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와인반 동문회 [샤또몽벨] 전체 송년회
2014년 12월 17일(수) 밤 7시
[심산반 34기] 송년회
2014년 12월 18일(목) 수업종료 후
내혜전각반 동인 [전각무림] 전체 송년회
2014년 12월 22일(월) 밤 7시
화산회 송년회
2014년 12월 30일(화) 산행 이후
벌써 2014년이 저물어 갑니다. 세월이 쏜살같다더니 이건 뭐 “신년회 했나보다 하면 곧바로 송년회가 들이닥치는” 기분입니다. 캘린더를 들여다보니 그야말로 ‘하루 건너 송년회’입니다. 심산스쿨에서 제가 관여하고 있는 클래스의 송년회 소식을 종합해서 올립니다. 덜렁 송년회 소식만 올리기가 뭣하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럴듯한 글’이라도 뭐 없을까 뒤져보다가 올 가을에 제가 전각으로 새긴 시 한 수를 곁들입니다.
秋月三杯酒 추월삼배주
가을 달이 뜨면 술을 석잔 마시고
春風一首詩 춘풍일수시
봄 바람이 불면 시를 한 수 읊는다지만
可人招不得 가인초부득
그대를 (나 있는 곳으로) 불러올 수 없으니
誰與步施施 수여보이이
누구와 함께 걸으며 즐거워 하리오
김시습(1435-1493)이 쓴 <和秋江 화추강>이라는 시(전체는 4수로 되어 있습니다)의 제1수 중 5~8행입니다. 화(和)란 누군가의 시에 화답한다는 뜻입니다. 추강(秋江)은 남효온(1454-1492)의 호(號)입니다. 두 사람은 거의 20년에 가까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평생 동안 거의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김시습이 가장 사랑했던 후배가 바로 남효온일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화추강>은 그러므로 남효온이 김시습에게 시를 적어 보내자, 그의 시의 운(韻)을 따서 김시습이 화답한 시이겠지요.
아주 쉬운 한자들로만 쓰여진 단순한 시이지만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施자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듯 합니다. 보통 이 글자를 ‘베풀 시’로 읽지만 달리 읽을 때도 있습니다. 바로 ‘옮을 이’입니다. 뭐가 옮느냐? 웃음입니다. 거 왜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다가 누군가 웃음을 터뜨리면 괜히 덩달아 배가 아프도록 깔깔 웃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옮을 이를 두 자 겹쳐 쓰면 ‘이이’라고 읽는데, “깔깔거리는 모습 혹은 소리”를 뜻합니다. 그래서 위의 시의 맨 마지막 행은 ‘수여보이이’라고 읽어야 합니다. 또한 전각에서는 같은 한자가 연달아 두 번 나올 때, 한 자만 새기고, 그 아래 자그맣게 두 이(二)자를 새깁니다. 위의 전각작품이 저런 모습을 갖게 된 것은 그런 까닭입니다.
아무리 풍류도 좋지만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시를 지으면 무엇 한답니까? 맞장구 쳐줄 누군가가 있어야지요. 우리에겐 친구가 필요합니다. 마음을 툭 터놓고 깔깔대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가을 달이 떠도, 봄 바람이 불어도, 추운 겨울이 되어 한 해가 다 지나가도, 그저 외로울 따름입니다. 우리가 송년회라는 미명(?)하에 한 자리에 모여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드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다행히 ‘가인초부득’하지 않고 ‘가인초득’하니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한번 모여서 놀아봅시다.
[심산와인반 17기]는 오늘(2014년 12월 10일) 종강파티를 했습니다. 최근 우연히 발견한 서강대학교 정문 맞은 편의 [Heavenly Moments]에서였습니다(나름 괜찮았습니다). [심산와인반] 동문회 [샤또몽벨]의 전체 송년회를 2014년 12월 17일(수) 밤 7시에 심산스쿨에서 엽니다. 이날은 프랑스 국가공인 소믈리에인 진정훈 님이 직접 수입한 6개의 와인을 시음합니다. 시음와인과 음식(역시 와인반 동문인 임회선 양이 준비합니다)의 비용이 1인당 6만원입니다. 참석하실 분들은 아래에, 혹은 [샤또몽벨] 커뮤니티에 미리 의향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샤또몽벨] 송년회에는 매년 되풀이되는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에게 줄 선물 하나씩 가지고 오기”입니다. 혼자만 선물을 안 준비하면 꽤 뻘쭘(!)해진다는 사실 다 아시죠?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반가운 얼굴들과 신나는 건배(!)를 해보고 싶습니다.
[심산반 34기]의 송년회는 2014년 12월 18일(목) 수업종료 직후 심산스쿨에서 개최됩니다. 본래는 다른 장소로 1박 2일 엠티를 가려고 했으나, 날씨가 너무 춥고, 엠티장소의 대여료가 연말특수로 너무 비싸, 그냥 심산스쿨에서 열기로 했습니다. 심산스쿨 엠티의 고정 프로그램인 ‘마피아게임’을 하게 될 테니 잔뜩 기대하셔도 좋습니다(ㅋㅋㅋ). 배달음식을 시켜다 먹고,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은 편의점에서 사다가 마시는, 그러다가 필 받으면 근처의 노래방으로 옮겨가는, 한바탕 놀자판 송년회가 될 듯 합니다.
내혜전각반 동인모임인 [전각무림]의 송년회는 2014년 12월 22일(월) 밤 7시에 열립니다. 일단은 심산스쿨에서 모이고, 다 모이면 근처의 음식점으로 옮길 계획입니다. [전각무림]은 올해 참 다사다난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외부로부터, 일정한 충격이 있었고, 덕분에 하반기 내내 조금은 싱숭생숭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날 송년회를 통하여 동인들의 의견을 모아 내년도 [전각무림]의 나아갈 바를 정하는 중요한 날이 될 것입니다. 한번이라도 [내혜전각반] 수업을 들으신 분들은 모두 참석해주시기를 간절히 요청 드리는 바입니다.
심산스쿨의 여러 모임들 중에서 올해 내내 與步施施(여보이이, 함께 걸으며 즐거워 깔깔 웃다)한 모임을 하나만 꼽으라면 당연히 [화산회]일 것입니다. [화산회] 멤버들 중 일부는 내년 1월에 ‘네팔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을 떠납니다. 2014년 12월 30일(화)은 올해의 마지막 화요일입니다. 당연히 이날 송년산행을 합니다. 산행대상지는 아마도 북한산이 될 터이고, 산행뒷풀이는 아마도 ‘우이동 원석이네 식당’이 되겠지요. 상세한 산행공지는 그 즈음에 임박하여 [둘레올레] 커뮤니티를 통해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화산회] 멤버들께서는 일단 올해의 마지막 화요일을 비워두시라고 이렇게 미리 알려드립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월이 흘러갈수록, 김시습의 한시가 너무 좋아집니다. 김시습이 남효온을 그리며 쓴 위의 시도 참 좋습니다. 읽다보면 공연히 가슴 한 켠이 찡해집니다. 좋은 사람들, 그리운 사람들이 늘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들이 곁에 있어야 가을 달을 본 김에 술도 석잔 마시고, 봄 바람이 분 김에 시도 한편 짓지요.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좋은 사람들, 그리운 사람들과 술도 몇 잔 마시고 노래도 한 자락 뽑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연말연시 즐겁게 건강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맨위 화산회 송년회 날짜가 1월로 잘못되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