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마운틴 오디세이-알피니스트 열전] 펴낸 심산 작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인물 세계 등반사입니다”
글/신준범 기자
“2002년에 나온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풀빛)와는 다른 책입니다. 알피니스트 열전이란 제목처럼 세계적인 산악인들의 등반과 등반철학을 담았어요. 쉽게 말해서 인물로 읽는 세계등반사입니다.”
심산(54)씨가 [마운틴 오디세이-알피니스트 열전]을 펴냈다. 그는 산악계의 유명작가다. 시집과 장편소설, 에세이집 등의 책을 냈고 시나리오작법 서적과 [비트][태양은 없다] 등의 시나리오를 썼다. 달필로 소문난 그는 작법을 가르치는 데에도 재능이 있어 시나리오 쓰는 법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심산스쿨’을 10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강좌가 많을 때는 강사가 10명까지 있었기에 ‘교장’이라는 직함이 정확하며, 졸업생도 1,400여명에 이른다.
책에는 37명의 세계적인 산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앨버트 머메리, 리카르도 카신, 라인홀트 메스너처럼 국내에 잘 알려진 이들도 있고 프리츠 비스너, 주스토 제르바수티, 장 마르크 부아뱅처럼 생소한 이들도 있다. 그는 “얼마나 대단한 등반을 했는지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위주로 뽑았다”고 한다. 등반기록보다 산에 대한 태도를 보고 선정한 것이다.
대중적인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답게 그의 글은 재미있다. 산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책을 한번 잡으면 눈을 떼지 못하고 스르륵 읽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산악인에 대한 깊은 이해에 감탄하게 된다. 그는 “주로 외국 원서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영어책 읽는 게 취미에요. 원정이나 트레킹을 한 달 동안 가니까, 한글 책을 가져가면 금방 다 읽어버려요. 그래서 영어책이랑 영어사전을 가져가서 읽게된 거죠.”
이름을 보면 그는 산의 운명을 타고 났음을 알 수 있다. 본명이 산(山)이다. 할아버지가 풍수지리에 정통해 산을 많이 다녔고, 아버지 역시 일제시대에 금강산을 찾았을 정도로 산을 좋아했다. 4형제 중 막내이며 둘째와 셋째형이 쌍둥이인데 암벽등반에 푹 빠져 살았다고 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산에 다닌 건 1990년대부터다. 1980년대 운동권이었던 그는 구소련이 붕괴되며 “뭘 해야 될지 몰라서 그때부터 산에 다녔다”고 한다.
1994년 코오롱등산학교를 수료하고 산을 타면서 등산매체와 신문 등에 산에 관련된 글을 꾸준히 연재했다. 덕분에 ‘산꾼 글쟁이’로 인식되었고 2002년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를 내면서 산악계에서 산악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과거의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는 산악문학, 즉 산악도서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는 ‘마운틴 오디세이’를 시리즈로 낼 계획이다. 절판된 2002년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에 새로운 내용을 100% 늘린 개정증보판을 내년 2월쯤 낼 예정이며, 세 번째 시리즈로 산악에세이집을 낼 예정이다. 현재 4번째 시리즈까지 원고작업이 끝났으며 5~6번째 시리즈 취재와 집필을 하고 있다.
심산 작가는 일주일에 최소 이틀은 산행하고 한달에 한번은 5일 정도씩 지방의 산에 다닌다. 해외 트레킹도 일년에 한번 이상 할 정도로 산행을 생활화하고 있는 ‘산 작가’다. 그가 시작하는 ‘마운틴 오디세이’ 시리즈가 “산서는 안 팔린다”는 국내 시장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하다.
월간 [산] 2014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