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9-09-12 19:33:52 IP ADRESS: *.13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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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반 44(20195-8) 수강후기 발췌록

 

매번 무엇인가를 얻어간 수업

 

저는 20대 초반 전공을 선택했을 때부터 선생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시나리오 가이드], [시나리오 마스터],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등 책을 사서 읽으면서 심산스쿨을 꼭 다니고 싶다고 마음먹었고...중후반 때는 글에 대한 생각이 없어져서 다른 일을 했었는데...그때 잠시 방황으로 부산 본가에 가서 있을 때도 [시나리오 가이드] 책과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에 대한 미련을 떨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서울에 올라와 저의 생활을 꾸리면서 드디어 선생님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심산스쿨과 심산선생님의 존재는...제가 다녔던 학교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유명했고 헐리우드에는 헐리우드 영화 스타일이 있다면, 선생님께서는 한국형 시나리오 스타일의 원조가 되는 분이라 영화를 하려면 꼭 들어야하는 수업이라고 추천을 받곤 했습니다. 그때에서부터 10년이 흐른 후...선생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저도 제가 재미난 스토리가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제가 원하는 글쓰기를 명확하게 찾은 지 얼마 안간 시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생각하건대 제가 좀더 영글어서 선생님을 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지만 스스로의 글쓰기 성장이 아직 미숙하여 시나리오를 못 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전공을 했던 놈이라고 남 시나리오 올린 것에 까기만 까고(?) 저 스스로는 뭣에 그리 겁이 많은지...수업이 없는 날은 책상에 앉아 있으면서도 이게 부족하고, 저게 부족하고...그래서 못쓰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뭔가 또 다른 사춘기가 시작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선생님 수업은 매 강의...진짜 뭔가를 얻어갔습니다. 그 짧은 몇 주였지만 수업을 들은 것과 안 들은 것은 천지차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제가 글을 대하고, 글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진 것을 느꼈습니다. 그건 당연한 거 같습니다. 선생님의 몇 십년 경험들을 수업 2시간에 압축하여 듣는 거니까요. 영화를 예시로 설명하시는 것도 이해가 정말 빨리 되었습니다. 그냥 작법 이론 수업이라면...어렵게만 느껴졌을 텐데, 선생님께서 영화를 예시로 설명해주시는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그 포인트들을 얘기해주실 때, 그 수업방식은 시간이 지나도 이미지적으로 기억이 남는 것 같습니다. 영상필사하는 방법도, 취재하는 방법도, 내가 생각하는 영화를 이미지() 한장으로 그려내는 것도, 진짜 뼈와 살이 되는 수업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까 방법론적으로 고민만 했는데 지금은 최소한 제가 지금 당장 뭘해야하는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9년만에 시나리오를 쓰다

 

재밌는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는 열망이 들어 모니터 화면에 한글프로그램을 띄웠습니다. 그렇게 제 마음과 같은 순백의 화면이 제 머리 속처럼 새하얀 상태로 39년 가까이 있었습니다. 비록 똥물이나 찌끄릴 수준의 처참한 글들로 가득 채웠지만, 검은 화면으로 40대를 시작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늘 건강하세요().

 

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

 

작법에 대해, 그리고 작가가 되는 길에 대하여 너무나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이 뜻 깊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펼치시는 열강에 흠뻑 몰입했던 시간들이 소중했고 시나리오에 대해서, 그리고 작가가 되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함께 글을 써나갈 동료분들을 만났다는 데 참 많은 행복을 느낍니다. 앞으로 고단하지만 굉장히 즐거울 것만 같은? 작업을 함께 으쌰으쌰 하고 싶어용 ㅎㅎㅎ().

 

시나리오를 제출안하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수업 분위기

 

내가 과연 다시 글을 쓸 수 있을까? 장편시나리오 온전히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라는 기대반 우려반으로 첫 수업을 들은 지 벌써 16주라는 시간이 지났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완성한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나는 수업기간동안 두 편의 시나리오를 제출하였다(한편은 기존의 시나리오를 수정하였지만, 어쨌든 두편). 당장 영화화 될 만큼 어마무시하게 좋은 작품을 써내진 못했지만, 완성했다는 사실 그 자체에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

 

이렇게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장편 시나리오 집필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심산선생님과 동기들 덕분이다. 도저히 시나리오를 제출안하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수업분위기, 벌금을 떠나 제출하지 못하면 뭔가 인생의 패배자가 될 것 같은 분위기는 나로 하여금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만들었고 결국, 장편 시나리오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수업을 듣는 내내 매주 수요일이 다가오기를 기다렸고, 오로지 수요일 단 하루의 시간만 낼 수 있다면, ,,,,토 내내 회사 야근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매주 수요일 신촌으로 향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회사생활과 강의를 병행하며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일차적으로 심산선생님의 강의가 무지 재미있어서이다. 아무리 유익한 강의도 재미가 없으면 가기 싫어지기 마련인데, 심산선생님의 강의는 달랐다. 다소 돌직구성 짙은 현실적인 충고와 격려들. 영화판을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들.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는 3시간의 강의 시간은 항상 빛의 속도로 지나갔고 수업 후 진행되는 뒷풀이 또한 너무 재미있어 집에 가기 싫을 정도 였다(이 때문에 와이프에게 쫓겨날 뻔 했습니다).

 

이렇게 16주 동안 심산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동기들과 어울리다보니 어느새 잊고 있던 열정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언제든 장편시나리오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덕분에 나는 이 기세를 몰아붙여 상급반 진학 시 제출할 한편의 시나리오를 수정 중에 있으며, 동시에 한 편의 시나리오를 더 작업 중에 있고 앞으로도 쉽게 이 작업을 멈출 것 같지 않다.

 

이번 수업을 듣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시나리오를 대하는 나의 접근법이다. 일전엔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자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썼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2차적이고 아주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써보자는 것이다. 남들이 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얕은 지식이 깨지고 진수를 얻어가는 기분

 

16주가 끝났다는 게 잘 와 닿지 않았는데 수요일에 집에서 수강후기를 쓰고 있으니, 이제 좀 실감이 나네요. 진로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업계에 오래 계신 분께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수강 등록한 심산스쿨. 사실, 왜 이제야 신청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더 일찍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구요.

 

책으로 읽었던, 그리고 제 안에 알고 있었던 얕은 지식이 깨지고 진수를 얻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론들이 영화에 어떻게 스며들어 세세하게 풀어주셨던 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여전히 제 시나리오에는 적용을 못하고 있지만, 천천히 연습해 더 나은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처음으로 장편 시나리오를 써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도 많이 들었지만, 한번 써봤다는 뿌듯함도 컸습니다. 어쨌든 한 단계를 밟았으니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늘 잘 챙겨주셨던 조선조와 44기 동기 여러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좋은 수업과 쓴소리로 잘 이끌어주셨던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드려요!()

 

내가 원하던 게 이런 거였어

 

16주간의 수업을 거치며 내가 받은 제일 큰 선물은 아무리 형편없는 시나리오라고 할지라도 나도 장편을 써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여지껏 긴 분량의 글을 써본 적이 없는 내가 거의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시나리오를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업의 엄격한 마감과 벌금 시스템 덕분에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오롯이 시나리오 창작에만 몰두해볼 수 있었다는 점 같다.

 

그것은 꽤 놀라운 일었고 지난 몇년 동안 보냈던 시간들 중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또한 무척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던 거 같다. “맞아 바로 내가 원했던 게 이런 거였어라고 혼자 되뇌이며 고통과 함께 이거다 싶은 감정을 동시에 느꼈던 거 같다.

 

매주 수업을 들을 때 마다 평소에 시나리오에 가지고 있던 편견들이 하나 씩 깨지고, 그동안 왜 나의 단편 시나리오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한 주, 한 주 선생님의 실전 팁 들을 들으며 아마 나 혼자 [시니라오 가이드] 책만 가지고 서는 배울 수 없었던 작법서 너머의 현장 선배가 전해주는 노하우들을 전수 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

 

16주 전과 나는 분명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완성도야 어찌 됐던 그 어떤 소재라도 덤비며 써보고픈 동력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올해 제일 잘한 일 중 하나가 심산스쿨에서 시나리오 수업을 들었다는 거 아닐까 ? ㅎㅎ 충분히 수강료의 뽕을 뽑고도 남은 거 같아 마치 푸짐하고 배부르게, 맛있게 먹고 나온 거 같은 기분이 든다().

 

베껴쓰기와 시나리오 창작 그리고 성장통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무엇부터 해야할지 어떤 방법으로 해야할지 알지 못 했던 나는 시중에 나와있던 작법서를 새로 나올 때마다 샀다. 하지만 작법서를 사는 것은 내가 시나리오 쓰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없애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사서 거의 읽지 않았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마음에 가까이 닿지가 않았다. 그런 답답함은 나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졌다. '난 시나리오를 못 쓰는 사람인데 내가 미련스럽게 잡고 있는 것일까'하며 괴로워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등록하게 된 심산시나리오 44기는 나를 큰 변화로 이끌었다.

 

먼저 선생님의 경험에서 나오는 시나리오에 작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좋았고, 그 다음은 엄격한 수업룰에서 오는 압박감이 좋았다. 기한을 지켜서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은 큰 것이었다.

 

첫번째 희열은 베껴쓰기를 할 때 왔다. 비록 내가 쓴 건 아니지만 온전히 영화 하나를 다 베껴썼다는 성취감이 너무 좋았다. 다 베낀 영화를 제본해서 받아들었을 때는 정말 뿌듯하고 내가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두번째 희열은 6년 전부터 시작해서 아직까지 끝내지 못한 시나리오를 완성했을 때였다. 기한을 지켜야하는 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내용이 마음에 안들고 엉망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양을 채우고 결말을 냈다는 것이 나에게 주는 성취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계속 웃음이 나고 행복했다.

 

마지막은 희열은 아니지만 성장통이었다. 리뷰를 듣고 내 시나리오 고칠 점이 많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투표 때 한표도 받지 못하면서 나의 시나리오 아이템이 사람들이게 큰 매력이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하는 시간이었다. 무너지는 나의 마음을 숨기기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준 순간이었다. 시나리오를 쓸 때 아이템선정이 중요하고 그걸 잘 쓰는 것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알을 깨고 나온 느낌이었다.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이번에 완성한 시나리오를 고쳐써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쓴 시나리오는 어디에서든 평가받을 것이기 때문에 내가 더 단단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깨지고, 정신 차리고, 어려워하고, 쓰게 되는 과정

 

강의를 듣고도 시나리오 못 만들면 깔끔하게 포기하자며 심산스쿨을 찾았다. 예상보다 힘들었고,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이 배우고 얻었다. 심산스쿨의 16주 강의 동안 부서지고 깨지고, 나를 깨닫는 공포 속에서 과제를 해내면서 성장했음을 느낀다.

 

시놉시스, 베끼기, 시나리오. 모든 과제 앞에서 매번 난 완성 못할 거야. 끝났어. 절대 못할 거야 난.”하며 자학했다. 쓰기 전엔 마감 날이 무섭고, 선생님이 무섭고, 포기가 무섭고, 개인기가 무섭고, 무서운 게 더욱 무서운 공포의 나날이었지만, 쓰레기라도 써내자는 악바리 마음으로 쓰다보면 어느새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다. 이것이 16주 과정을 통해 얻은 끝내주는 경험이다. 마감에 늦었고, 탈고 후에 다시 읽어보며 부끄러움과 충격에 펑펑 울었지만, 어쨌든 이곳에서 첫 장편 시나리오를 썼다.

 

선생님의 강의와 날카로운 질문 앞에서 깨지고, 정신 차리고, 어려워하고, 쓰게 되는 과정이 지금 와서 보니 1-2-3막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또 좌절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며, 얼마나 많은 씬을 쓴 뒤에 좋은 이야기가 될지 나홀로 즐거운 취미로 남을지도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당장 눈앞에 놓인 두 번째 시나리오를 이리저리 궁리하는 지금이 좋다. 계속해서 씬을 채우며 연습해본다().

 

이론들은 정말 그냥 이론들일 뿐

 

몇 권의 작법서에서 얻은 이론들. 어쨌든, 30년 간 비디오테이프(지금은 파일들이지만)와 극장을 오가며 본 적잖은 영화들. 대충 이름 대면 안다고 생각했던 영화 제목들, 배우들, 감독들. 어릴 때, 영화 보며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우쭐댔던 지난 날. 16주의 시간 동안 다 깨졌습니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말씀하신 이론들은 이미 다른 작법서에서도 봤고, 이번 교재였던 [시나리오 가이드][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무가지 플롯]에서도 확인했던 부분이지만, 머리 속에 고이 넣어뒀다고 생각했던 이론들은 정말 그냥 이론들일 뿐이더라구요.

 

구체적 사례 하나하나가 이론과 어떻게 만나서 스크린에 표현되는 것인지, 실제와 만날 때 이론이 비로소 힘을 얻는다는 걸 배웠습니다. 아울러, 그 이론과 실제가 내 노트북, 내 시나리오에서는 참 구현하기 힘든 거구나...는 것도요. 그래도 기왕 시작했으니 제대로 된 시나리오를 쓸 때 비로소 수강료 을 뽑는다는 생각으로 계속 쓰려고 합니다().

 

내 일상의 장르를 바꾼 시간

 

수요일 저녁. 회사의 출입카드를 대고 지리멸렬한 다큐의 문을 열어젖히고 나오면 다른 장르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1강은 호러였고 2강은 액션이 난무하였으며 3강부턴 코미디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4강쯤엔 휴머니즘 드라마가 가미되기 시작했다. 16강이 끝난 지금. 그 좁은 공간에서 4개월 동안 맛본 혼합 장르의 이야기들을 되짚어 볼라치면. 규정할 수 없는 이 느낌은 그냥. '감동'.

 

10년 넘게 한 곳에서 돈 버는 일을 하면서 내 일에 '내 꺼'가 없다는 투정이 시작되었다. 내 것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학창시절 관심만 있던 '시나리오'를 진짜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고 심산스쿨을 찾아 들어왔다. 잘했다. 죽이든 밥이든, 우선 내 손엔 16주간 만든 '내 꺼'가 쥐어져 있으니까(뇌에 쏙쏙 박혀있는 약간의 작법 이론과 매력이 철철 넘치는 사랑스런(?) 동기들, 이런 대가 선생님이 내 이름을 알고 계신다는 사실은 크나큰 덤이다!).

 

회사에 밝히지도 못한채 16주라는 긴 모험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다시 다큐의 현실로 복귀했다. 하지만 난 옆 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미디를 찾아 웃고 있고, 그룹장의 캐릭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에 있을 산업 스파이를 찾고 있는 중이다. 심산반 44기의 수요일 저녁과 목요일 새벽을 함께한 모두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알기만 하고 하지는 않는다

 

심산반 수업을 등록하고 홈페이지에 가입할 때의 기분은 마치 연말에 헬스장을 등록하고 운동복을 고르는 기분과 비슷했었을 것이다. 나는 곧 몸짱이 될 테고 나는 곧 작가가 될 것이다! 라는 대전제가 깔린 상황에서 참여했던 첫 수업에서 나의 자신감은 선생님 특유의 어휘과 표정에 잔인하게 찢겨져 나가고, '혹시?'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여지없이 '역시'가 되어 시궁창으로 빠졌다.

 

우리 모두는 어떻게 해야 살을 빼고 어떻게 해야 작가가 되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단지 안 하는 것 뿐...너무도 짧게 느껴졌던 심산반으로부터의 너무 많은 배움 중 1번은 우리는 알기만 하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하지 않으면 그건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 선생님의 "일단 써봐"라는 말씀은 분명 나에게 있어 2019년의 대사라 할 수 있다.

 

물론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혹은 영화의 본 모습을 알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수업이라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심산반은 어쩌면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수업이 아니었을까 한다. 멋진 수업을 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같이 옆에 있어준 44기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다시 반복되는 이야기의 시작이다.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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