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어디에서건 태양은 떠오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심산스쿨의 홈페이지 개편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별로 달라진 게 안 보이시죠?(ㅋㅋㅋ). 그냥 심산이 직접 주재하는 워크숍([심산반]과 [심산상급반])을 제외한 여타의 워크숍 소개들을 없애고, 첫 번째 메인화면에 보다 많은 사진들을 올리는 선에서 끝냈습니다. 예전의 워크숍 소개 스크롤을 없애니까 메인화면의 맨 위에 올라오는 사진(저와 홈피 관리자는 그것을 '대문사진'이라고 부릅니다)의 폭이 더욱 넓어졌습니다. 그 폭에 맞추어 사진을 올리려니 올릴 수 있는 사진의 수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뭐 어차피 앞으로 ‘대문사진’의 교체 폭이 그다지 넓지 않을 테니까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대문사진’ 중 맨 처음에 뜨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의 일출사진을 꽤나 마음에 들어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저기가 어디에요?”“언제 어디서 찍은 사진이에요?”라고 문자 혹은 카톡으로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근데 이 인간들은 왜 이런 걸 꼭 SNS로 물어보는 거야? 홈페이지의 어딘가에 글을 올리면 될 거구만!). 그래서, 2015년의 마지막 날에, 이 글을 올립니다. 저기는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인도양 방면 해변입니다. 제가 2010년에 아프리카로 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남아공에서는 두 개의 대양(ocean)이 만납니다. 바로 인도양과 대서양이지요. 그래서 남아공의 유명한 와인들 중에는 ‘Two Oceans(두 개의 대양)’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사진은 남아공의 인도양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풍경입니다. 참 멋지지요? 우리는 대한민국이 정중앙에 오는 세계지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지도를 보는 나라는,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전세계에 몇 안 됩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는 세계지도에는 아프리카 대륙이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의 세 개의 수도(이 나라에는 수도가 셋입니다) 중 케이프타운이 국제 컨퍼런스의 중심이 되는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내친 김에 다른 곳의 일출 사진도 하나 더 올려드리지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일출사진이 아니라 ‘일출을 그린 회화’의 사진입니다.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알프스의 화가’는, 가브리엘 로페(Gabriel Loppé, 1825~1913)입니다. 알피니즘이 유럽에서 ‘시대의 대세’로 자리 잡아가던 시절, 레슬리 스티븐(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의 자일파티 겸 화가로 유명했던 인물이지요. 아래의 사진은 그가 그린 [그랑드 조라스의 일출}(1862~1872)이라는 유화입니다.
가브리엘 로페의 놀라운 점은 화가이기 이전에 산악인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그림을 자신의 집 안 화실에서 그린 것이 아니라 바로 저기, 그랑드 조라스의 정상에서 그렸습니다. 사진예술이 아직 자리를 잡기 이전, 그의 알프스 회화는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당연히 그렇지 않겠습니까? 일반인들은 오를 엄두도 못 내던 알프스 연봉들의 정상까지 캔버스와 물감 그리고 붓과 이젤을 들고 올라가 저 황홀한 알프스의 풍경을 사실적인 화폭에 담아냈다니!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온 2016년의 새해를 맞아 남아공의 일출사진과 알프스의 일출회화를 새로 개편된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새삼 너무 당연한 명제를 되뇌입니다. “지구촌의 어디에서건 태양은 떠오릅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verybody, Happy New Year!""Cheers!"
카톡이나 문자로 새해 인사말을 건네온 친구들에게
위의 일러스트를 보내줬더니 매우 멋지다는 반응도 있지만
간혹 "에이 이건 너무 사기다..."하는 반응도...ㅋㅋㅋ
예전에 [무비위크]에 '심산의 와인예찬'을 연재할 때
일러스트를 맡은 이은 작가(역시 심산스쿨 동문이다)가 그려준 건데
이 꼭지가 '휴먼원정대'의 뒷이야기를 담은
[히말라야의 디오니소스 축제-남체의 모든 와인]이었다
내가 보기엔 나랑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사진에 가까울만큼 사실적인데...
남들 보는 눈에는 안 그런가 보지...?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