들을 쓰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어설픈 격려나 박수 따위가 아닌 보다 엄격하고 높은 잣대로 시나리오를 보고 가르친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물 나게 사람과 인생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우게 만드는 좋은 인생선배다.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듯 시나리오의 완성도는 인생의 깊이와 상통하니깐. (이 부분을 위해서라도 꼭! 꼭! 모든 뒤풀이는 참석해야한다!)
이후의 기수들을 위한 몇 가지 TIP.
(1) 무조건 써라 - 일단 쓰기 시작해라. 개강하자마자 써도 좋다. 아마도 쓰는만큼 늘고 버리는 신만큼 인간다워 질게다.
(2) 뒤풀이는 꼭! - 수업의 2부는 뒤풀이부터. 화요일 밤은 그냥 아무것도 없는거다. 심쌤과의 시간 말고는. (므훗하게)
(3) 스터디모임은 기필코 만들어야 한다 - 심쌤은 영원히 나만의 것이 아니다(읭?) 언젠가 수업은 종강하고 그 뒤에는 심쌤을 대체할 리뷰어들을 만들어내야한다. 동기들과 함께 스터디모임에서!
(4) 결석 하면 진짜 나만 손해다 - 끝날때쯤 되면 확 느껴진다. 그 때 한번 빠졌던 그 결석이 왜 이리 아쉬운건지.
진심으로, 살면서 누군가를 존경한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 밖에 없었다. 하지만 병맛 돋던 영화잉여에서 한 사람의 ‘작가 지망생’으로 만들어 주신 심산선생님.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이런 거 진짜 손발 오그라들어서 잘 못하는데 꽤나 용기 냈습니다. 쌤) 아직은 지망생이지만, 기필코 독하고 뻔뻔해져서 : P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될게요.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곧 다시 찾아뵐게요!(한◯희)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면서도 행복했습니다"
수업 첫날,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심산반은 ‘제작자에게 팔 수 있는 극장용 상업영화 시나리오 집필’을 목표로 하는 ‘취업 준비반’이라고요. 충무로의 오늘과 상업영화 시스템에 대해서도 무섭도록 적나라하게 말씀해주셨지요. 그리고 덧붙이셨습니다. “앞으로 48시간 주겠다. 수강신청을 철회해도 좋다!” 순간,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게 되더군요. ㅅㅐ끼 사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냉혹한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ㅅㅐ끼를 일부러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다는 어미 사자의 모습이 선생님의 모습과 겹쳐졌습니다. 수강 철회?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 말씀의 속뜻을 생각할수록 오기가 생겼습니다.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날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던 힘으로, 스무 번의 수업과 스무 번의 뒤풀이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난생 처음 시놉시스라는 걸 써보고, 바들바들 떨면서 피칭이라는 걸 하고, 영화 베껴쓰기라는 것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말입니다. 68쪽, 106개의 씬으로 구성된, 그러니까 ‘형식상 장편 시나리오의 꼴을 갖춘’ 초초초초고도 완성했습니다. 비록 5점짜리(속으론 마이너스 500점을 각오했던) 형편없는 민폐 시나리오지만 말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땠냐고요? 재미있었습니다! 시나리오 쓸 때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면서도 행복했습니다. 마침표 찍는 순간의 감격과 흥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의 뿌듯함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가능성, 자신감, 희망 같은 것도 언뜻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요. 떨리는 마음으로 제본된 시나리오를 넘겨볼 때 손발이 오그라들던 느낌을 기억합니다. 선생님과 동기생들의 가차 없는 리뷰를 들으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던 순간들도요. 그 모든 것들을 되새기며 ‘더 나은 다음’을 만들어야죠.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시나리오를 쓸 거냐고요? 물론입니다! 이것이 이번 심산반 수업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답인걸요. “글 써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 있지만, 적어도 “글 쓰는 것이 재미있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으니까요. 머리카락 쥐어뜯으면서도 재미있고 행복하면, 그래서 계속 쓰면, 계속계속 쓰다 보면,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언젠가는...(읭?) 아무튼! 아무튼요^^;; 심산반 수업은 제 인생 1장의 확실한 플롯 포인트가 되었고, 저는 이제 막 2장으로 넘어왔습니다. 수업 듣기 전과 비교해봤을 때 이미 많은 계획들이 수정된 상태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퀀스마다 새로운 일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예상치 못한 반전이 거듭되겠지요. 각오를 단단히 해두어야겠습니다. 마지막엔 ‘만족스러운 엔딩’을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요. ^^(임◯단).
"꿈으로 돌아가다"
대학을 졸업하고 반년을 하릴없이 보냈다. 대학생활 4년 동안 나는 시나리오를 배우는 풋내기 학생이었다. 하지만 내 자신이 풋내기인 줄 모르고 대책 없이 꿈만 꾸었다. 영화라는, 시나리오라는 보이지 않는 안개를 아주 쉽게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안전하고 달콤했던 대학 생활이 끝나자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내 손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늘 내 옆에서 나를 안아주고 있다 생각했던 연인 같은 내 꿈은 사실 허상이었고 그조차 아주 멀었다.
반년의 방황 끝에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꿈에 대한 보류이자 현실로의 도피였다. 작은 예술대학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한 여자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현실의 구멍은 없다고 생각했다. 꿈에 부딪혀 볼 자신도 없었다. 스물여섯, 아무것도 아닌 숫자가 내게는 참 버거웠다. 언제나처럼 꿈만 꾸며 살고 싶었지만, 어느새 그 꿈조차 내겐 책임져야 할 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도피한 현실은 무책임한 꿈만큼 달지는 않았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었고, 나는 책임질 수 없는 지독한 꿈이 그리워졌다.
심산스쿨에 대해서는 학부시절 스승이셨던 김대우 선생님을 통해 몇 번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익히 알고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심산스쿨에는 대학의 나태함이 아닌, 자신을 불구덩이로 뛰어들게 만드는 치열함이 있다고 하셨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고요하고 평안한 대학원 생활 중이었던 내게 심산스쿨이라는 불구덩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나의 꿈자리는 이전처럼 안전하고 달콤한 곳이 아니었다. 대학 시절 나름대로 애정을 담아 썼던 시나리오를 가져갔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가. 시나리오 속에서 내가 사랑했던 아이들은 제 모습을 잃고 그저 찌질한 못난이들로 남았다. 음.. 사실은 제 모습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못난이였는데 나 혼자만 몰랐던 것이다.
“캐릭터들이 매력이 없어. 난 얘들 현실에서 만나면 다 칼로 찔러 버릴 거야. 유영아 넌 이런 애들이 좋냐?” .. 대답하기가 힘들었다. 마치 오랜 기간 사랑해왔다고 믿었던 남자를 앞에 두고 심문을 받는 기분이었다. 나는 변명을 했다. 네, 아니오. 아.. 저는 세상에 그런 연약한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미 깨달았던 것이다. 내 연인의 못난 실체에 대해서 말이다. 사실 처음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몇년간 사랑해온 내 사람이 사실은 너무도 비루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잖아? 그런데 참 사람이란 이상하지.. 해방감이 함께 밀려왔다. 심산선생님은 내가 못난이들의 손을 놓고 진짜 살아있는 사람들, 내쉬는 숨마저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게끔 만들어주셨다. 몽둥이로 머리도 때려주시고, 헤드락도 걸어주시고, 이어지는 독설까지! 터프한 방법이지만 '네가 사랑하는 걔네들 지지리 못난 놈이야. 정신차리고 눈 떠 이년아.' 하는 선생님의 애정 어린 메세지가 느껴졌다. 진심으로!
지금 나는 다시 꿈을 꾼다. 어린 시절 무책임하게 끌어안고 있던 허상이 아니라 내 스스로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지독히 무거운 꿈이다. 이렇게 다시 나를 꿈으로 돌아오게 해준 심산 선생님께, 그리고 동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나는 또다시 많은 못난이들을 만나고 사랑하겠지만, 언젠가 머지않은 날에 선생님께 “얘네들 현실에서 만나서 술이라도 한 잔 하고 싶은데?” 하는 말씀을 듣는 시나리오를 꼭 쓰고 싶다. 아니, 꼭 쓸거다! :)(이◯영)
"어느 어린 교환학생이 바라본 심산과 심산반"
-심산이란 캐릭터.
심산이란 캐릭터는 태어나서 본 적이 없는 그런 당혹스런 캐릭터이다. 미운 말을 해도 미워 보이지 않는 인간! 탐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 해도(그런 일은 없겠지만) 심산이란 캐릭터 하나를 얻은 것만 해도 언젠가 써먹을 나의 캐릭터리스트에 당당히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니 손해볼 것 없지 않은가?
-멘토
뭐 멘토가 날 멘티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만 하여튼 그걸 전제로 하고. 하...나이는 속일 수가 없는 가보다. 더구나 영화판이란 험난하고 거친 세계에서 살아남은 심산이란 사람의 연륜과 경험은 당신들(이 수업을 들으려는 분들)에게 좋은, 솔직한, 때론 신랄한 조언을 듣게 해줄 것이다.
-Fun
재미있다. 그냥 한마디로 재밌다. 심산이란 분, 속된 말로 이빨을 잘 까신다. 고로 수업이 지루할 틈이 없다. 아니 지루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재미있게 들릴 거다. 또 중간중간에 소개해주는 책, 영화 등을 보고 뒷풀이에서 사람들에게 추천받은 영화목록만으로도 정말 행복해진다. 여기에 뒷풀이에서 들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까지 포함하면 더더욱 즐거워 질 것이다.
-Collegue
당신의 좋은 리뷰어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해서 솔직한 리뷰를 받기 힘들지도 모르나 시간이 갈수록 정직한 리뷰들이 당신의 책상에 쌓일 것이다. 또 그룹스터디를 하며 같이 피칭연습이라던지 브레인스토밍도 할 수 있고 같이 놀러다닐 수 있는 좋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background의 사람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이다.
-경험
이는 특히 나와 같은 어린아이들이 들어주었으면 한다. 어렸을 때 다양한 걸 해보는 게 좋다는 걸 알아가고 있는 나로써 심산반을 강추한다. 단, 우려되는 점은 나와 같은 애기들이 반의 분위기를 흐리고 진짜 작가지망생 언니오빠들을 방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지만 이 사이트에 와서 후기를 읽고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적당히 분위기 맞추고 피해 안주게 잘 행동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여기에 오면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영양가 없는 또래와의 이야기도 물론 재미있지만 이곳이 아니면 만나지 못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많이 듣고 많이 배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심산반을 다니며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김◯윤).
"어느 현장 조감독 출신의 고백"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간 상업 영화 현장. 몇 년간 쉬는 기간 없이 영화 일을 계속 했다. 그 중 정확히 반은 엎어지고 반은 찍었다. 어쩌면 멀어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불안감에 또는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까. 라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며 버텨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나리오라는 벽에 부딪혔고, 변변한 시나리오조차 써놓은 것 없이 현장만 뛰어 다닌 것을 깨달았다. 현장에 있다는 안도감이 오히려 독이 되었고, 변명할 여지없이 나는 게을렀고 준비가 안 된 것이 었다. 결국 온전히 ‘내 것’ 은 아무것도 없었다...마음먹고 시작은 했으나 완성도 하지 못한 채 시나리오 쓰기를 중도에서 포기하기를 여러 번, 겨우겨우 완성한 시나리오 따윈 친한 지인들에게 보여주기 조차 부끄러울 뿐...커다란 망망대해에서 금방이라도 침몰할 쪽배에 앉아 어디로 갈지 방향조차 못 잡는 나날들이였다. 모든 게 안개 속에 쌓여 있는 것만 같은 답답한 심정 속에 심산스쿨의 문을 두드렸다.
기대. 수강을 결정하고 설렘과 두려움이 물밀듯이 교차했다. 시나리오를 잘 쓰는 어떤 비법 같은 걸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한편으론 소문으로만 듣던 악명(?) 높은 심산스쿨의 수업을 견뎌낼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했다. 그러나 그런 설렘과 두려움은 모두 예상을 빗나갔다. 우선, 선생님의 강의는 역시 명불허전. 분명 매순간 감탄을 자아 낼만큼 예리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 속엔 시나리오를 잘 쓰는 모든 비법이 들어 있었다. 수업시간에 들은 그대로만 쓰면 당장이라도 멋진 시나리오가 탄생될 것 같았다. 과연?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순간 그 비법들은 저 멀리 사라지고 모니터 속에는 수업 시간 내내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그 이상한 캐릭터가 등장하여 소심한 사건들을 벌이고 있었다. 왜일까? 왜일까?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그걸 다 알고 작가가 되기엔 7년이 걸리고, 만씬을 써봐야 비로소 시나리오를 알게 된다고... 그렇다. 무조건 쓰는 것. 너무 당연한 것만 같은 그 비법조차 이제야 깨닫게 된 거다.
자극. 수업을 듣는 내내 전의를 다지고 무너지기를 수십 번 반복했다. 시나리오를 불쑥불쑥 써내는 동기들을 보며 수시로 자괴감에 빠지기를 여러 번, 솔직히 리뷰를 받으며 깨지는 동기들이 부럽기마저 했다. 그러나 정작 차일피일 시나리오 쓰기를 미루며 결국에 완성한 건 상업영화에서 저만치 떨어진 뜬구름 잡는 이야기. 그마저도 뭔가 리뷰를 받기에도 한참 모자란... 아이폰 용 20분짜리 시나리오...심산스쿨 시나리오반의 목표는 상업 장편영화다. 한마디로 돈 되는 시나리오, 팔릴 시나리오, 영화로 만들어질 시나리오. 너무도 중요한 사실 또한 수업을 통해 알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상업 영화 현장에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걸 선생님에게 배웠다.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써내는 건 먼 나라 일처럼 느껴지지만, 최소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는 알게 되었다.
수업을 듣고 난후 정체모를 믿음이 생겼다. 어렵고 힘든 길, 아무런 확신도 없고 끝도 보이지 않는 그 길을 대체 얼마나 더 가야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큰 가르침이 마음속에 함께 한다는 믿음, 정말 고마운 우리 25기 동기들과 함께라면 버텨낼 수 있다는 믿음. 삽질에 삽질을 거듭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시나리오를 계속 쓸 거라는 믿음. 여름으로부터 겨울 꿈만 같이 지나간 6개월이다. 행복했었다...(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