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반 50기(2023년 5월-8월) 수강후기 발췌록
“영화 하려는 주변지인들에게 강력 추천중”
시나리오 작업은 제게 있어서 처음 접하는 세계 같았습니다. 대학교에서 영화전공을 하고 영화연출팀을 하며 막연하게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고 시나리오를 잘 쓰고 싶었습니다. 수업을 통해 그동안 답답했던 부분이 통쾌하게 뜷리는 순간도 많았고 매수업마다 이론과 사례들을 배우는 게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부끄러울 정도로 시나리오에 대해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베껴쓰기와 창작 시나리오 과제를 할 때는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제출을 하니 뿌듯했습니다.
심산스쿨 수업을 통해 시나리오작가와 영화감독의 현실에 대해 많이 듣기도 하고, 잘 쓰는 법도 들었지만 과제제출을 하니 선생님이 백번도 넘게 말하는 ‘일단 써라’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실용 시나리오 수업을 들어보지 않는 사람들,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의 현실이 궁금한 사람들, 시나리오 쓰는 게 어렵고 답답한 사람들과 써야지 생각만 하고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수업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학교 후배들, 연출팀 지인들에게는 모두 추천하고 싶으며,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강력 추천 중입니다(조◯래).
“첫 장편 시나리오를 본래의 규격에 맞춰써냈다”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시나리오 수업 중 가장 실질적인 작업론에 대한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기존에 영화현장 경험도 거의 없는 편이고, 애초에 전공이나 이전 경력들로 영화와의 유관성이 낮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개인적인 변화의 시기에서 우연히 글쓰기를 접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그나마 돈을 벌 가능성이 있는 글쓰기>가 시나리오라는 얘기를 들으며 이에 대해 접하게 되었었는데요. 이전까지 들었던 시나리오 수업은 구체적인 작업론을 알려주신다기 보다는 다소 추상적이거나 개괄적인 설명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던 것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까지 선생님들도 대체로 감각적으로 글을 써오셨지만, 이것을 구체적으로 타인에서 설명해서 알려주는 교육론은 또 다른 문제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이전까지의 수업들은 대체로 시나리오 접근법이나 방법론에 대해 여쭈어볼 때 선생님 스스로도 확신을 갖지 못하여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방식의 답변을 해주시는 경우가 많아 초심자로서는 이를 접근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심산선생님의 경우는 수업의 전제로 예술성은 가르쳐줄 수 있거나 남한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전제로 하여 상업적인 작법을 위한 플롯과 시나리오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셔서 수업의 목표와 과정이 굉장히 명료하고 정확한 점에서 수업을 따라가기 용이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초심자 수준의 준비생이 잘 쓰려고 무기한 시간을 미루고 미루어 쓰는 것보다 별로여도 빨리 한 번 써보고, 또 써보는 것을 강조해주셨는데 이러한 접근법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의 시나리오 수업에서는 저는 매번 시놉시스 단계까지만 제출하고 정작 매번 마지막 시나리오 제출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조금씩 써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고, 무언가 마음에 드는 것이 확실해졌을 때 써야한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애초에 스스로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이에 대해 달려드는 방식으로 글을 쓸 것을 권해주셨는데 그것이 한번에 체득이 되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의 퀄리티와 상관없이 첫 장편 시나리오를 본래의 규격에 맞춰써냈다는 점에서 놀라운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제가 그간 생각해야 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안다고 생각했지만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난 뒷풀이에서는 보통 영화판에 대한 이야기를 이모저모 해주셨는데 저처럼 영화판 인맥이라곤 1도 없는 사람에게는 유용하고 필요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다소 츤츤대는 성향이 있어 말을 삐뚤게 하면서 정작 학생이 시나리오를 제출하거나 과제를 열심히 해오면 기뻐하시는 양면적 모습을 보이는데, 선생님의 그러한 면모를 이해하시면 선생님의 츤츤거림에 대해서도 타격감이 아예 없으실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다소 마초적인 기질이 있긴 하지만 스스로 마초맨인 걸 객관적으로 지각한 마초맨이기 때문에 대놓고 그에 대해 뭐라 해도 금방 수용하는 편이라 그런 부분에서는 다소 편하게 말씀을 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 외로도 잔잔바리한 불만사항이나 태클 등을 걸어도 은근히 수용적이고 이를 즐기는 면모도 있으셔서 선생님께 너무 깍듯하게 예의를 차려서 사회생활하듯 하시지 않으셔도 괜찮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이따금 영화관련 수업에서 과도하게 가오를 잡고 학생들에게 인정자원을 착취하고 싶어하는, 정서적으로 사람의 피를 말리는 분들도 계신데, 선생님께서는 건강한 자아를 갖고 계셔서 크게 그런 면이 없으셔서 편하게 얘기하시면 되는 것 같습니다. 권위주의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면 빨리 알아들으시고, 그에 대해 크게 기분 나빠하시지 않으십니다. 사회생활도 힘든데 돈내고 듣는 수업에서도 치이는 것이 힘드셨던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실질적이고 명확한 가이드가 필요한 분들께도 권해드립니다(양◯연).
“상업영화의 작법과 구조를 깨우치다”
14주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정신없이 수업을 들었습니다. 다른 누군가의 시나리오는 많이 읽어봤었지만, 제 시나리오를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준 경험도, 진지하게 리뷰를 쓰는 경험도 처음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상식조차 없는 제가 다른 분들의 시나리오를 감히 평가해도 될까 걱정이 많았는데, 다들 넓은 아량으로 부족한 리뷰를 포용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상업영화는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편협한 생각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시나리오를 생업으로 삼기 위해선 돈벌이가 되어야 하는데, 혼자만의 오만함에 빠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업 덕분에 상업영화의 작법과 구조가 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 능력치가 많이 떨어지기에 항상 말을 아끼고 귀를 열려고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항상 먼저 물어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선생님과 수강생분들 덕분에 영화에 대한 많은 배경지식과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너무 많이 얻어먹었다는 죄송한 마음도 있고요(ㅋㅋㅠ). 시나리오를 넘어 영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를 하고 싶은데 뭐부터 시작해야 될지 몰라 방황하던 저같은 사람들을 발견하면 바로 추천하겠습니다(박◯희).
“매수업마다 나 자신을 반성하였다”
학교 교수님의 추천으로 수업을 수강하고 싶어서 몇 달 동안 개강하기만을 기다렸었는데 벌써 수강후기를 쓰게 되니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수강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매 수업마다 나 자신을 반성하였다'는 것입니다. 수강 하기 전의 저는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무서워하고 피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써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저로 변했습니다.
영화를 볼 때마다 앞으로 일을 하게 될 사람으로서 어떤 점에서 분석을 하면서 봐야하는지 항상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수업에서 3장구조, p.p, 좋은 이야기란, 캐릭터 특징 등을 배우고 난 후, 영화를 보고 분석할 때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보곤 합니다. 단순히 시나리오 쓰는 스킬 뿐만 아니라 영화를 어떻게 봐야하는 지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돈 주고도 얻을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수업시간이나 회식 때 많은 이야기들(영화 이야기, 일에 대한 이야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을 해주십니다. 단순히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 자신에게 꼭 필요한 말들이었기 때문에 저는 매번 스스로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제일 큰 메리트인 것 같습니다. 이런 말씀들을 듣고 가슴에 새길 수 있게 되어 매우 소중하다, 심산스쿨 수강하기 잘했다고 매번 생각합니다.
그리고 창작 시나리오를 객관적으로 리뷰해주시는 건 물론이지만 피칭 능력을 신경 써주시는 것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대학교에서도 피칭할 때 어떠한 점이 문제인지,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피칭 능력에서 어떠한 부분을 고쳐야할지, 어떻게 해야 좋은 피칭인지 배우게 되어서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다방면으로 제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수강생들 한 명 한 명 다 신경써주시고 저희 수강생들끼리 잘 뭉쳐서 반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잘 지도해주십니다. 선생님께서는 겉으로는 매우 시크한 것 같지만 알고보면 정말 귀여우십니다 ㅎㅎ 심산스쿨을 수강한 자로서 미래에 꼭 성공하여 자랑스러운 수강생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그럼 전 상급반 신청하러 가보겠습니다.... 쑝~ ~(양◯아).
“실용적인 측면과 상업영화에 통하는 현실적인 방안의 작법”
14주란 시간이 길기도 하지만 돌이겨보면 너무나 빨리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처음 수강을 들었을 때부터 기존에 들어봤던 스토리텔링, 또는 작법 수업과는 달리 실용적인 측면과 상업영화에 통하는 현실적인 방안의 작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략하게 브리핑해주셨던 선생님의 강연에서 이번 수업은 뭔가 다르단 걸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주어졌던 과제에 대해 최선을 다해 임하고 싶었던 욕망도 불러일으켰었죠.
[조커]를 필사하는 과정 속에서는 명작이라고 부를만한 작품이 어떻게 극을 이끌어가는지, 그리고 어떤 구조로 3장을 구축했는지 엿볼 수 있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이번 50기에서는 장편 창작 시나리오를 제출하지 못했지만 추후에 작성하는 데(현재 틈틈히 작업중이지만..) 많은 참고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포인트는 주인공의 ‘좋지 못한 일면’이 가져다주는 가능성이었습니다. 사실 [Story : 어떻게 시나리오를 쓸 것인가], [세이브 더 캣] 같은 유명한 작법서에도 모호하게 표현됐던 주인공의 캐릭터가 더 명확하게 와닿았던 표현인 것 같았습니다. 어떤 안타고니스트, 상황적 갈등, 불안함 등 보다 이 ‘좋지 못한 일면’이란 주인공의 내면이 갈등의 요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큰 트리거라는 점을 어렴풋이라도 배울 수 있게 되어, 앞으로의 작업 과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동기생분들의 창작 시나리오를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여타 시나리오 스터디 및 수업 등에서는 아무리 합평 시간을 가진다 하더라도 서로의 눈치를 보거나 최대한 듣기 좋은 말로 무마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 심산스쿨 수업에서는 해당 시나리오의 장단점을 후련하게 피드백을 나눌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 피드백 시간들을 가지면서 만약에 저도 장편을 제출할 수 있었다면 혼자서 끙끙 앓으며 시나리오를 쓰는 것보다 훨씬 발전적인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곤 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완고를 해서 의견들을 나눠보고 싶었네요.
수업의 연장이 되곤 했던 뒷풀이 시간에서 선생님의 썰들과 학우분들의 이야기들도 듣는 맛이 있어 계속 참여하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얘기 듣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막차 시간이 되기 전까지 의식도 못하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연출 전공이 아니다보니 맨땅에 헤딩으로 연출과 시나리오에 대한 수업들을 짬을 내서 듣거나 현장에 부딪히면서 깨지고 부서지는 과정 속에서 조금 매너리즘에 빠졌던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심산 50기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꽤나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은연중에 말씀해주셨던 꾸준하고 성실히 작업에 임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언질과 동기분들이 각자의 현생에 치이면서도 결국 하나의 완성된 초고를 제출했다는 사실이 저에겐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단편을 찍든지, 장편 시나리오를 하나씩 준비하든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최근에서야 다시 마음 먹었는데요. 앞으로도 안일하고 빈둥거리거나 머뭇거릴 때 50기에서의 시간을 다시 되새기겠습니다(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