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수반 13기] 수강생 모집 공고
스크립트 닥터링 중심의 시나리오 워크숍
2013년 7월 26일(금) 밤 7시 30분 개강
“쓴다는 것은 곧 고쳐쓴다는 것이다.” 제가 번역하여 [심산반] 시나리오 워크숍의 정규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시나리오 가이드]의 제3부 ‘시나리오 작법’의 맨 마지막 챕터 ‘고쳐쓰기’의 맨 앞에 나오는 인용문입니다. 할리우드 시나리오작가 월터 번스틴이 한 말이죠. 전문은 이렇습니다. “쓴다는 것은 곧 고쳐쓴다는 것이다. 때로는 영화가 완성된 다음에조차 이런 소리가 나온다. 한번만 더 손을 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때로는 번역된 한글 문장보다 원문의 영어 문장이 더 귀에 쏙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Writing is Re-Writing." Re-Writing은 ‘고쳐쓰기’라고 번역할 수도 있고 ‘다시쓰기’라고 번역할 수도 있지요. 박헌수 선생님은 자신이 맡고 있는 [박헌수반]의 모토를 그렇게 정했습니다. “[박헌수반]은 ‘시나리오 다시쓰기’ 혹은 ‘시나리오 고쳐쓰기’를 하는 반이다.” 일단 완성된 초고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 혹은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 과정을 할리우드 용어로는 Script-Doctoring이라고 하고, 그 과정의 전문가를 Script-Doctor라고 합니다. 박헌수 선생님은 충무로가 공인하는 최고의 스크립트 닥터입니다.
사실 심산스쿨에 시나리오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게 제가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이런 것입니다. “시나리오반이 많은데 어떤 걸 들어야 되요? 순서를 정한다면 어떤 반부터 듣고 어떤 반을 나중에 듣는 것이 좋을까요?” 답변하기가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현재 심산스쿨에는 많은 시나리오반이 있습니다. [유대헌공모반], [심산반], [박헌수반], [김대우반]. 예전에는 여기에 덧붙여 [노효정반]과 [최석환반]도 있었지요. 하지만 이 모든 반들은 그 반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선생님들의 자유의지에 따라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어느 반에서는 뭘 가르치고, 어느 반에서는 뭘 가르치지 말아라”라고 참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지요.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은 ‘심산스쿨의 원칙’입니다. 사실 같은 작가들끼리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짓 아니겠습니까?
저는 내심 [유대헌공모반]을 듣고 [심산반]을 거친 다음 [김대우반]을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김대우반]을 들은 다음 [심산반]을 듣고 마지막으로 [유대헌공모반]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릴 수 있는 솔직한 답변은 “저도 모르겠습니다”입니다. 제가 아는 것은 제가 이끌고 있는 [심산반]입니다. [심산반]에서는 무조건 시나리오를 쓰게 하고 끊임없이 씹어댑니다(ㅋ). 제 생각에는 그것이 가장 좋은 워크숍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김대우반]은 시나리오의 제출을 강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신 ‘아름다운 세 줄’ 혹은 ‘척추 뽑기’ 혹은 시놉시스의 구상과 점검 등을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것이 김대우 선생님의 방식입니다. 정답은 없는 것이겠지요. 심산스쿨의 모든 시나리오 워크숍 과정은 제 각각 독창성을 가지고 있을 뿐 우열관계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박헌수반]은 약간 다릅니다. 박헌수 선생님은 말합니다. “심산스쿨의 시나리오 워크숍을 적어도 한 과목 이상 수강완료했고, 잘 썼든 못 써든 완성된 시나리오를 한 편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 시나리오를 어떻게 고쳐쓸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와주었으면 좋겠다.” 일단 초고는 완성해놓았어야 합니다. 초고가 완성되어 있어야 그것을 고쳐쓰든지 말든지 하지요. 할리우드 용어를 써서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크립트 닥터링을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박헌수반]으로 오세요.” 저는 예전부터, [심산반]에서 시나리오를 제출하기는 했는데, 어떻게 고쳐써야 될지를 모르겠다는 수강생이 있으면 ‘무조건 [박헌수반]으로 가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혹은 ‘워크숍이 끝난 다음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아도 같은 대답을 들려줬습니다.
이제 [박헌수반]의 위상이랄까 워크숍 내용에 대해서 감이 좀 잡히시지요? [박헌수반]이 약 10개월의 휴식을 멈추고 이제 새로운 수강생을 맞아들이려 합니다. [박헌수반 13기]는 2013년 7월 26일(금) 밤 7시 30분에 개강하고, 매주 금요일 밤 7시 30분~9시 30분에 총20회의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110만원(부가세 포함)인데, 2013년 6월 24일(월)부터 수강신청 접수를 시작합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오른쪽의 [박헌수반] 배너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박헌수반 13기]를 통하여 여러분의 초고가 제대로 된 ‘스크립트 닥터링’을 받고 ‘영화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완고로 거듭 태어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