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는 산에 간다
심산스쿨 [화산회] 안내
심산스쿨에는 ‘화산회(火山會)’라는 산행모임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화요일에는 산에 가는 모임’입니다. 심산스쿨 회원이면 누구나 올 수 있고, 아니 심산스쿨 회원이 아니어도 아무나 올 수 있고, 설렁 설렁 산행을 즐기며 와인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는 아마추어 산행모임입니다. 지난 해(2012년) 여름에 첫 산행을 했는데 벌써 30회를 훌쩍 넘겼습니다. 화산회 멤버들 중의 일부는 올해(2013년) 초의 ‘칼라파타르 트레킹’을 함께 즐겼습니다. 5월에는 ‘울릉도 트레킹’을 가기로 했고, 7월에는 ‘투르 드 몽블랑 트레킹’도 떠납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산스쿨동문회’는 대단한 조직(!)이었습니다. 한번 모임을 가지면 100명, 200명이 왔으니까요. 하지만 동문수가 500명, 1000명을 넘어서다보니 더 이상의 오프라인 모임이 불가능해졌습니다. 한 자리에 모여도 도대체 누가 누군지를 모르는 지경에 이른 거지요(물론 저는 모인 사람들 전부를 압니다만). 그러나 보니 서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하여 연락을 취하다가 삼삼오오 모여서 노는 형태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뭐 나름대로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제가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덕분에 워크숍을 마치고 나면 동문들과 재회할 기회가 영 없어져 버렸습니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자위하고는 있지만 가끔씩은 조금 서운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뜻에서 [화산회]는 제게 일종의 탈출구이자 ‘해방공간’입니다. 산행이라는 것이 본래 ‘일상의 탈출’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제게 [화산회]의 경우는 그 이상입니다. 헤어진 지 몇 년 된 옛제자들과 다시 조우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게다가 이제 더 이상 시나리오를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참견(?)하지 않아도 됩니다(ㅋ). 그저 편안하게 함께 산에 오르며 살아가는 이야기나 두런두런 나누면 그만인 그런 만남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동문 여러분, 행여라도 화요일에 시간을 내실 수 있다면, 언제라도 [화산회] 산행에 참가하세요. [화산회]의 산행공지는 언제나 심산스쿨 홈페이지 메인화면 [둘레올레]에 게시됩니다. 바야흐로 신록이 산을 물들이기 시작하는 봄입니다. 봄산을 만끽하며 여러분과 함께 걸을 수 있다면 참 좋은 날이 될듯 합니다.
어제 밤에는 문득 화산회의 로고타입(!)을 만들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철필(鐵筆, 전각용 칼을 뜻합니다)을 들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돌들을 이리 저리 뒤적이다 보니 언젠가 내혜 선생님께서 주신 ‘산(山) 모양의 해남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연석의 모양을 그대로 살리면서 그 안에 ‘火山會’라는 세 글자를 새겨넣기 위해서 한 동안 낑낑거린 결과가 위와 아래의 사진 속 작품들입니다. 빨간 빠타올(와인 업계에서 Linen을 부르는 속어입니다) 위에 올려놓고 찍으니까 마치 산이 불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탁본을 해보니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돌에 새긴 [화산회]와 종이에 탁본한 [화산회]를 여러분께 보냅니다. 봄을 맞이하는 화산회가 여러분께 보내는 초청장 정도로 여기고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느 화요일 아침, 문득 화산회에서 뵙든 그렇지 않든, 여러분 모두 따스하고 즐거운 봄날을 만끽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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