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01-07 14: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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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첫번째 주말 심산스쿨의 힘찬 출발
새로 개강한 [명로진인디반]과 [조중걸예술사]

[img1]

2007년의 첫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심산스쿨도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1월 2일 화요일에는 [심산반 17기]의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더욱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글 쓰는 자세’ 자체에 대하여 끝(!)까지 가보았습니다. 1월 3일 수요일에는 [심산와인반 1기]의 수업이 있었습니다. 이 날은 프랑스 와인의 등급체계에 대하여 심도 깊게 파고 들었습니다. 1월 4일 목요일에는 [박헌수반 1기]의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수강생들이 제출한 시나리오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1월 5일 금요일에 예정되어 있던 [김대우반 2기]의 워크숍은 김대우 선생님의 건강 문제로 휴강했습니다. 빠른 쾌차를 기원합니다. 대신, 김대우반 2기 수강생들은 강남에서 ‘고추튀김 맥주번개’를 치뤘는데 몹시도 즐거웠던 모양입니다. 휴강을 해도 즐겁다니 이것 참 뭐라 해야할지...^^

[img2]

1월 6일은 2007년의 첫번째 주말이었습니다. 이날 심산스쿨에서는 두 과목의 새로운 강좌가 문을 열었습니다. [명로진 인디라이터반 1기]는 오전 11시에 개강하였습니다. 새로 시작되는 워크숍인데도 스무 명 가량의 수강생들이 모여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아마도 명로진 선생님의 명망 때문이겠지요. 제가 본의 아니게 수업을 도강(청강이 아니라 도강입니다)하게 되었는데, 무엇보다도 명로진 선생님에게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명로진 선생님은 12주로 계획된 워크숍의 강의노트를 이미 작성한 다음 그것을 책으로 제본하여 수강생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 강의노트를 한번 훑어보니 [명로진 인디반]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는듯 했습니다. 너무도 자상하고, 실용적이며, 확고한 지향점을 갖춘 내용이었으니까요. 저는 확신합니다. 앞으로 [명로진 인디반]이 심산스쿨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강의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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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선생님이 열강을 펼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명배우이자 명MC가 명강사로 변신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긴 뭐 명로진 선생님은 성 자체가 명씨라 뭘해도 앞에 ‘명’자가 붙을 수밖에 없지요...^^...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강의실 안에서는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았습니다. 때마침 창 밖에는 올해의 첫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 멋진 주말 오전, 근사한 데이트 약속 따위도 나몰라라 하고, 저희 심산스쿨에 모여 앉아 ‘인디펜던트 라이터’가 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명로진 선생님은 강의가 끝난 다음 수강생 모두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했는데, 아마도 이 자리가 길게 지속된 것 같습니다. 뒤 이어 열린 [조중걸 예술사]의 강의가 끝난 저녁 무렵까지도 기분 좋게 취한 얼굴로 심산스쿨로 올라와 자신의 외투를 챙겨가는 모습이 목격(!)되었으니까요. 어찌되었건 멋진 출발이었습니다. [명로진 인디반]의 힘찬 출발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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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가 되기 직전 심산스쿨은 역대 최대인원들이 모여들어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조중걸 예술사]의 수강생들이 몰려든 것입니다. 저희 심산스쿨에 비치되어 있는 책상과 의자는 모두 52명분인데, 이날은 따로 6개의 의자를 더 들여놓아야만 했습니다. 저로서는 너무 협소한 강의실 사정 때문에 오신 분들 모두에게 송구스러웠는데, 그분들은 단지 [조중걸 예술사]를 들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얼굴 가득 미소와 기대감을 머금고 계셨습니다. 곧바로 시작된 [조중걸 예술사]는...무어라 형언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러길래 진작에 공부 좀 해놓지 이 인간아...”하는 자책감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조중걸 선생님은 저같이 몽매한 중생(!)들을 위하여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강의하려 무진 애를 쓰셨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인수분해니 허수니 함수니 하는 수학개념들을 다시 되새겨보기도 하고, 선험적 진리와 경험적 진리의 차별성을 곱씹어보기도 하고...뭐 여하튼 굳어있던 뇌세포가 경련을 일으킬 만큼 즐거운 지적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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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을 통해서 여러번 밝힌 바 있습니다만, 저는 심산스쿨에서 [조중걸 예술사]의 오프라인 강의가 개최된다는 사실 자체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중걸 예술사] 덕분에 심산스쿨의 이미지가 한껏 고양된 느낌입니다.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강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보고 있자니 도대체 요즘 학계에서 떠들어대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게 어느 나라의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미리 충분히 경고한 바 그대로 [조중걸 예술사]는 결코 ‘말랑말랑하고 듣기 좋은’ 수업은 아닙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과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좋은 예술작품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철학적 이해와 지속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도 명확한 사실입니다. 이제 [조중걸 예술사]는 기나긴 항해의 닻을 올렸습니다. 조중걸 선생님을 선장으로 모시고 출발한 이 배가 1년 동안 항해할 대양의 지도를 보니 여전히 마음이 설렙니다. 멋진 출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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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덧붙여 사족 하나. [조중걸 예술사] 첫강의의 질의 응답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째서 그가 “커뮤니티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것을 만들게 되면, 수강생들은 엄청난 질문들을 쏟아낼 것이고, 그 질문들의 지적 수준 역시 천차만별일 터인데, 거기에 일일이 답변을 제시한다는 것은 너무도 끔찍한 노역(!)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다시 한번 확실히 밝혀두건대, [조중걸 예술사]는 별도의 커뮤니티를 만들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다음 주 토요일이 기대되는 건 아닐런지요? 2007년 새해 첫주에 만나 뵙게된 여러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올해 저희 심산스쿨과 더불어 여러분 모두 다양한 예술적 지적 성취를 이루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댓글 '18'

박주연

2007.01.07 16:11
와우~ 멋진 우리 학교... 드디어 담달이면 개교 1주년이네요. !
참.. 김대우반 수강생들은 휴강을 전혀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고추튀김 맥주번개도 김샘의 빠른 쾌유와 수업을 못듣는 아쉬움때문에 뭉쳤거든요 !
즐겁고 유쾌하고 공부도 잘되는(?) 우리 학교에 많이들 오세요~ ^^

조숙위

2007.01.08 02:16
심산 선생님께서 와인 수업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 않으셨는데^^,
와인 강좌 역시, 1기로 듣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기 쉽게, 그러나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핵심을 쏙~쏙~ 뽑아주시는 심샘 특유의 강의는 말할 것도 없고,
매주, 같은 반 동료들을 위해 따뜻한 음식을 공수해오시는 동기분과,
또 시간대에 맞추어 배달되는 와인에 어울리는 안주들(음식을 준비해주시는 분의 마음씀씀이에
매번 놀라고 있지요), 커리큘럼에 맞게 선생님이 준비해두신 와인들의 시음,
그리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챙겨가는 와인과 음식들로,
매주 저희 반은 배도, 머리도 부르게 채우는 그런 멋진 클래스입니다.
또 와인을 알게 되면서 제가 좋아해왔던 영화와 해외 드라마의 내용이 전혀
새로워 보인다는 것도 큰 매력이죠.
서양 문화의 이해에는 와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명로진 선생님의 수업과, 조중걸 선생님의 수업도 정말 해피~했습니다^^.
심산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미리 꼼꼼하게 준비해주신 명 선생님의 강의안 및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 그리고 아침을 거르고 왔을까 봐 머핀과 쿠키까지 준비해주셨던 따뜻함~ 다 감동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선생님, 너무 재미있으셔요.

조중걸 선생님의 첫 수업은, 뭐랄까.
올 한 해, 이것 참 대단한 해가 되겠다는 예감과 함께 머리 속 여기저기서 갈라지고 터지는 소리가~.
덕분에 올봄 계획해두고 있던 저의 첫 장기 유럽여행을 접어야할 것 같아 좀 난감합니다^^;;.

이진숙

2007.01.07 19:29
예술사수업이요, 저한테는 뇌세포의 경련..정도가 아니었어요.
머릿속에서 소리가 막 나더라구요. 노트북이 심하게 부하걸릴 때 나는 소리요. 위잉~ 윙~
수업이 끝날 때쯤엔 머리통이 너무 뜨거워서 감당이 안될 지경이었습니다.
학생은 선생님의 고차원에 좌절하고, 선생님은 학생의 저차원에 좌절하고.
앞으로 더 많은 좌절이 오가다보면 접점이 찾아지려나...요? 찾아져야 할텐데...ㅎㅎㅎ
첫 수업을 마치고 나니, 목표가 간단해집니다.
고급예술에의 접근? 언감생심이구요, "문맹탈출"입니다.
제가 문맹이었더라구요,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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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01.08 00:03
와인반, 점점 나아지고 있다...점점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고 있는 중이다...^^
하하하 문맹...이라! 어느 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예술사 수업을 제대로 알아듣는 가장 중요한 관건은 '철학적 교양 혹은 훈련'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에 너무 약하다...
어찌되었건 문맹 타파(!)가 시작되었으니 곧 계몽의 시대(?)가 오겠지...^^

권귀옥

2007.01.08 06:14
뜻하지 않은 변수때문에 조중걸선생님의 강의를 듣지 못하게 되서 너무 아쉽습니다.ㅠㅠ
출간하시면 지면을 통해서 만나는 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아요.

홍주현

2007.01.08 10:48
저와 제 친구도 조중걸 예술사가 끝난 후 술 잔을 기울이며 우리가 대학을 왜 다녔는지부터 시작해 앞으로의 수업을 준비하는 다짐까지 머리와 가슴에 큰 자극이 되어 열렬히 대화를 나누었더랬습니다. 자신의 무식을 탄식할 수 밖에 없었던 술 잔들이였습니다.

조성은

2007.01.08 10:56
심산스쿨에서하는수업이면뭐든다듣고싶어요.

김현성

2007.01.08 14:41
심산스쿨의 힘찬 출발에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니라는 호주 격언을 나누며 축하를 보냅니다.

김영희

2007.01.08 14:51
조중걸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저는 '현대인'이 아니었더군요.^^;;;
올 한해의 목표, '현대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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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01.08 15:09
자신의 지적 수준에 비해 강의가 지나치게 어렵다고 느껴지시는 분은 수강철회하시면 됩니다
48시간 이내, 그러니까 오늘 월요일(1월 8일)까지 수강철회 의사를 밝혀주시면 전액 환불해 드립니다
사실은...누군가가 수강철회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계시는 대기자분들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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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범

2007.01.09 00:25
기본 교양을 쌓고 듣기 위해 아껴두고 있는 수업. ㅎㅎ.
내년에도 하는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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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01.09 00:34
야 상범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그런 얘기 하면 곤란하지...
내년에도 같은 내용의 수업을 할지는...현재로서는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야...
내가 이야기했잖아, 전무후무한 기회일 가능성이 많다구...^^

최은영

2007.01.09 14:13
조중걸예술사 - 뇌에 폭풍이 인다 brain storming을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와인반 - 와인의 세계가 무궁무진하고 더우기 매력적이라는 걸 점점 더 느끼고 있습니다. 빠져들 것만 같은 예감.

공자는 40이 불혹이라지만 아무래도 메요불혹이 될것만 같습니다. '혹하지 않는 곳이 없다'
이 세상에는 제가 몰랐던 매력적인 것들이 너무 많네요.

김영희

2007.01.09 14:47
지난 조중걸 선생님 수업의 아쉬운 점 하나.
질문들이 너무 많다 보니^^ 수업의 맥이 자꾸 끊기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선생님 '말씀'을 더 듣고 흐름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질문은 강의가 다 끝난 뒤 받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질문들을 다 수렴하면서 진행하는 수업 방식은 수강 인원이 많으니 좀 곤란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커뮤니티가 없으니 수강생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고 하니
다른 수강생들은 어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께서 조중걸 선생님께 한 번 여쭤봐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선생님 쓰신 표현대로 모든 토요일을 반납해야 하지만
두 달에 7번 강의로 알고 있습니다.
강의가 없는 토요일이 언제가 될 지 두 달의 첫 강의 날 미리 공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날은 그야말로 황금같은 휴일이 될 터이니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울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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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01.10 14:43
오케이, 영희! 그렇게 건의하도록 할께...
1-2월달에는 빨간 토요일(설연휴 2월 17일)을 제외하면 정확히 7번의 토요일이 있으니까 휴강 없어!
3-4월달에는 시작할 때 알려주도록 할께...^^

임석희

2007.01.10 16:56
"우리 시대에 과학은 죽었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있지만,
그게 어떤 느낌인지 이번 강의에서 확실히 알았습니다.
과학기술종사자이다 보니... 적잖은 충격으로 멍! 해졌어요.
하지만, 년말즈음엔 나름대로의 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기대해 봅니다.
정답이 아닌... "근사치"면... 성공한 거죠? ^^*
다음주에 뵐께요.

위에 정정... "확실히" ->조금 더

강상훈

2007.01.10 17:38
위에 글 쓰신 분, '조금 더' 로 고치시는 조심스런 태도가 인상깊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멋진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저도 기쁩니다. 하나 알려드릴려구요. 예술의 전당에서 발간하는 월간 정보지 <예술의 전당>에 조중걸 선생님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인문학과 함께 하는 시간 기행>이란 제목으로 구석기 회화를 다루고 있네요. www.sac.or.kr 들어가서 맨 왼쪽 위에 잡지표지를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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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01.10 17:57
조선생님의 예술의 전당 기고문은...1-2월 강의가 끝난 다음 이곳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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