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반 38기(2016년 8월~2017년 1월) 수강후기 발췌록
“현세에서 비싸게 팔 수 있는 시나리오”
20주 동안 목표한 것을 제대로 해내지는 못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얻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심산선생님과 함께 수강한 동기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현세에 비싸게 팔 수 있는 좋은 시나리오를 당장 빨리 쓰고 싶습니다. ㅜㅜ(박◯홍).
“고등학교 2학년을 다시 다닌 느낌이었다”
2017년 1월 12일 종강.. 6개월이 지났고, 나이도 한 살 더 먹었다. 시나리오 트루기에 있어서...불분명하고 모호했던 개념들이 정리가 많이 됐다.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 중요해졌고,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 영화를 어떻게 분석하는지...영화를 어떻게 보는지...조금 알게 됐다. 또 하나 배운 건...현실은 ‘실제’고, ‘가상’이 아니더란 거다...잠시 착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다...레드 썬!
그리고...38기 동기분들과 선생님과 함께한 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친해질 만하니까 끝나네요. 마지막 수업에서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느냐는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생각해보며.. 동기분들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한◯철)
“어느 현직 대학교수의 수강후기”
입장 바꿔 반 년 살며 많은 걸 배웠습니다. 이론과 실제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 그런데 그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 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은 장차 자신의 분야에서 내가 감히 쳐다볼 수 없을 정도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나는 내 분야 말고는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도 아니라는 것, 가르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 두 번 다시 펜을 들지 않게 만들 수도 있고 펜을 들고 춤을 추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
선생은 그런 사람이고 학생은 그런 사람이라는 것, 20주의 수업 과정을 8가지 패러다임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는 것, 해보면 갈등과 재미와 감동이 있는 좋은 영화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선생님뿐만 아니라 내 동료가 곧 스승이라는 것, 시나리오작법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심산선생님과 동료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류◯형).
“내 초고는 몇 점 짜리 쓰레기인가?”
여기 와서 가장 좋았던 것은 ‘자신의 초고가 몇 점 짜리 쓰레기임을 알고 가는 것’. 내 인생 최초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자부심.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룸, 내 맘대로. 하고 싶은 대로 썼다면 이젠 가능한 얘기를 써야겠다는 것. 선생님과 동기들이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되었음. 선생님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면서 드는 신기함. 동기들이 주는 힘. 내가 재미있어 하는 일이라는 재확인.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다짐. 상급반에 또 올 것이라는 확신. 마지막으로, 심산스쿨이 인생 한 켠에 항상 있어줬으면 하는 느낌. 제 인생에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감사요~(유◯은).
"How can not get romantic about baseball?"
영화 [머니볼]에서...또 다시 팀은 플레이오프 탈락. 낙담하며 골방에 틀어박힌 빌리빈. 동료가 찾아와 마이너리그 경기를 녹화한 비디오를 보여 준다. 어설픈 시합 장면들. 어떤 뚱뚱한 초보 선수가 이상한 폼으로 공을 친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간다. 심지어 1루로 슬라이딩까지 한다.
하지만 그 공은 멋지게 날아가 홈런이 되었던 것. 심판과 심지어 상대편 선수까지 웃으며 초보자를 일으켜 세운다. 그제서야 자신이 홈런을 쳤다는 걸 안 초보자는 머쓱하게 웃으며 베이스를 돈다. 이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보던 빌리빈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이러니 어떻게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멋진 선생님을 만났고, 동기들을 알게 됐고, 다 언급할 수 없지만 많은 의미 있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 꼽자면, 한동안은 더 마이너리그에 있어야겠지만, 심산스쿨에서 어설픈 스윙과 달리기를 연습하면서 이 게임에 대한 애정을 다시 느꼈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했던 일 같습니다. 감사합니다(김◯서).
“다양한 영화들의 예시를 통하여 알게 되는 작법”
책을 읽으면서 혼자 공부를 하다가 텍스트만으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심산반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예시로 들어주시는 다양한 영화들이 그런 장치들이 의도들이 숨어있었구나 하고 감탄하며 들었습니다. 20주의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지 몰랐어요. 정말 빠르네요. 수업이 끝난 후에도 시나리오 베껴쓰기와 만씬 쓰기는 계속 이어가려합니다. 함께 수강하신 동기분들 모두 좋은 일 가득하셨으면 합니다. 심산 선생님. 좋은 수업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김◯영).
“그 동안 내가 알던 것은 얼마나 초보적이었나”
지피지기 제일 먼저 달고 수강후기 마지막으로 답니다. 시에서 수미 상관법 효과랄까요. -_-;;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내용이서든 촬영에서든 어떤 기법을 발견했을 때, 학교 다닐 때의 문학이론이 사실 얼마나 실재적인 것인가를 깨달았습니다. 그러한 기법을 잘 알고 싶어 수강 신청을 했는데요, 제가 그동안 깨달았던 내용들이 초보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이었다는 것을, 제대로 기법을 적용하자면 얼마나 치밀해야 하는지를 깨달았을 뿐입니다.
수업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일까 결석도 많았고, 수업을 듣고 나도 아직 저는 너무 부실해서 시나리오를 쓸 자신이 없습니다. 많은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많이 보고 나서 상급반도 듣고 시나리오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년 후에 우리나라에 70 할머니가 첫 데뷔하는 뉴스가 날지도 모릅니다. ^^ 38기 여러분 만나서 반가웠구요. 모두들 꿈꾸는 일에 기쁜 성공이 있기를 바랍니다(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