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은커피반-커피마스터 1기] 모집 안내
2011년 6월 2일(목) 밤 7시 개강
장소는 홍대앞 융드립 카페 앨리스와 도로시
심산스쿨에 [김경은커피반]이 새로 개설됩니다. [김경은커피반]은 핸드 드립을 다루는 커피마스터 과정, 에스프레소를 다루는 바리스타 과정, 그리고 카페창업의 모든 것을 다루는 카페창업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먼저 [김경은커피반-커피마스터 1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김경은커피반-커피마스터 1기]는 2011년 6월 2일(목) 밤 7시에 개강하고, 매주 목요일 밤 7시~9시에 총6회로 진행되는데, 수강료는 286,000원(부가세 포함)이며, 장소는 김경은 선생님이 운영하고 있는 홍대앞 융드립 카페 ‘앨리스와 도로시’입니다. 수강신청 접수는 오늘(2011년 5월 2일)부터 시작됩니다. 보다 상세한 커리큘럼은 오른쪽의 [김경은커피반] 배너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김경은 선생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커피의 고수’는 아닙니다. 오랫동안 영화 관계 일을 해오다가 커피로 방향 선회(?)를 한 지 몇 년 되지 않습니다. 본인도 이 점을 조금 걱정하는듯 했는데 제가 우겨서(?) [김경은커피반]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심산스쿨에 심산스쿨 동문의 워크숍을 만드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면 신촌-홍대 근처에 위치해 있으면 더 좋구요. 그렇게 서로 링크에 링크를 거듭하여 하나의 마피아 조직(!)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저의 야심입니다. 다른 동문들께서도 심산스쿨에 만들어보고 싶으신 워크숍이 있으면 주저 없이 제게 제안해주십시오. 아래는 김경은 선생님이 밝히는 자신의 커피론입니다.
[img2]커피는 영화다
한 잔의 커피는 한편의 영화와 닮았다.
당신의 손에 들려있는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7년의 시간이 걸린다. 커피 씨앗에서 작은 두 개의 이파리가 올라오는 순간부터 5년이 지나야 제대로 된 커피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가공을 거쳐 생두가 되어 커피 생산국에서 소비국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리는 순간까지 1~2년이 지난다. 한편의 영화가 어떤 사람(제작자, 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의 머릿속에 떠오른 한 줄의 아이디어에서 스크린의 영상으로 옮겨지기 까지 시간을 생각하면 7년 정도는 평균일 것이다. 한편의 영화가 탄생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과 커피가 만들어져서 우리가 마시게 될 때까지의 시간은 비슷하다.
한편의 영화든 한 잔의 커피든 수많은 사람을 거쳐야 완성된다. 영화는 프리단계 프로덕션단계 후반단계에서 수많은 사람의 아이디어와 판단, 손을 거쳐야 우리가 극장에서 보는 영화로 태어난다. 커피도 커피콩을 심고 가꾸는 수많은 농부들과 핸드픽을 하는 인부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심지어 그 지역의 어린소년 소녀들까지 동원되어 커피를 가꾸고 선별한다. 그리고 생두를 다루는 사람들을 거쳐 로스터에게 넘어간다. 로스터들이 볶은 콩은 추출을 하는 바리스타나 커피 마스터에 의해 한 잔의 커피로 탄생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야 좋은 영화를 보며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듯이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영화를 판단하는 것과 비슷한 매커니즘이 적용된다. 나는 시나리오 수업을 받을 때도 영화사에 다닐 때도 영화는 재미없다, 재밌다로 먼저 판단하라고 배웠다. 어떤 영화든 때로는 어떤 시나리오든 처음 드는 느낌이 중요하다. 그게 재밌다인지 재미없다인지로 나눈 다음 더 자세한 분석을 시작한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커피 수업을 하면서 항상 학생들이나 조교(우리 직원, 단골손님등 다른 판단자들)나 먼저 맛있다. 맛없다를 판단하게 한다. 그다음에 왜 맛있는지 어떤 점이 맛있는지 왜 맛이 없는지 문제 맛이 무엇인지를 말로 표현하게 한다. 커피도 영화도 처음 드는 느낌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그래서 둘이 닮았다는 것이다.
또한 커피의 맛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 마치 영화가 처음과 중간 끝으로 간단히 구분되는 것과 비슷하다. 커피도 첫맛과 중간맛 그리고 애프터 테이스트로 크게 구분해서 맛을 본다. 커피의 첫맛은 영화의 오프닝처럼 중요하다.
첫맛은 그 커피의 인상을 결정하고 맛을 기대하게 만든다. 화려한 오프닝처럼 화려한 맛이 있는가 하면 소박하고 정갈한 오프닝처럼 조용하고 다소곳한 맛도 있다.
중간 맛은 커피의 중심맛을 말한다. 중간맛은 영화의 중반부가 영화에서 제일 끌고 나가기 어렵듯이 오히려 맛의 표현이 어렵다.
마지막 애프터 테이스터는 영화의 결말처럼 오랫동안 입안에 남아 긴 여운을 느끼게 한다. 영화를 다보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영화를 다시 돌아보고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것처럼 커피의 애프터 테이스트는 커피의 맛을 다시 곱씹어보고 천천히 상념에 빠지게 한다.
오랫동안 영화를 사랑해온 만큼 지금 나는 커피를 사랑한다. 커피의 맛은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입안에 감돌기도 하지만 때로 그 한모금안에 한편의 영화처럼 드라마틱 맛의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정밀하게 쓰여진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를 보장하듯 커피역시 좋은 생두, 로스팅과 추출을 통해 맛을 먼저 그려볼 수 있고 좋은 커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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