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 봉원사의 영산재를 아십니까?
봉원사 영산재 2017년 6월 6일(화) 현충일 아침 10시부터
영산재 전야제 2017년 6월 4일(일) 오후 5시부터
저는 삼척 심씨 집안의 아들이지만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한성고등학교에 입학하던 1977년부터 줄곧 신촌을 지키고 있습니다. 올해로 무려 40년이 되었으니 ‘신촌 토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합니다. 신촌 제일의 산을 꼽으라면 당연히 안산(=길마재=안현=무악산=모악산=기봉=기산=봉화뚝=봉우재=봉우뚝)입니다. 그리고 안산에는 천년고찰 봉원사가 있습니다. 봉원사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한국산서회와 함께 하는 인문산행(3)-안산의 봉원사와 봉수대’에 간략히 기술해 놓았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태고종의 총본산으로 꼽히는 봉원사에서 가장 자랑할만한 행사가 ‘영산재’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불교의 영산재란 ‘부다가 영취산에서 중생들을 모아놓고 법화경을 설파하는 모습을 재현한 불교의식’을 말합니다. 불교의 의식들 중 가장 장엄하여 흔히들 ‘천주교의 장엄미사’에 비견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교의 영산재가 천주교의 장엄미사보다 훨씬 더 길고 짜임새 있는데, 모든 과정을 제대로 행하자면 대략 3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신촌 봉원사의 영산재는 1973년 11월 5일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었고,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 예술적 종교적 가치를 공인받고 있는 셈입니다. 올해의 영산재가 2017년 6월 6일(화) 현충일 아침 10시부터 거행됩니다. 3일 동안 진행되어야 할 내용을 하루에 줄여 오후 6시나 되어야 끝납니다. 매우 긴 시간이지만 그 정도의 시간은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퍼포먼스(!)입니다.
올해에는 영산재 본행사에 앞서 일종의 전야제(?) 같은 행사도 치룹니다. 영산재 문화한마당은 2017년 6월 4일(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진행됩니다. 다양한 장르의 무형문화재 시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나름 볼만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원합니다. 여기서 잠깐! 혹시 제가 봉원사와 관련이 있냐고요? 전혀 없습니다(ㅎㅎㅎ)! 다만, 대학 재학시절, 집도 절도 없이 떠돌다가 봉원사 아래 사하촌에서 한 겨울을 보냈던 인연이 전부(!)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행사를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드뭅니다. 이 고맙고 희귀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