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수 감독 [레드카펫] 개봉
각본 감독 박범수, 주연 윤계상 고준희
심산스쿨에서 [심산반][박헌수반][김대우반]을 두루 거친 박범수 동문이 드디어 장편상업영화를 개봉했습니다. 전해들은 말로는 2009년에 초고를 완성하고, 2011년에 영화사와 계약을 하고, 2013년에 완성하였는데, 1년간 ‘창고영화’로 묵혀두었다가, 바로 어제(2014년 10월 23일) 전국 스크린을 통하여 개봉하였습니다. 비록 난산이었지만 개봉성적은 썩 좋습니다. 현재 맥스무비 집계 영화예매순위가 당당 4위입니다. 시사회에서의 관객 반응도 무척 좋았고, 영화평론가 및 영화기자들의 평도 대체로 우호적입니다.
한국판 워킹타이틀 [레드카펫]
에로비디오 업계의 유명감독 박정우(윤계상)는 다혈질의 조감독 진환(오정세), 순진하게 에로배우를 흠모하는 촬영감독 준수(조달환), 한예종 출신의 막내 대윤(황찬성) 등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언젠가 자신이 쓴 시나리오 <사관과 간호사>로 상업영화 데뷔를 꿈꾼다. 그러던 중 잘못된 전세 계약으로 인해 졸지에 전세금을 날린 정은수(고준희)가 정우의 집으로 오게 된다. 그렇게 기묘한 동거가 계속되던 어느 날, 정우는 은수가 연예계에서 갑자기 사라진 왕년의 인기 아역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드카펫>은 워킹타이틀에서 만든 <노팅 힐>(1999)의 공공연한 변주다. ‘일반인’까지는 아니지만 상업영화계에서 천시하는 에로비디오 감독과 어느 날 갑자기 톱스타가 되어버린 유명 배우의 은밀한 로맨틱 코미디다. <노팅 힐>뿐만 아니라 <러브 액츄얼리>(2003)의 그 유명한 ‘종이 넘겨가며 대사 전달하기’ 장면도 패러디하며 노골적으로 한국판 워킹타이틀을 지향하는데, 이제껏 같은 꿈을 이루고자 했던 다른 한국영화들과 달리 생생하고 정감 있는 주변 캐릭터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대목은 실제 에로비디오 업계 출신인 박범수 감독의 체험이 진하게 녹아든 스토리 라인에 있다. 정우는 박찬욱 감독을 존경하지만 현실은 <올드보이>(2003)를 패러디해 ‘장도리 베드 신’을 연출하고, 제목만 살짝 바꾼 <싸보이지만 괜찮아>라는 차기작을 준비하는 식이다. 그처럼 비디오 업계와 상업영화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정우의 고달픈 처지는 시종일관 ‘웃픈’ 상황을 연출한다.
[씨네21] 주성철 기자
2014년 10월 22일
박범수 동문은 실제로 ‘에로비디오 업계 출신’입니다. 그가 심산반에 있을 때 제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에로 그거 괜찮아, 계속 하지 여긴 왜 왔어?” 박범수의 대답이 재미있어 지금도 기억납니다. “부모님들이 저 영화하는 거 아시는데 왜 한번도 안 보여주느냐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부모님들도 보실 수 있는 장편상업영화를 만들어보려고요(ㅋㅋㅋ).” 이제 드디어 박범수 감독이 부모님들을 극장으로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레드카펫]은 섹슈얼한 코드가 들어있긴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이고 15세 관람가를 받았으니까요. 동문여러분, 박범수 감독의 [레드카펫]에 많은 성원과 관람 부탁드립니다!
범수야 진심으로 축하한다!
개봉하느라 정신이 없지?
어제 박준호 PD가 연락을 줘서 알게됐다
영화는 극장 가서 볼께!
정신 없는 상황이 지나가고 나면 언제 술이나 마시러 와라!
네 와이프에게도 안부 전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