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들으면서 깨달았어요. ‘난 드라마에 관심이 없구나!’
선생님이 언급하신 드라마(내조의 여왕, 아이리스, 대장금, 파스타, 추노, 아내의 유혹 등등등) 중에 본 것이 단 하나도 없더군요!
'내가 올 곳이 아니었나보다'라는 생각이 든 저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마음으로 멍 때리며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이선영 선생님이 제게 이름을 물으시더니 칠판에 제 이름 석자를 큼지막하게 적어놓고 뭔가에 대해 설명을 하셨는데 그때부터 피로와 머쓱함으로 반쯤 풀려있던 제 눈이 ‘번쩍’ 뜨이지 뭐예요. 깜놀했습니다. ^^
드라마에 관심이 없는 저지만 이선영 샘의 말씀은 좋더군요.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면서도 자신들의 주된 클라이언트인 ‘아줌마’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아줌마’들이란 구체적으로는 김밥천국에서 김밥을 말고 이마트에서 계산을 해주시는 분들이다.
우리는 그 분들에 대해 항상 생각하며 우리의 클라이언트를 존경해야 한다.
그 고단한 육체노동을 한 후 어떤 드라마가 보고 싶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분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부딪히고 깨지면서 살아온 그 분들의 감각을. 그 분들의 삶의 논리를.‘
이 모든 말은 단 한 마디로 요약됐습니다.
“닥치고 클라이언트”ㅋㅋㅋㅋㅋ
강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작가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상처를 받을까봐 사랑을 겁내는 사람은 절대 좋은 작가가 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 ‘사랑’이라 함은 가만히 있는데 나 좋다고 쫓아다니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자신을 전율하게 하는 그 혹은 그녀의 쪽으로 용기 있게, 부단히, 숨차게 오르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한 사랑을 하다가 받은 상처로 가슴이 다 찢어져서 가슴에 칼자국이 마구 나 있는 사람, 그 상처가 잘 아물린 사람. 그리고 옷을 벗어 그 흉들을 기꺼이 보여주는 사람이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밖에 나가 사랑을 하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김밥도 말아보고 서빙도 해보라고.ㅋㅋㅋㅋ
머릿속의 먹물(배운 지식들)을 박박 벗겨내라고 하시더군요. 글은 경험에서 오는 것이라며.......
(제가 이해한대로 쓰는 거라 실제 표현이랑은 좀 다르겠지만 맥락은 비슷하지 않나요?)
뒤풀이 때 뵌 선영 샘은 저에게 어떻게 특강을 오게 됐냐는 말씀과 함께 시나리오 반 수강생이냐고 물으시더군요.
인디반을 수강했다고 말씀드리니 저보고 ‘딱 인디반 스타일’이랍니다. 인디반 스타일은 뭐죠?ㅋㅋㅋㅋ
이선영 샘은 1시간쯤 계시다 금방 들어가시고 저희들은 좀 더 얘기를 나누다 헤어졌습니다.
선영 샘의 매력으로 즐거움이 배가된 유쾌한 강의 & 뒤풀이였습니다.
그리고 이선영 샘, 실물이 훨씬~~~ 예쁘십니다. ♥
이 작가님의 "닥치고 클라이언트"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당.
수업 잘 들었구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수업 듣고 싶네요!!!
감사합니당~ (_ _)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