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내혜 전각전 [낮은 골짜기]
가나인사아트센터 2층, 2014년 4월 9일(수)~14일(월)
심산스쿨에서 [내혜전각반]을 이끌고 계신 김내혜 선생님이 생애 8번째 전각전을 열고 계십니다. 어제(2014년 4월 9일) 저녁 6시에는 그곳에서 전시회 오프닝 행사가 열렸습니다. 내혜 선생님의 제자들로 구성된 전각동호회 [석겸화개]와 [전각무림] 사람들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을 한 마디로 "와우!"입니다. 근년에 들어 개최된 전각전들 중에서 단연 압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시간을 내어 인사동에 한번 들러보세요. 한뼘 밖에 안 되는 칼(전각에서는 '철필'이라고 합니다)로 돌의 속살을 헤집고 새겨 넣은 글과 그림들이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날의 사진은 [심산와인반]과 [김진석사진반] 출신의 김주영 동문께서 찍어 주셨습니다. 본래 포토샵으로 들어가 콘트래스트도 주고 트리밍도 해야 되겠지만 그냥 원본 그대로 몇 컷 올려봅니다. 오프닝 행사 이후 가졌던 뒷풀이 자리의 즐거움이 잘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내혜선생님을 대신하여 불초 제자가 인삿말 올립니다. 전시회에 와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돌 속의 별
류시화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혀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