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안 알프스의 숨은 보석 슬로베니아
심산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여행
2017년 6월 14일(수)~28일(수)
알프스는 4,000미터 이상의 고봉 58개와 수많은 빙하를 거느리며 장장 1,200킬로미터를 굽이굽이 펼쳐나간 거대한 산맥입니다. 지구생성론 중 판구조론에 따르면 이탈리아(라는 섬)가 유라시아 대륙과 부딪치며 솟아난 것인데, 그 동쪽 끝은 슬로베니아(의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이고 그 서쪽 끝은 프랑스(의 니스)입니다. 동부 알프스 안에는 다시 바바이라 알프스(인스부르크와 티롤 지역), 잘츠부르크 알프스, 돌로미테(치베타와 마몰리타 지역), 그리고 율리안 알프스(슬로베니아)가 있습니다.
얼마 전 약 보름 일정으로 율리안 알프스에 다녀왔습니다. 율리안 알프스는 이태리 북동부(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와 슬로베니아 북서부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데, 이태리 북동부가 곧 돌로미테 지역이며 이미 수 차례 다녀온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로 슬로베니아에 집중하여 트레킹과 여행을 즐기고 왔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연방’에 소속되어 있다가 1991년에 독립한 신생국입니다. 티토가 이끌었던 유고연방은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미제국주의와 공산주의로 대표되는 소련제국주의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기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사회주의 노선을 걸었던 이른바 ‘제3세계 비동맹국가’의 대표주자였습니다. 슬로베니아에서 뜻밖에도 ‘아름다운 사회주의의 잔향(殘香)’을 음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리라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슬로베니아의 자연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매우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들은 온화하고 겸허했으며 대단히 환경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나라에서 몇 개의 계절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여행의 막바지에는 잠깐 크로아티아에 들렀습니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 찍은 사진들을 몇 장 올립니다. 무더운 여름과 장마의 나날들에 잠깐 안구정화라도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