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아산을 만나고 왔습니다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신현리미륵

요즈음 제가 마애불에 온통 빠져 있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소문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그리고 사실의 전부도 아닙니다. 마애불을 비롯하여 미륵불, 마애각문, 알터, 돌장승, 성석(남근석/여근석), 국보들 중의 석조문화재, 폭포, 계곡, 구곡 등 여하튼 ‘우리나라에서 바위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을 보러 다니는 중입니다. 이 해괴한 산행 혹은 여행의 방식을 저는 ‘마애산행 미륵기행’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얼마 전에 친견한 ‘미쓰 아산’을 소개합니다. 충남 아산시 영인면 신현리의 속칭 ‘미륵골’이라는 곳에 서 있는 ‘신현리 미륵’입니다. 제가 이 아가씨(?)의 사진을 처음 본 것은 ‘한국 미륵연구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김삼룡이 글을 쓰고, 송봉화가 사진을 찍어서 펴낸 [미륵불](대원사, 1991)이라는 책에서였습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지요. 이 사진이야말로 ‘한국 미륵불의 위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가 초가집 옆, 밭일 나가는 아낙네가 소쿠리를 든채 깊이 고개 숙여 치성을 올리는 장면이 참 정겹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곳에 초가집은 없더군요. 미륵골이라는 동네 자체가 많이 피폐해져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미륵에 대한 정성이 부족했던 걸까요?

세월은 가고, 동네도 변하고, 사람들도 사라졌지만, 미륵만큼은 여전히 그곳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 아닌 위안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심산스쿨 홈페이지는 현재 리모델링 중입니다. 좀 더 심플하게 만드는 대신, 메인화면에서 사진작품들을 좀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고치고 있습니다. 홈피 개편 이후 첫 번째로 올리는 사진이 바로 이 미쓰 아산, 신현리미륵입니다. 참 단아하고 예쁘지요? 신현리미륵의 어여쁜 자태를 기쁜 마음으로 감상하시며 송구영신하시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