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스쿨 [명로진연기반] 안내
2013년 1월 3일(목) 밤 7시 30분 개강
매주 목요일밤 7시 30분~9시 30분, 총4회, 11만원
심산스쿨에서 [명로진인디반]과 [명로진고전반]을 이끌고 계신 명로진 선생님께서 겨울시즌을 맞이하여 한시적인 형태의 워크숍인 [명로진연기반]을 엽니다. 스토리텔링을 주로 가르치는 심산스쿨에서 웬 연기반이냐고요? [명로진연기반]은 연기자 혹은 연기자 지망생들만을 위한 반이 아닙니다. 하다 못해 시나리오작가가 ‘피칭’을 할 때에도 필요한 어떤 기술(art) 같은 것을 직접 체험해보는 워크숍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상세한 설명은...아래 명로진 선생님이 직접 작성한 문건으로 대체하렵니다.
[명로진연기반]은 2013년 1월 3일(목) 밤 7시 30분에 개강하고, 매주 목요일 밤 7시 30분~9시 30분에 총4회의 워크숍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11만원(부가세 포함)인데, 이 글이 [여는글]에 올라오는 순간부터 수강신청 접수를 시작합니다. 수강료는 아래의 계좌로 납부해주시거나, 매주 수요일 오후 2시~8시 사이에 직접 심산스쿨을 방문하시어 신용카드로 결제해주시면 됩니다.
우리은행 1002-231-039470 심산(심산스쿨)
아래는 명로진 선생님께서 직접 작성해주신 [명로진연기반] 안내입니다.
[명로진연기반] 안내
얼마 전 [남자어로 말하라] 출간 기념회에서 저자인 김범준 작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제 무대 위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는데 무척 떨리더라고요. 보통 강의실에서는 자신 있게 했는데, 처음으로 무대에 서니 분위기가 확 달랐습니다. 연기를 배우면 대중 앞에 서는 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왜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연기자들은 무대 위에서 또 카메라 앞에서 ‘다른 성격이 되어 다른 사람의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인데요.
저는 그동안 시나리오작가, 강연자, 강사, 인디라이터 수료자 분들에게 “연기반을 개설하라”는 많은 압력(!)을 받았습니다. 김범준 작가의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연기 워크숍이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기 워크숍은 전문적인 연기자 양성 혹은 연기학과 입시를 위한 과정이 아닙니다. ‘연기란 무엇인가?’ ‘대중 앞에서 당당히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강의할 때 자신 있는 표정과 행동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본을 쓰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연기하는 것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과 해답 모색의 시간입니다.
대본을 쓰는 것과 현장에서 그것을 연기로 구현해 내는 것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습니다. 제가 연기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예로 들겠습니다.
1. 검도 대결을 마친 용태, 성재에게 다가가 칼을 겨눈다.
2. 용태, 울다가 미친 듯이 웃으며 : "하하하,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이럴 줄 알았다고."
3. 산소마스크를 쓰고 반 쯤 눈을 뜬 용태, 죽음을 앞두고 있다. 눈물이 고일 뿐 흘러내리지 않는다.
위의 신들은 제가 실제로 연기했던 한 드라마에 나옵니다.
1. ‘검도 대결’ 이라는 한 마디 때문에 저는 검도 도장을 3개월 동안 다녀야 했습니다. 상대역인 성재는 최민수 씨가 맡았었는데 그는 검도 4단의 실력자라 문제가 없었지요. 검도 대결 장면은 물론 스턴트맨을 썼지만 칼을 잡는 모습이라든가, 대역 이전의 행위들은 직접 해야 했기에 저는 잠시라도 정식 검도 수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행히 드라마 시작 한 달 전에 ‘검도 씬이 있을 것’이라는 통지를 받아서 도장에 부지런히 다녔습니다만, 시일이 촉박하다든지 할 때는 어설픈 씬이 되고 말겠지요.
2. 울다가 미친 듯이 웃는다.....이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고민은 물론 연기자의 몫입니다. 한 겨울에 “물에서 격투를 벌인다”라는 대본, 가능합니다. “공사 중인 빌딩 10층 가장자리에서 아슬아슬하게 밀고 당기는 두 사람”, 가능합니다. 다만, 현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NG가 나지만 배우는 같은 감정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재현해야 합니다. 수도꼭지라는 별명이 붙은 여배우들도 나중에는 지쳐서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공사 중인 빌딩 10 층에서 실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격투기를 하다 위험해 진 경우도 있었고요. 이런 지문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왜 평지가 아닌 ‘공사 중인 빌딩 10층’ 이어야 하는지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우들은 대본에 그렇게 써 있으면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연기에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배우를 이해하게 되면 더 적절하고 깊이 있는 대본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눈물이 고일 뿐 흘러내리지 않는다.... 이것 역시 문제였습니다. 폭력배의 칼에 맞아 중태를 입고 임종을 앞둔 사람을 연기하게 되었는데, 오래 된 친구가 찾아와 내게 이런 저런 추억을 이야기 합니다. 이 대목에서 ‘눈물이 고일 뿐 흘러내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또한 고역이었습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나왔으니까요. 나중에 편집을 해서 눈물이 눈가에 교묘히 고여 있는 상태의 화면을 내보냈지만, 이것 역시 실제 연기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 년 가까운 저의 연기 경험은 당연히 저의 강연에 도움이 되고도 남았습니다. 조선 왕조 실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연산군 연기를 한다든지, 최민수 선배 흉내를 내서 좌중을 웃긴다든지 하는 것은 옵션일 뿐입니다. 무대와 방송을 오가며 쌓은 연기 경력이 저에게 가르쳐 준 가장 큰 미덕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많은 청중 앞에서도 떨지 말고, 아무리 적은 청중 앞에서도 실망하지 말자.”
대학로 소극장에서 [지대방]이라는 연극을 할 때, 6 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 연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배우도 사람이기에(하지만 묘하게도 배우의 ‘배’ 俳 자는 사람 인 人 변에 아닐 비 非자로 이루어져 ‘사람이 아니무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객이 적으면 기운이 빠지고 관객이 많으면 흥이 납니다. 그러나 횟수를 더해가고 경력이 쌓여갈수록 그날의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일이 적어집니다. 왜냐고요? 관객이 꽉 차든 단 한명이든 연극 무대의 막은 올라야 하니까요. “The Show must go on.” 이지요.
무엇보다 연기 워크숍은 대사를 분석하고, 연기를 해 보고, 미친 척도 해 보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저 스스로 기대가 큽니다.
1. 기간- 2013년 1월 3일부터 24일 까지
2. 시간-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3. 장소-심산스쿨
4. 수강료-11만원(부가세 포함)
5. 커리큘럼
1강(1월 3일) 대본 분석과 성격 분석
2강(1월 10일) 카메라와 콘티의 개념
3강(1월 17일) 소극 만들어 보기
4강(1월 24일) 초단편 영화 주조연 되어 보기
어쨌든 적어도 매우 유쾌한 시간이 되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ㅋ
이 실험적 워크숍이 자그마한 성공이라도 거두면
[명로진연기반]을 상설화하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여하튼...명로진은 '크리에이티브'한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