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6-12-20 22: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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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크리스마스 앤 해피 뉴 이어!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고 근하신년하소서

 

이 끔찍했던 병신년도 이제 열흘 남짓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오는데, 그래서 뭐라고 인사말이라도 남겨야 할듯 한데, 도무지 할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과연 새해가 시작되면 이 모든 치욕과 고통이 사라질까요? 그럴 리가 없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성탄절은 다가오고 새해도 다가오는데...하고 있다가 윤종신의 [그래도 크리스마스] 뮤직비디오를 보고 잠깐 웃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다들 보셨지요?

 

윤종신 [그래도 크리스마스] 뮤직비디오 바로보기

http://yoonjongshin.com/archives/2595

 

솔직히 저는 윤종신을 단 한번도 좋아해본 적이 없습니다(윤종신씨, 죄송합니다!). 노래도 그저 그래요. 하지만 이 뮤직비디오는 참 좋군요. 잘 만들어진 한편의 애니메이션 단편영화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는 하나의 축제입니다. 기독교와 예수의 부활을 믿건 안믿건 상관 없습니다. 그저 연말연시의 들뜬 기분을 다함께 만끽하는 거지요. 여러분들 모두의 성탄절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새로운 삶이 우리 앞에 펼쳐지기를 기원합니다. 부정부패로 제 풀에 무너져 내리는 나라가 아니라 정의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꿈을 위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그런 정부가 들어서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가능하다면 내년 416, 온 국민이 새 정부와 함께 광장에 나와, 세월호와 함께 수장된 아이들을 위하여, 참회와 속죄와 극락왕생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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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모두 성탄절 즐거이 보내시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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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6.12.20 23:01

작금의 사태에 대한 김명인(문학평론가, 인하대교수)의 페이스북 글입니다

2016년 12월 18일


기껏해야 한갓 책상물림의 헛된 바람에 불과하겠지만, 예기치 못하게 잠시 열린 한국 기득권체제의 파열구에 백만 시민의 힘을 모아 겨우 쐐기를 박아넣는 데 성공한 형국인 이 '11월 사태'가 '혁명'의 이름을 얻으려면 이 사태의 흐름 속에서 차제에 결국 유사민주주의체제임이 판명난 87년체제와 한국자본주의의 자생력을 소진시키고 민중의 삶을 한계 이하로 몰아넣은 98년체제의 동시적 극복이라는 전망이 보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말로 해서 정치 경제 양면에서 공히 불가역적인 민주주의의 토대를 구축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전망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힘이다. 과연 이 기적같이 찾아온 2016년 가을의 기회가 어느 만큼의 지속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과 축출과 대선에서의 야당의 승리로는 혁명을 논할 깜냥도 되지 않는다. 그것으로는 87년체제와 98년체제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한다. 혁명을 말하려면 적어도 냉전적 분단체제...와 야만적 신자유주의 체제에 이중으로 기생하면서 강철의 기득권체제를 구축해 온 이른바 '대한민국 건국주체세력'과 재벌세력의 지배력을 결정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수준까지는 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보수야당에게 맡긴다? 개가 웃을 일이다. 대선 승리를 야당에게 헌납하고 손을 터는 것은 사실은 또 다시 반복하는 피눈물나는 패배에 다름 아니다. 물론 그조차 못한다면 그것은 패배를 넘는 파국이라 하겠지만, 보수야당의 대선 승리와 보수-극우 전선의 회귀로 귀결시키기엔 이 모처럼의 혁명적 열기가 너무 아깝다. 하지만 그런 패배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경험상 혁명적 정세에서 이른바 '주체역량'을 가늠하는 일처럼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다. 매주 광화문 가두를 메우고 나서는 저 백만시민의 기세는 경이롭고 감동적이지만 그들은 과연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보수야당의 뻔한 개량주의와 가두시민의 아나키라는 두 개의 선택지 외엔 다른 경로가 딱히 보이지 않는 이 불모적 정치현실에서 그 예측이란 게 마치 뜬구름 잡는 일과 같아서 참으로 옹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87년 항쟁이 신자유주의 초기의 호황과 '직선제 개헌=민주화'라는 소시민적 환상에 의해 혁명적 동력을 급격히 상실했다면 이 '11월사태'는 더 이상 그런 환상에 의해 훼손될 일은 없으리라는 점에서 그때보다는 폭발력도 지속가능성도 더 클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보수야당의 승리를 민중의 승리로 착각할 정도로 오늘 우리 시민들이 어수룩하지도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노신이 말했다. "희망은 본디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고, "그저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 길이 되는 것"이라고. 과연 그뿐일까? 젊은날의 그 무모한 확신과 과감한 직진의 기개를 더 이상 갖지 못하는 일개 노병(?)으로서 코끼리의 한 지체를 쓰다듬어 코끼리의 전모를 밝혀야 하는 군맹의 일인이 되어 그저 이렇게 책상 앞에서 마음의 애만 쓸 뿐이다.


12월 19일에는 약간은 가벼운(?) 글을 썼군요?ㅎ


알고 보니 "변기강박증"이란다. 수사도 탄핵도 한사코 거부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잘못하면 감옥에 가게 생겼는데 감옥엔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혹시 감옥 독방에 새 변기를 설치해 줄 테니 걱정 말라고 하면 일찍 사임하고 벌을 달게 받을른지도 모르겠다.

유신 말기에 감옥으로 향하던 행렬 중에 하반신 장애가 있던 한 선배가 생각난다. 그 몸으로 원래의 형량인 2년을 사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옥중투쟁을 하다가 2년인가를 추가로 살았다.

반면에 그 안에서 미쳐버린 사람들도 여럿이다. 아니 십 년 이십 년을 넘어 평생을 살다 죽어서 나온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처형 당한 사람들은 빼놓고도 말이다. 모두 박의 아비 정희가 지배하던 시대의 일이다.

아비가 한 일을 대신 갚으란 게 아니다. 그러면 연좌제가 된다. 제 아비 때문에 그 많은 멀쩡한 사람들이, 아니 말쩡한 게 아니라 너무 착하고 맑아 차마 타인의 고통을 눈뜨고 볼 수 없어 "이건 아니다"라는 말을 한 죄밖에 없는 사람들이 죽고 갇히고 병드는 동안 기름진 음식에 고운 옷에 '깨끗한 변기'에 둘러싸여 공주 노릇을 해 온 자기 자신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볼 기회를 가져보라는 것이다.

천하의 최순실도 지금 감옥에서 내복이며 비누며 샴푸 같은 것들 사서 쓰고 프라다는커녕 관급품 운동화 같은 것 신고 살고 있다. 암 선고를 받은 안종범이도 장기적으로 먹을 약 처방 받아가면서 감옥을 지키고 있다.

죽으라는 것도 미치라는 것도 아니다. 이번 기회에 그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주놀음'으로 살아온 박제된 인생에서 벗어나 그저 한 사람의 보통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옥에 가면 처음엔 좀 힘들겠지만 곧 사람살이의 누추함에 익숙해지게 된다. 그리고 변기 따위는 인생에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도 금방 알게 된다. 그러면 최소한 '변기공주'로 인생을 마치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헌재도 특검도 광장의 시민들도 모두 힘을 모아 그대의 갱생을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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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6.12.20 23:09

이번 성탄절 최고의 선물은 아마도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는

8시간 49분 짜리 필리버스터 다큐멘터리 [세월엑스]가 아닐까?


성탄절에 유튜브를 통해서 공개한다고 하니...기대가 된다!


https://twitter.com/zaro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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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6.12.27 20:51

끝까지 가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특검의 질주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파죽의 기세로 여러 개의 표적을 향해 거침없이 직진중이다. 오늘은‘법비’, ‘법꾸라지’ 김기춘네 집까지 압수수색했다고 한다.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죄만 인정되어 설사 집행유예로 금방 풀려난다고 해도, 그 자가 수의를 입는 모습은 꼭 봤으면 하는데 어쩌면 그게 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이 기세대로라면 이번 특검이 어쩌면 헌정 사상 가장 강력한 특검이 되지 않을까?


이번 특검의 강력함은 말할 것도 없이 촛불 민심 위에 기호지세로 올라탔다는 데서 기인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민심이 아무리 강력해도 정치권력의 힘이 살아있다면 먼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그쪽이다. 그런데 지금은 특검의 활동을 견제하거나 간섭할만한 어떤 정치권력도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권력 진공의 시기이다. 위임된 권력인 박근혜정권은 지금 목하 해체...중이며, 그 대신으로 눈치를 볼만한 어떤 강자도 아직 떠오르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특검은 그 자체가 곧 최고의 위임된 권력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정사상 가장 강력한 성과를 내는 특검의 탄생을 기대하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또 하나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폭주’하는 부문이 있다. 언론이다. 굳이 JTBC나 한겨레, 경향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매일매일 신문을 보거나 TV를 켜면 정치권력을 둘러싼 온갖 추문들과 그 생산구조에 관한 놀랄만한 새 소식들을 접하게 된다. 탄핵 이후 대선과 관련된 이해관계의 작동으로 일부 보수언론들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기는 하더라도 적어도 박근혜정권의 부패와 무능에 관해서는, 즉 ‘물에 빠진 개’에 대한 몰매질에 있어서는 모든 언론이 사생결단으로 보도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검과 언론, 거기에 국회의 청문회로부터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정치권력의 온갖 부정적 속성과 행태에 관한 엄청난 정보를 마음껏 얻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급격히 정치적으로 교육받고 성장하고 있다. 이것이 이 탄핵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권력과 언론의 사술에 의해 집단적으로 치매상태를 강요받아오던 가장 낮은 정치의식 상태의 국민들조차 이제는 권력의 민낯에 관해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매우 특수한 사례이기는 하지만, 매일매일 밝혀지는 권력 내부의 온갖 부정과 비리의 메카니즘에 관한 매우 상세한 사실들은 국민 일반에게 부패권력 혹은 권력부패의 보편적 속성에 관한 획기적인 교육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그 전에는 그저 심증뿐이던 권력부패, 부패권력의 양상이 지금은 하나하나 물증과 함께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포는 무지에서 온다. 이런 학습을 거쳐 권력의 본질을 알게 된 시민들은 더 이상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바로 민주주의가 아래로부터 제대로 숙성하는 순간이다.


진보주의자 에밀 졸라가 아니라 왕당파 발자끄와 위선적 자유주의자 스땅달이 문학사상 위대한 리얼리즘의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발자끄와 스땅달이 졸라보다 더 위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살던 1830년대 전후가 바로 프랑스 혁명의 지속 과정에서 몰락했지만 여전히 과거로 돌아가고자 호시탐탐인 귀족 및 왕당파와 목하 권력 독점을 노리고 있는 대부르주아 세력과 혁명의 과실을 대부르주아에게 다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소부르주아 및 프롤레타리아 등 세 개의 사회세력이 솥발처럼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그 어느 쪽으로도 권력이 집중되지 않는 시기, 즉 절대권력 부재의 시기로서 모든 인민들의 사회의식과 정치감각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 시기가 바로 위대한 산문의 시대, 리얼리즘이 승리한 시대였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2년 전만 해도, 그때는 시의 시대였다. 너무나 거대한 비극이 벌어졌지만 그 어떤 산문적(인과적) 이해도 불가능해 비탄과 분노의 시적 분출만이 앞섰던 시대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반이 넘어선 이제는 그 비탄과 분노의 원인이 하나하나 명백한 인과의 사슬 속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세월호 참사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도 머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짧은 시기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지적, 정서적 내면 속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 끝이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가올 대선에서 그칠지, 그 너머까지 더 나아가게 될지. 하지만 지금 우리가 위대한 민주주의의 리얼리즘 서사를 쓰고 있는 중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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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6.12.27 20:53

위의 글은 김명인 교수의 12월 27일 페북글입니다


나 원 참...이렇게 명인이형 글을 내 멋대로 도용했으니...

내년 초에는 이 핑계로 술이나 한잔 사야겠다!


형, 내년 초에 봐요!

남일이형 준만이형 재현이형 등 외대 3총사들과 함께...

연락 드릴께요, 해피 뉴이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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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님

2016.12.27 23:05
공감합니다.
새해에도 지치지 않고 위대한 민주주의의 리얼리즘 서사 쓰기가 계속 되어지기를 촛불로 기원합니다. 

해피 뉴 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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