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반 49기(2023년 1월-4월) 수강후기 발췌록
“올해 완성한 버킷리스트 하나”
4년 전 28살 때, 서른이 되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소원하는 것들을 꾹꾹 눌러서 적었는데 9개 정도 나오더군요. 돈으로 쉽게 때울 수 있는 ‘교정하기’같은 것들은 리스트를 작성한 그 해에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노력이 필요한 ‘시나리오 쓰기’, ‘사진전시회’ 같은 것들은 서른이 되고도 해내지 못한 어려운 꿈들이었습니다. 매년 새해 아침마다 ‘아, 나 또 못했네!’라는 생각으로 다소 찝찝한 4년을 보내왔는데, 이제 내년에는 조금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내년 첫날은 ‘아, 나 드디어 해냈네!’하는 뿌듯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그날이 기대됩니다.
저는 ‘영화’에 대한 오랜 로망을 가졌지만, 정작 ‘영화’를 하기 위한 기초단계인 글쓰기에는 익숙하지 않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제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을 깨부수기 시작했고, ‘나도 쓸 수 있다!’는 일차적인 용기를 확고하게 얻었습니다. 사실 더 나아가 ‘나도 글로 사람들에게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유◯진).
“10년차 드라마 PD의 수강후기”
14주의 끝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타임프레임’인 것 같습니다. 타임프레이밍 마스터 심산 선생님 덕분에 2023년의 저는 못난 시나리오 한편을 완성했습니다. 직접 글을 써보고자 하는 욕망은 수년 전부터 항상 품고 있었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가능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심산스쿨은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플롯포인트’입니다.
시나리오에 대한, 그리고 시나리오가 구현되는 현장과 영화산업 전체에 대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선생님 말씀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나름 10년 넘게 드라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정말 새롭고 유익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스토리의 코어에 대한 강의내용들에 마음을 새롭게 다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에필로그처럼 함께 했던 술자리도 벌써 그립습니다(함◯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다 해내고 싶다”
사실 시나리오 수업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강의였지만 저에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 고민하는 찰나에 (19년도쯤이었나) 명필름 강의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비록 완강은 못했지만, 선생님의 강의 덕분에 저는 AR/VR/XR과 게임 영역까지 시야가 넓어져 어쩌다 보니 일도 해보았네요.
코로나 때문에 정규강의가 닫히기도 하고 수업이 열리면 제가 상황이 안되는 타이밍을 반복하다가 수강등록을 하고 드디어 완강하게 되었습니다. 시나리오를 비록 제출하진 못했지만 실패도 다음 과정을 위한 오답 노트라고 생각하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무슨 용기가 났는지...잠깐 과거의 나를 칭찬해봅니다 ㅎㅎㅎ 저는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는데 시나리오를 적어내려가면서 경험한 과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인제야 깨닫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선생님의 생생한 경험들과 집필 과정은 정말 시나리오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다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내가 선택한 일이 나쁘지 않구나, 적어도 내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어 하구나, 나도 선생님처럼 되고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더 겸손하게 열심히 해야하는구나 하면서 저를 재촉했습니다. 오히려 부담감으로 다가와 수업 초반의 열정이 살짝 흐려지긴 했지만 이젠 이것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야 저는 조금씩 움직이네요. 자고 먹고 쓰고 먹고 쓰고!
오랜만에 수업을 들으면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도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자극도 영감도 받으면서 나름 버티면서(?) 일주일 중 수요일만 기다렸네요. 방황하고 고민만 가득한 저에게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던 친구들에게 언젠가 우리 다 잘될 거라고 말하고 싶네요! (우리 존재 화이팅!) 다음 단계를 위해서 저는 한 글자라도 더 써보려고 합니다. 상급반에서 만나요!(조◯연).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선생님”
글을 쓰는 것이 좋고 내 글이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읽히길 바라며, 즐거운 스토리를 만들어보고자 처음 수업에 참석했습니다. 벌써 14주가 흘렀네요. 저에게는 완전 새로운 분야인 상업 영화 시나리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후 선생님과 동기분들과 술잔을 짠짠 했던 시간들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당분간 강제 금주를 해야 하는 저는 즐겁게 마셨던 그 기억들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영화쪽 배경지식이 부족해, 말씀해주시는 다양한 작품과 감독, 배우들을 다 알고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선생님 덕분에 영화 시나리오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좋은 시나리오의 요건을 배우며, 기한이 있는 과제들에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피칭 연습과 영화 베껴쓰기를 통해 재미있는 스토리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고 흥미를 끄는지 이해하게 되었으니, 선생님께서 수업 중간중간 추천해주신 영화들을 다시 찾아보며 앞으로 나만의 시나리오에 어떤 식으로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14주간 함께한 선생님과 동기분들께 감사합니다(현◯영).
“매주 수요일 신촌 호그와트에서 행복했습니다”
벌써 종강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매주 수요일 신촌은 저에게 호그와트였습니다. 강의실을 들어갈 때마다 지루한 머글들 틈에서 빠져나와 9와 4분의 3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영화업계를 간접 체험해 보기도 하고, 전에는 그저 '괜찮네' 하고 말았던 영화를 조각조각 해부해 보는 시간들은 저의 편협한 시야를 넓혀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워낙 재밌게 수업해 주시니 지루할 틈 없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베껴쓰기 과제와 시나리오를 쓸 때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들도 많았는데 결국엔 해냈네요...저처럼 게으르고 인내력 부족한 못난 사람도 해내게 만드는 게 이 수업의 또 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 규칙들이 처음엔 좀 과하다 싶었는데, 그 규칙들이 없었다면 전 진작에 포기했겠죠.
지난 14주를 돌아봤을 때 남는 감상은 딱 하나입니다. 행복했습니다. 선생님 그리고 동기들, 그리고 창작의 고통까지 모두 신나고 행복한 추억입니다. 상급반에서는 행복해하지만 말고 발전되는 걸 목표로 삼아야겠습니다...다들 파이팅..❤(윤◯화).
“글쓰는 일이 요리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미친개가 침을 흘리며 뒤좇아 오는 14주 였습니다. 역량 부족으로 한 번 물릴뻔 했지만, 가까스로 물리지 않고 여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 미친개가 없었다면 다크나이트를 베껴쓰고 시나리오 한편을 완성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 자신 합니다. 결국 글을 써서 내 보여야 나의 생각을 교정받을 수 있다 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꺼내어 정리하고 내 보이는 과정을 통해 쓰레기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렇기에 동기 수강생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그리고 심산 작가님 같은 전문가에게 비평을 받는 기회는 저에게 천금과 같은 소중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종강일 뒷풀이 때 해주신 조언들을 차분히 곱씹어 보았을 때. 글쓰는 일이 요리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남을 어떻게 즐겁게 할 것인지. 어떤 재료로 어떻게 가공을 해서 플레이팅을 할 것인지.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조리 방법을 배우는 것이 이론수업들이겠지요. 그래서인지 심산반에서 책에 있는 내용을 많이 배우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수강하고자 하는 상급반에선 아직 배우지 못한 어떤 조리 방법을 배울지 기대가 됩니다(엄◯우).
“재야의 작법 고수, 버거운 마초, 인자한 선생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 중 하나인 니키 미나즈의 명곡들을 들으며 리뷰를 써보고자 합니다. 작년 영화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내내 선생님 성함을 들었습니다(한 세 번 정도?). 연말에 시험에 떨어지고 나니 더 이상 듣고 싶은 수업이 없더라고요. 호기심 반 선택지가 없어서 반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듣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아 관둘까 고민도 했지만 어쨌거나 14주 수업을 마치고 나니 뿌듯합니다. 장편도요.
제가 느낀 선생님의 인상은 처음에는 재야의 작법 고수였고, 중간에는 버거운 마초(이 부분이 가장 깁니다), 마지막에는 인자(?)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아직도 뭐가 뭔지 잘은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쓰고 싶은 게 많고, 쓰면서 더욱 쓰고 싶어지는 걸 느낍니다. 그 말은 그래도 선생님 수업에서 뭔가를 배웠다는 뜻이겠죠.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 막연함을 덜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있을 자리도 찾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상급반 수업에는 좀 더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가고 싶습니다(홍◯민).
“좋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시나리오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 제가 시나리오의 ㅅ정도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훌륭한 강의를 잊지 못할 듯 합니다. 멋진 선생님과 멋진 동기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든 일도 아픈 일도 이겨내고 더 단단해져서 멋진 작품 쓸 수 있게 나아가겠습니다!(천◯윤).
“매주 울주에서 올라와 들었던 수업”
선생님!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둔한 제가 선생님의 높은 산을 못넘어서 죄송합니다. 시나리오를 처음의 각오와는 반대로 쓰지 못한게 안따깝지만 시나리오가 무엇인지는 알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한 훌륭하게 시나리오를 완성한 학우들의 글을 보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었습니다. 다들 앞날에 또 다른 영광이 함께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그날까지 저는 더 공부하겠습니다. 기초 글쓰기 공부를 더 할 것입니다. 기초가 안되어서 신기루가 있다는 것을 보기만 하지, 발을 담그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힘이 되어주신 선생님과 함께 공부한 친구들 건강하세요!! 선생님의 영화 명작 강독을 또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합니다(흉내까지 내시면서 열강을 요점만 꼭꼭 찍어서). 감사합니다(백◯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