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10-14 1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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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9일, 그러니까 돌아오는 금요일, 심산스쿨에서 [조병준길글반 1기]가 문을 엽니다. 배너에 올린 강의 소개를 읽어봐도 도대체가 뭘 하자는 반인지 모호하지요?(ㅋㅋㅋ) 원래 조병준이라는 인간 자체가 모호(!)합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도대체 뭘 할 거야?" 조병준이 대답하기를..."글쎄, 우선 글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진행해야지. 하지만, 수강생들이 모두 다 동의한다면, 웬만하면 여행을 자주 다닐까 해!" 그리고 덧붙이기를..."여행을 떠나고 글을 쓰는 모임인데...답답하게 심산스쿨에 갇혀서 뭐할꺼야?"

아마도 그런 반이 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여행과 관련된 에세이를 쓰는 반, 그리고 그걸 더 잘하기 위해 뻔질나게 여행을 다니는 반! 글쎄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나름대로 매력적인 반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저희 심산스쿨에서는, [조병준길글반 1기]와는 무관하게, 10월 25일(목)부터 2-3일간 경주여행을 하려고 합니다. 경주 남산에 오르고 경주의 왕릉들을 둘러보고 근사한 산장과 한옥집에 머무르며 술 마시고 놀자는 모임이지요. [조병준길글반 1기] 수강생들이 동의한다면 이 여행도 함께 해볼까 합니다. 전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수강신청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일이지요.

아래의 글는 [시사저널]의 후신, 정확히 표현하자면 [시사저널]의 적자, 더 정확히 규정하자면 [시사저널]의 청어람 [시사인]에 실린 조병준 관련 기사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쓴 차형석 기자와 사진을 찍은 한향란 사진작가 두 사람 모두 저희 심산스쿨 동문회원입니다. 뭐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그만큼 저희 심산스쿨의 레인지가 넓어졌다는 거지요. 거의 일종의 마피아 조직처럼 엉켜 있습니다(ㅋㅋㅋ). 지난 주에는 명로진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책만세]에서도 조병준의 신간들을 가지고 한 시간 동안이나 떠들었다더군요. 이 프로그램의 공식 방송일시가 잡히면 그것도 이 게시판을 통하여 알려드리겠습니다.

아 참, 조병준 신간 출판기념 저자싸인-할인-통신판매 이벤트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상세한 내용은 이곳 [여는글] 85번째 글을 참조하시고요, [조병준길글반 1기]를 통해서 많은 분들과 인연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시사인]에 실린 기사와 사진을 즐감...^^

배낭 속 ‘방랑 시편’ 15년 만에 세상보다
‘글 쓰는 남자’ 조병준은 최근 사진집 <따뜻한 슬픔>과
시집 <나는 세상을 떠도는 집>을 동시에 펴냈다.

[img1]

조병준은 조병준이다. 나이 마흔일곱의 이 남자. 그동안 한국방송개발원 연구원, 광고프로덕션 조감독, 자유기고가, 극단 기획자, 대학 강사, 번역가 등 여러 직업을 거쳤지만 어느 직함도 그의 이름 앞뒤에 ‘이거다 싶게’ 붙이기 어렵다. 불성실해서가 아니다. 직업만으로 그를 온전히 드러내기가 어려워서다.

1990년, 방송개발원 (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을 그만두고, ‘뭔가 있을 것 같았던’ 인도로 훌쩍 첫 배낭여행을 떠났던 즈음을 그는 “삶에 주눅 든 것 같은 시절”이었다고 표현했다. 한 달 계획으로 떠났던 여행은 석 달 반으로 길어졌다. 길에서 만난 수많은 방랑자들을 통해 그는 “사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다”라는 것을 배웠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여행가’라고 부르게 만든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지만, 정작 자신은 ‘여행가’라는 이름에 불편해 한다. 여행으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데 직업을 여행가라고 표현한다니. 그는 ‘여행 작가’라는 수식어 또한 거북살스럽다. 글을 쓰기 위한 목적으로, 취재를 위해 여행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 여행은 그저 기호품 같은 삶의 일부이다. 돈을 벌기위한 여행은, 사절이다.

‘자원봉사자’는 어떤가. 조병준은 30대 시절, 10년 동안 인도와 유럽 등지를 여행했고, 약 2년 동안은 인도 콜카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여러 책을 통해 독자들과 그 경험을 나누었고, 그 책이 씨앗이 되어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국인들도 많이 생겨났다. 그래서 책을 읽은 독자들은 조병준하면 ‘자원봉사’를 떠올린다.

‘원 웨이 티켓’을 끊고 떠난 여행길이었다. ‘가는 데 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떠난 여행길에서 만난 배낭족들은 인도 콜카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저 여행객들이 왜 자원봉사를 할까, 알아나 보자’고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는“그 경험은 자신의 모든 것이 튀어나오는 듯 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한다.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만났다. 뼈와 가죽밖에 남지 않았다는 표현이 무슨 뜻인지 거기서 알았다. 몸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한 갓난아기를 안았는데, 그 어린아이가 식사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고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마음이 아픈 정도가 아니었다. 내 안의 마르크스, 혁명, 하느님, 신 등 모든 것이 튀어나오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그곳에서의 경험이 그의 삶을 바꾸었다. 사람들 사이에 처박혀 있는 행복을 느꼈다. 자원봉사가 없는 목요일이면, 자기로 침잠하는 고요함을 느꼈다. 이 생생한 경험은 글까지 바꾸었다. 글에서 ‘관념’의 ‘관’자도 생각하지 말고, 먹물기가 쪽 빠진 글을 쓰자고 결심하게 되었다. 이토록 소중한 경험을 얻었는데, 자꾸 ‘평화’나 ‘선행’ ‘자유인’의 이미지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불편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자원봉사자’라는 호명에서 스스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등단 15년 만에 첫 시집 펴내

글과 관련한 많은 일을 했고, 명함에 ‘글 쓰는 남자’라고 썼던 조병준이 아꼈던 이름이 있다. 시인. 1992년 <세계의 문학>에 등단한 이래, 15년이 넘도록 발표를 거의 안했지만 시(詩)는 ‘글의 출발점이자 고향’같은 것이었다. 밥벌이로, 가족의 병원비를 벌기위해 산문을 계속 쓰느라 시에 매달리지 못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시에 몰입했다. 이유? “산전수전 다 겪은 배낭족이 어느 순간부터 배낭이 무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늙는구나. 더 늦기 전에 시에 매달리고 싶었다. 오랫동안 묵었던 것을 털어내고 싶기도 했고, 새로운 것으로 넘어가고 싶기도 했고.”

시인 조병준에게는 친구가 많다. 길에서 만난 친구들. 그가 쓴 책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에 나온 것처럼 나이 불문, 국적 불문 친구들이 많다. 연극, 영화, 문학, 여행, 온갖 일을 하면서 맺은 인연들이 그를 아낀다. 이번에 그가 15년 만에 첫 시집 <나는 세상을 떠도는 집>(샨티 펴냄)을 펴낸다니, 그의 친구들이 앞장서 잔치를 열어주었다. 극단 무천에서 기획실장으로 일하며 공연 기획을 함께했던 연출가 김아라씨와 젊은 예술가들이 지난9월15일 대학로 동숭교회 앞마당에서 그가 쓴 시를 대본삼아 시음악극을 열어주었다. 음악인 이자람씨가 노래를 부르고, 젊은 예술가들이 가야금과 중국 악기 얼후를 연주했다. 여행 틈틈이 찍은 사진과 쓴 시를 엮은 사진 아포리즘 <따뜻한 슬픔>(샨티 펴냄)을 동시에 출간한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이는 사진 전시회를 열 조그만 카페를 소개해 주기도 했다. ‘공연 개런티가 책 두 권’이 전부인 공연에 그의 친구 200여명이 모였다. 그의 사진과 시는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하고,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을 들여다보는데, 친구들은 그곳에서 따뜻함을 느낀다. 책 제목 ’따뜻한 슬픔‘처럼.

매번 스케줄이 없는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그는 ‘계획 없는 삶’을 준비한다. 그의 블로그(blog.naver.com/joon6078)에 쓴 글처럼 ‘인생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누가 아는가.’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내년 3월 네덜란드로 간다. 2000년 초 산티아고 여행길에서 만난 부부가 초청했다. 7년 동안 연락을 해왔는데, 한국인 딸을 입양한 노부부는 올해 5월 한국에 왔다갔다. 그 친구의 60회 생일에 깜짝 손님으로 초청받아간다.

글을 쓰든, 공연을 하든, 여행을 하든, 아니면 그가 힘들 때마다 찾는 인도 콜카타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빨래를 하고 있든. 그것은 그가 이 고단한 세상을, ‘조병준 식’으로 가로지르는 방식이리라. 그때도 조병준은 조병준이다.  

[img2]

글/차형석 기자
사진/한향란

[시사인] 2007년 10월 10일

댓글 '18'

김은연

2007.10.14 17:21
^^ 선생님과 길글반 학우님들. 금요일에 뵈요.

자연속에서 제가 많이 부족한 창작의 근원적인 힘을 기를 수 있는
그런반이 될 거 같은 생각에 흥분되요.

전 좀 나중에 음식, 음악, 예술하는 사람들이 담긴. 여행잡지 만드는게 하고싶은 일중 하나였는데..
자연속에서 국악기 연주하는거.. 너무 좋아하는데. 악기들고 금요일에 갈게요. ^^

지근수

2007.10.14 20:08
시사인 3호의 차기자 글을 보고 대강 짐작했었죠~~ㅋ

윤혜자

2007.10.14 22:14
수강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모든 일에 너무 급하면 체하기 때문에 전 조금 더 있다 수강하겠습니다.
그나 저나 무척 중독성이 강한 반이 될 것 같네요.
조병준선생님 글도, 선생님의 따뜻한 감성도 워낙 중독성이 강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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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2007.10.14 23:28
라디오 녹음 할 때 뵈었는데
정말 순수남 훈남 이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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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10.15 01:21
쳇, 40대 후반의 순수남 겸 훈남은 나 혼자 뿐이었는 줄 알았는데...ㅋㅋㅋ

조병준

2007.10.15 12:20
이 기사 읽고 나, 감동받았습니다. 인터뷰 여럿 해봤지만, 이렇게 좋은 인터뷰 기사 별로 없었거든요...
은연님, 조병준 길글반은 첫날부터 이벤트로 흘러가겠습니다~~
혜자님, 다음 강의는 조금 먼 훗날이 될지도 모르는디...ㅎㅎㅎ
로진님, 그대야말로 훈남이시더만~~~
산아... 세상은 넓고 훈남은 널렸단다~~~ ㅋㅋㅋ 기사 실어줘서 쌩유~~~

조인란

2007.10.15 11:33
흠냐.. 향란! 보고 싶어. sm으로 빨리 돌아와줘...!
병준샘 사진 정말 멋지다!! (사진작가을 존경하기로 했다는^^)
조샘, 멋진 강좌 시작하시는 거 감축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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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10.15 15:40
조병준 방송날짜가 결정됐네요!
이번 주 토요일 그러니까 10월 20일 오후 2시-3시
EBS RADIO(104.5 MHz) [명로진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북콘서트]입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조병준 저 푼수가...방송 중에 쌩라이브로 노래까지 불렀다네요? ㅋㅋㅋ
시간 되시는 분들은 모두들 즐감...^^
아 참 그러고 보니 그날 오전 10시-11시에는 CBS RADIO(98.1 MHz)에서
[심산의 옛날영화를 보다]도 방송되는데...
이거 무슨 심산스쿨의 방송국 점령 이벤트 같은 느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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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2007.10.15 23:16
맞습니다.
심산스쿨의 방송국 점령!
조병준 선생님께서 녹음 하실때
감정과 격정에 사로 잡혀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라이브로 노래 하셨고요~(사실은, 제가 막 시켰습니다. 한 번 들어 보셔요~ 정말 사랑스런 '남자 심수봉'이랍니다...ㅋㅋㅋ)

저희 '책으로 만나는 세상' 스텝들 말에 의하면
프로그램 녹음 사상 최고랍니다!
정말 진실하셨고, 따뜻하셨고, 순수하셨습니다.
더불어 재미있었습니다.

조샘의 녹음에 이어
곧 심샘의 <마운틴 오딧세이> '북 콘서트'도 진행됩니다~~~

매일 100건 이상 게시판 글이 올라오는
EBS-FM의 성공적 개편 프로,
주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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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원

2007.10.16 11:29
와우~~ 넘 넘 멋진 수업이 될듯해요! 너무너무 듣고 싶은 수업이나...저는 2기를 해야할듯....좋은 여행 기대됩니다!

김은연

2007.10.16 13:58
2기는 선생님 여행다녀오신 담에나 있으시다는데..
모두들 저랑 같이 들어요.
고창읍성에 같은데 가서 서편제 한대목처럼 진도아리랑 부르면서 춤추면서 내려오면 재미나겠다.

김현정

2007.10.16 15:24
헉, 선생님께서 40대 후반이시라구요? 그럴리가...늘 저에겐 30대 중반이셨는데...ㅜ.ㅜ
그런데 그 북 콘서트 언제 하나요?

신월명

2007.10.16 23:05
정말 사진, 글 모두 맘에 드는 걸요.

글쿠 선생님의 미소, 백만불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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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10.20 14:52
[북콘서트] 오늘 처음 들었는데...정말 즐거움이 넘쳐나는군!
애잔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병준이는 좋겠다! 예쁜 여가수가 병준이를 위한 노래도 불러주고...^^

김해옥

2007.10.22 22:40
저도 북 콘서트 들었어요~^^ 선생님의 노래는 가슴 한켠을 짠하게 합니다.
행복한 일요일 오후였어요~~

한향란

2007.10.25 23:58
헠~뒷북이네요.
심샘 제가 원했던 조 샘 사진은 저것이 아니오라
다른 사진인데. 어디에 올려야 할까요. 그 사진으로 바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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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10.28 12:32
향란, 사진파일을 내게 메일로 보내줘!
simsan8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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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10.29 20:21
사진작가 한향란이 조병준의 사진 4장을 보내왔습니다
정작 작가인 본인은 그 사진들이 더 좋은데
(한향란의 표현을 빌자면 "이게 훨씬 더 조병준스러운데"...ㅋㅋㅋ)
편집자가 맘에 안드는 사진을 실었다고 불만스러웠던 거지요
정확하게 편집자와 작가가 부딪치는 부분입니다...^^

위의 본문 중에서 첫번째 사진이 [시사인] 편집디자이너가 고른 사진이고
따라서 책에는 저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두번째 사진은 그것을 찍은 한향란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진이고요
여러분들은 어떤 사진이 더 맘에 드시나요...?^^

나머지 사진 3장은 [조병준길글반 1기]의 커뮤니티에 올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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