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9-02-03 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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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반 4기 [서양 클래식 강의] 안내
와지트, 총12회, 44만원, 매주 토요일 오후 2시-5시
2009년 2월 28일(토) 개강

와지트에서 열리는 심산스쿨의 음악 워크숍 [강헌반]이 4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이번 기수의 주제는 ‘서양 클래식’입니다. 클래식의 역사를 다루기는 하지만 연대순으로 다루지는 않고 ‘강헌의 재해석’을 중심으로 놓고 다루게 됩니다. 강의 회수와 수강료의 변동이 생겼습니다. 총12회 강의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44만원(부가세 포함)입니다. 와지트 회원의 경우 25%의 할인 혜택(!)을 받아 33만원(부가세 포함)만 납부하시면 됩니다. [강헌반 4기 서양 클래식 강의]는 2009년 2월 28일(토) 개강하고,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총12회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는데, 2009년 2월 1일부터 수강신청 접수를 시작합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오른쪽 [강헌반]의 배너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강헌 선생님이 직접 작성한 커리큘럼입니다.

[img1]

서양 클래식 강의

1. 왜 여전히 베토벤인가? -베토벤과 부르주아혁명의 시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1827년에 죽었다. 그러나 서양고전음악시장에서 그의 인기는 이백년 동안 독보적인 정상의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그는 모차르트처럼 신동이 아니었으며 팔레스트리나처럼 신에게 자신을 의탁하지도 않았다. 신화적 존재가 아닌 한사람의 미약한 비엔나 시민으로서의 베토벤. 이 괴팍하기 이를 데 없는 욕설쟁이 공화주의자 독신자의 음악이 시대와 대륙의 경계를 뛰어넘어 보편적인 인류의 공감을 획득하게 되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의 음악 텍스트 속에 숨은 비밀에 대한 오마쥬.

2. 비발디와 모차르트가 사랑스러운 이유

'붉은 머리의 사제’ 비발디와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는 각각 교회 사회와 궁정 사회의 시민음악가였다. 그것은 계급사회가 허용하지 않는 자유예술가의 영혼을 지닌 이들이 그들의 사회적 환경과 불화를 야기하고 결국 무력하게 무릎꿇을 수밖에 없는 것은 하나의 필연이다. 엘리아스의 말에 따른다면 비계획적 사회화 과정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들어갔던 인간들은 자신이 예술적 수공업자가 되는 것을 거부했다. 그들은 자신의 작품이 예술가들의 예술이기를 소망했고 실천했으며 좌절한다. 이 필연적인 종말 위에 그려진 싱싱함이야말로 이들이 영원히 소멸되지 않을 아름다움의 원천이다.

3.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라 20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 요한 제바스천 바흐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다. 그는 음악가 가문에서 태어나 피나는 경쟁 속에서 음악가로 생계를 유지하며 음악가가 될 스무명의 자식들을 역시 음악가인 아내와 함께 교육시켜야 했다. 절대왕정과 시민권력 사이, 카톨릭과 개신교 사이, 그리고 신과 세속 사이, 성공과 좌절 사이에 그의 기나긴 작품 연보가 놓여 있다. 음악의 신이 아닌 힘겨운 가부장으로서의 바흐와 그 불타는 대립과 투쟁의 연대기.

4.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팔레스트리나의 미사까지의 세속과 신성의 싸움

서양음악사의 공식적인 출발지점은 9세기 경의 그레고리안 성가. 그러나 이미 그 이전 시기부터 세속의 노래들은 끊임없이 교회 주변을 떠돌며 교회음악의 유전자 속으로 파고 들었다. 신성함 속의 세속, 세속 속의 신성. 이것은 최초의 신음악으로 기록되는 13세기 아르스 노바에 이르러 정점을 이루게 되고 기나긴 중세의 터널을 지나 도착한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세속은 드디어 공식화된다. 미사와 모테트, 그리고 마드리갈과 오페라에 이르는 성악 음악의 내면 여행.

5. 서양음악사의 두 번째 반란 : 바로크 시대의 다양한 쟁점들

신은 인간에게 음성을 주었고 인간은 악기에 욕망을 투사했다. 교회의 타락과 권력의 이합집산 위에서 유럽음악은 거대한 규모로, 다양한 표정으로, 더육 집요해진 기교로 진화한다. 바로크는 바로 그러한 시대의 스타일이며 글자 그대로 기괴한 예술적 충동이다. 베니스로부터 시작한 기악음악은 폭발적인 확산을 거듭했으며 유럽의 청중은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조성체계와 대위법, 화성법들이 모든 음악 텍스트에 극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던 시대 바로크.  

6. 소나타 형식과 고전주의의 구심력 : 하이든에서 브람스 그리고 쇼스타코비치까지

18세기 말에 이르러 유럽의 음악은 민족과 국경을 넘어 하나의 공통 관습이 되었다. 음악은 유럽대륙의 코스모폴리탄 언어였다. 코스모폴리타니즘과 휴머니즘이야말로 고전주의의 두 주춫돌이다. 그리고 고전주의는 대중화의 첫 번째 단계에 진입한다. 근대적인 음악 청중의 출현은 귀족과 교회의 후원을 통한 지배로부터 음악을 해방시켰다. 고전주의는 자연스러운 음악적 설득력을 통해 유럽음악사상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탑재한다. 하이든에서 모차르트를 지나 베토벤에 이르러 정점에 도달하고도 이 음악적 이념의 잔향은 브람스와 20세기의 프로코피에프와 쇼스타코비치까지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소나타 형식은 바로 이와 같은 고전주의의 키워드이다.  

7. 고전주의의 연장선에 선 낭만주의 : 슈만, 쇼팽 그리고 질풍노도의 상상력

낭만주의와 고전주의는 분리될 수 없는 쌍생아와 같다. 그것은 에토스와 파토스의 변증법적 관계이다. 낭만주의는 성취가 불가능한 동경과 갈망의 정신이다. 고전주의의 명료함은 낭만주의의 애매성으로 대치된다. 19세기 런던과 파리 인구가 네 배로 증가하는 사이 산업혁명의 혼란한 풍경 위에서 낭만주의 음악가들에게 자연은 악상의 근원이 되었다. 예술가곡과 피아노에 기반한 기악음악의 폭발은 낭만주의의 양식적 특징이다. 바로 이 고전/낭만주의에 이르러 유럽의 음악은 세계음악의 권좌를 확고히 한다.

8. 신화적 구원과 현실적 욕망 사이 : 바그너와 베르디가 추구하였던 것

1813년 같은 해 바그너와 베르디가 태어났다. 19세기 전반 오페라의 수도는 그랜드 오페라를 앞세운 파리였지만 로씨니와 도니제티, 그리고 벨리니가 등장한 이탈리아가 오페라의 영광을 찬탈했고 그것은 19세기 후반 오십년을 지배한 베르디의 출현으로 마무리되었다. 그것의 배후에는 단 한순간도 중단되지 않은 이탈리아 민중들의 오페라에 대한 열광이 도사리고 있다. 베르디의 이름은 이탈리아 통일운동(Risorgimento)의 애국심의 상징이자 시위군중의 구호였다. 바그너 또한 독일 낭만 오페라 혹은 음악극의 상징적 이름이다. 드라마와 음악의 절대적인 일치를 추구한 바그너의 음악극은 고전적 조성을 해체하는 낭만적 경향을 극단에 까지 글고 감으로써 20세기와의 다리를 놓았다. 그리고 그것은 (정치적으로는) 불길한 다리였다.  

9. 제3의 길 : 민족음악파들, 민중에게 길을 묻다

고전/낭만주의에 이국적인 장식물에 불과했던 민족주의적인 접근은 음악대국의 변방 소국의 작곡가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었고, 러시아는 이와 같은 제 3세력의 중심지가 되었다. 러시아 5인조 중 발라키에프를 제외한 네 사람은 모두 음악 비전문인들이었다. 이들이 독일의 대위법과 화성법적 전통을 모른다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음악의 창조적 원천이 되었다. 푸시킨과 고골리가 민담에서 이야기의 기초를 구했던 것처럼 무소르그스키와 림스키 코르샤코프는 민요로부터 음악적 뿌리를 취했다. 체코가 낳은 스메타나와 드보르작, 노르웨이의 그리그,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헝가리의 바르톡과 코다이 그리고 신대륙 미국의 아이브스에 이르기까지 민족음악파는 서양음악의 다양성의 산실이 되었다.     

10. 19세기말의 말러가 20세기말을 지배하다 : 후기 낭만주의의의 신경증

바그너의 그림자는 컸다. 그의 화성법은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영향을 주었고 휴고 볼프의 일련의 가곡집을 이끌어내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지휘자이기도 한 구스타프 말러는 전형적인 후기 낭만주의의 양식을 보여주는 작곡가로, 길고, 형식이 복잡하며, 표제음악적이고, 엄청난 규모의 연주인력을 필요로 한다.  우주적 관념과 지상적 서정성이라는 극단적으로 이중적인 성격을 포괄하고 있는 말러의 텍스트는 고전주의의 이상이었던 교향곡 형식이 최종적으로 해체되는 지점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교향시와 오페라를 통해 후기 낭만주의의 또 하나의 종결을 보여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함께 말러는 오히려 이십세기 후반에 녹음테크놀로지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그의 신경증적인 음악 표현법은 세기적 공감을 새롭게 불러 일으킨다.

11. 20세기 신음악의 백가쟁명 : 인상주의, 무조주의, 신고전주의

서양음악사의 세 번째 신음악은 서양음악사를 지탱해 온 조성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반성과 부정의 실험 위에서 이루어졌다.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꽃핀 인상주의가 독일 고전 낭만주의에 대한 엘레강트한 프랑스식 응답이라면 신빈악파의 무조주의는 고전주의의 규범과 낭만주의의 열정에 대한 엘리트주의적 반동이었다. 여기에 스트라빈스키를 위시한 원시주의 일파가 내세운 신고전주의가 가세함으로써 일이차 세계대전 사이의 유럽은 음악적 이념의 소용돌이를 이루게 된다.  

12. 이식과 독립 : 20세기 한국의 서양음악 수용

조선이 서구를 먼저 받아들인 이웃 아시아국가인 일본에게 식민화됨으로써 한반도는 다른 식민지국가와는 달리 서구를 동경과 구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근대의 조건 위에 성장하게 된다. 서구 지상주의자 홍난파와 현제명은 바로 이와 같은 한국 근대의 초상이다. 그러나 안기영과 김순남 같은 민족음악의 정체성을 주장하는 얼터너티브 진영이 곧이어 등장한다. 윤이상은 이와 같은 대립과 통일의 정점이다. 분단과 전쟁의 협곡 속에서 진행되는 한국 속에서의 서양음악의 운명은?    

댓글 '8'

이윤호

2009.02.04 04:03
기대됩니다. 이건 꼭 모아서 책으로 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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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2.04 05:03
당근이쥐! 난 한국어 사용자들 중에서 강헌보다 훌륭한 음악평론가는 본 적이 없어!
하지만 문제는...그 인간이 과연 글을 쓸 것이냐...인 것이지
뭐, 강연이야 말로 하는 거고, 강헌의 말빨(!)이야 20세기 후반의 전설...이기는 하니까
이 워크숍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없어...
하지만 역시, 이 워크숍이 책으로 만들어질 것인가...는 의문이라구!^^

이윤호

2009.02.04 06:11
방법은 그냥 녹취해서 내는 거지 뭐.... 저자(진짜 강헌) 이렇게 써서...

이유미

2009.02.04 12:16
음악, 그 이상의 수업!!
강헌선생님의 유머와 카리스마에 휘둘리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알맹이가 새겨지는 토요일하루.

어릴때 이수업을 들었으면
공부 무쟈게 잘했을텐데 말이지요;

김보경

2009.02.04 12:59
아~ 꼭 토요일날 하셔야 하는가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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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2.04 14:42
클래식(Classic)이라는 오만한 이름의 음악은 지구촌 거의 전지역에 걸쳐 통치는 하지 않되 여전히 군림하는 상징적인 음악 권력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통속적 취향과 구별짓는 문화자본으로서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찬사와 숭배가 이 음악의 제단에 뿌려졌고, 이 신전의 주인공들에겐 천재주의의 화관이 씌워졌다.

월드뮤직의 세기에, 백인 패권 국가의 대통령으로 흑인의 후예가 선출되는 바로 이 시점에 ‘클래식’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이 음악의 본명은 서양음악(western music)이다. ‘인간’이 ‘백인’을 의미하고 “유럽사‘가 ‘세계사’를 찬탈하였던 것처럼 세계의 일부 지역의 음악이 ‘인류의 고전적 전범’의 구실을 자임하였던 시대가 최근 수십년 전까지 이어졌고,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여전히 그런 관점이 유효하게 개입하고 있다.

두껍게 덧씌워진 허황된 신화와 전설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클래식’에게 오류로 점철된, 유한한 인간의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 이 강의 시리즈의 소박한(?) 목표이다. 말하자면, 서양음악사는 그 자체가 성(聖)과 속(俗), 지배와 피지배의 대립과 긴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소나타이다. 이 소나타의 콘서트에 음악광들을 초대한다.

글/강헌

이윤호

2009.02.05 12:49
역시 헌씨의 글은.... 어째 저렇게 태어났을까... 그러면서도 책 한권도 안쓰는 저 오만(?), 혹시 게으름(?) 그것도 아니면 ...

김옥엽

2009.02.07 22:51
강헌샘 강의도 정말 맛있지만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양하게 조합하여 만든 강헌만의 오디오질에
카운터 펀치를 꼭 맞아 보시길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을겁니다. 에효^^어찌 설명을 할수가 없넹[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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