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 맞이하시길!
심산스쿨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추석인사 올립니다
추석연휴가 다가왔습니다. 모두들 귀향길에 오르셨는지요? 고향에 돌아가봤자 직장 이야기 결혼 이야기 정치 이야기 등으로 짜증만 난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돌아가볼 고향이 있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제게는 돌아갈 고향이 없습니다. 연로하신 아버님께서는 홀로 서울에 살고 계셔서 추석날 아침에만 잠깐 들러보면 그 뿐입니다. 연휴 기간 동안에는 아마도 텅 빈 서울 거리를 배회하거나 그 간 못 읽고 밀쳐두었던 두터운 책을 펼쳐들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그래도 명절은 명절입니다. 고향에 다녀오시는 분들 모두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를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최근 심산스쿨의 커리큘럼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강헌음악반]의 폐강입니다.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대중음악평론가인 강헌 선생님은 그 동안 클래식, 재즈, 팝의 세 분야를 휘저으며 잊지 못할 명강의를 펼쳐주셨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강의는 사절하겠다는 의향을 알려와 부득이 폐강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애써주신 강헌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새로 개강한 [이선영드라마]는 무척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 개설한 강의이고 게다가 일요일 오후라는 불리한 시간대를 배정했는데도 무려 33명이나 수강신청을 해주셨습니다. 듣자하니 이선영 선생님이 매 강의시간마다 ‘유쾌한 열강’을 이어가고 있어서 수강생들의 호응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저로서도 무척 기쁜 일입니다. 추석 연휴가 지난 직후의 토요일 저녁에 개강하기로 한 [노성두미술사]도 좋은 출발과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몇 년 전 제가 한국초모랑마휴먼원정대원으로서 에베레스트에 도전했을 당시에 찍은 작품입니다. 당시 저희 원정대는 네팔 쪽에서 고소적응훈련을 한 다음 티벳 쪽에서 에베레스트에 올랐습니다. 위의 사진은 네팔 쿰부히말 지역에서 찍은 것인데, 사진의 우측 상단에 보이는 산이 로체(Lotse, 8516m)입니다. 깎아지른 로체 남벽의 모습이 더 없이 고혹적입니다. 추석 기념으로 어떤 사진을 올릴까 하다가 이 작품을 골랐습니다. 평생 동안 제가 찍은 사진들 중에 그나마 맘에 드는 몇 안 되는 작품들 중의 하나입니다. 사진의 아래쪽과 중앙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각은 자연석에 새겨넣은 불교의 경전입니다. 심산스쿨 홈페이지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을 기원한다는 뜻에서 이 사진을 올립니다. 옴 마니 반메훔.
추석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