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90년대 영국 음악을 좋아한다.
블러를 좋아하고, 오아시스도 괜찮고, 펫 샵 보이즈는 예술 그 자체다.
애네들 노래는 좋은 노래가 상당히 많아 가장 좋아하는게 뭔지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동욱이가 젤 좋아하는 8, 90년대 영국 노래는 이 놈들이 아닌 다른 놈들의 노래다.
바로 펄프의 컴온 피플이다.
왜냐? 모든것이 다 좋지만 무엇보다도 가사가 졸라게 졸라게 좋기 때문이다.
가사는 대략 다음과 같이 동욱이에게 해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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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온 그 여자애는 지식에 목말라 했지
세인트 마틴 대학에서 조각을 공부하다가, 거기서 그녀의 눈에 내가 들어온거야
그 여자앤 지 아빠가 돈이 무지하게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그럼 난 비싼 럼주랑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것구나"라고 말했지
그 여자앤 "fine"라고 말했어. 그리고 나서 30초 있다가 이렇게 말했지
나는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
나는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어
나는 보통 사람들과 자고 싶어
나는 너 같은 보통 사람들과 자고 싶다구
흠, 내가 딱히 뭘 할 수 있었겠어?
나는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게"라고 말했지
나는 일단 그 여자애를 슈퍼마켓으로 데리고 갔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만 했고, 그래서 거기서 시작한거지
내가 말했지 "네가 돈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 봐"
하지만 그 여자애는 그냥 웃으면서 말했지 "너 정말 웃기다" 나는 말했어.
"그래? 근데 여기에서 너 빼고 웃고 있는 사람 한 명도 없어"
너 보통 사람들 처럼 살고 싶은 거 확실하니?
너 보통 사람들이 보는 무엇이든 보고 싶은게 확실해?
너 보통 사람들이랑 자고 싶은게 확실해?
너 정말로 나같은 보통 사람이랑 자고 싶은거야?
하지만 그 여자애는 이해하지 못했지
그냥 웃으면서 내 손을 잡을뿐.
그래서 이렇게 말해줬지.
가게 위에 있는 아파트를 빌려.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직업을 구해
담배를 피우고 당구를 쳐
학교에 가본 적이 없는 척을 해 봐
하지만 그래도 넌 여전히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거지
왜냐하면 네가 밤에 침대에 누워서
바퀴벌레가 벽을 타고 기어올라가는 것을 볼 때
넌 그냥 아빠한테 전화만 걸면 모든 걸 멈출 수가 있잖아
넌 절대로 보통 사람들처럼 살지 못할거야
넌 절대로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지 못할거야
너는 절대로 보통 사람들처럼 실패하지 않을거야
너는 절대로 너의 삶이 시야에서 미끄러져 나가는 걸 보지 않을거야
그리고 춤추고, 술 마시고, 막 나가지 않겠지
단지 다른 할 일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통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불러
따라 부르면 어떻게 될지도 몰라
보통 사람들과 함께 웃어
설사 그들이 너와 네가 하는 멍청한 짓들을 보고 웃더라도 함께 웃어
넌 절대로 이해하지 못해
의미도 없이,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딱히 갈 곳도 없이 삶을 살아가는게 어떤 기분인지 말이야
넌 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겠지
그리고 네가 왜라고 고민하는 사이에 그들은 시뻘것게 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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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시. 사회부적응자만이 쓸 수 있는 시다.
사회부적응자라도 제대로 하면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