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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6심산의 전방위적 글쓰기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
산이 인간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산에 오르면 산다는 것에 대해, 삶의 누추함에 대해, 또 너와 나의 좁은 어깨에 대해 큰 위안을 얻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은 집 근처의 언덕빼기를 올라서는 잘 얻을 수 없다.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의 산행을 한 이후가 아니면 잘 주어지지 않는 것이 또 이런 위안인 것 같다. 산이 위안을 준다고 해서 범인들이 무시로 들락거릴 수 있는 곳은 아니겠지.
그러다 보니 지면으로나마 또 나는 언젠가 산으로 가리라고 결의하듯이 이 책 <마운틴 오딧세이>를 뒤적이게 된다. 소설가로, 시인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전방위적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심산의 산악문학 탐색기. 이렇게 적으면 그럭저럭 요약은 되지만 이 책이 주는 활달한 재미는 잘 옮겨지지 않는 듯하다. 게다가 여름 휴가철이 지났다고 이 책이 내방객을 거절할 리도 없으니 한번 직접 확인해 보시길.
정은숙 마음산책대표·시인
[경향신문] 2003년 8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