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20-04-07 23:13:44

댓글

0

조회 수

735

movie_image.jpg

 

사랑하는 사람과 지는 해를 바라보세요

코로나19와 함께 소멸해가는 세계를 맞이하면서

 

코로나19가 처음 출현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암담해질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현실인식이 됩니다(그야말로 현타!). 그렇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19의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질 것입니다. 역사학자 박노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세 개의 신화가 몰락했다고 합니다. 선진국의 신화, 미국의 신화, 시장의 신화. 경제학자 우석훈은 코로나19의 팬데믹이 끝나도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포스트 코로나19’의 세계를 저는 잘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창조적 파괴의 시대가 될지 아니면 그냥 끔찍하고 야만적인 파괴의 시대가 될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의 종말이 지금 시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여느 누구와 다를 바 없이 그저 무기력한 개인일 뿐인 저로서도 달리 어찌 해야 될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저 저물어가는 한 시대 혹은 저물어가는 인류의 한 시기를 무맥하게 바라볼 뿐이지요.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권유합니다.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세요. 그와 손을 잡고 저물어가는 세계를 맞이하세요. 오늘 저물어가는 저 석양을 바라보세요.”

 

저는 사실 레이디 가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흔해빠진 비디오스타 정도로 생각했지요. 하지만 브래들리 쿠퍼의 영화 스타 이즈 본을 본 이후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마치 마돈나를 별로라고 생각했다가 그녀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돈나: 진실 혹은 대담을 본 이후에 생각이 달라진 것처럼요(ㅎㅎ).

 

스타 이즈 본에는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수천 명의 관객들이 운집한 무대 위에서, 저녁노을이 떨어질 때, 서로를 마주 보며 부르는 노래가 나옵니다. <Always Remember Us This Way>라는 곡인데, “언제나 우리를 지금처럼 기억할게라는 뜻이지요. 한 시대(전세계적 차원의 금융자본주의 혹은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지켜봐야 하는 요즈음, 그나마 가슴이 따뜻해지는 슬픈 노래라고 여겨져, 거의 매일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돈을 기억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Always Remember Us This Way

언제나 우리를 이런 식으로 기억할게

 

That Arizona sky, Burning in your eyes

아리조나의 하늘이 네 눈 속에서 불타오르네  

You look at me and, Babe, I wanna catch on fire

네가 날 바라보면 나는 흥분돼  

It's buried in my soul, Like California gold

마치 캘리포니아의 금()처럼 내 영혼 속에 새겨져  

You found the light in me, That I couldn't find

너는 내가 찾을 수 없었던 내 안의 빛을 찾아주었어

      

[R] So when I'm all choked up, And I can't find the words

내가 숨이 막혀 할 말을 찾지 못할 때  

Every time we say goodbye, Baby, it hurts

우리가 안녕이라 말하며 헤어질 때마다 가슴이 아파  

When the sun goes down, And the band won't play

태양이 지고 밴드가 연주를 그칠 때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나는 언제나 우리를 이런 식으로 기억할게

      

Lovers in the night, Poets trying to write

한밤의 애인들, 시인들을 시를 쓰려 애쓰지  

We don't know how to rhyme, But damn we try

우리는 운()을 맞출 줄 몰라, 그래도 안간힘을 쓰지  

But all I really know, You're where I wanna go

하지만 내가 정말 아는 건, 내가 가고 싶은 건 너라는 거  

The part of me that's you will never die

나의 일부분, 너는 죽지 않을 거야

      

Oh, yeah, I don't wanna be just a memory, baby, yeah

나는 추억 따위가 되고 싶지 않아

      

When you look at me, And the whole world fades

네가 나를 바라볼 때, 모든 세상은 사라지고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나는 언제나 우리를 이런 식으로 기억할 거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5 다음 워크숍은 2022년 1월 둘째주에 열립니다 + 1 file 심산 2021-10-18 635
494 올여름에는 [심산반 47기]만 진행합니다 + 1 file 심산 2021-07-10 626
493 2021년 7월 개강 시나리오워크숍 안내 + 2 file 심산 2021-06-06 677
492 올봄에는 [심산상급반]만 진행합니다 + 3 file 심산 2021-02-28 758
491 일단 수강신청 접수를 시작합니다 + 2 file 심산 2021-01-31 679
490 30년 동안 거의 매일을 함께 한 친구 + 5 file 심산 2021-01-22 856
489 즐거운 송년인사를 건네기도 민망하지만 + 7 file 심산 2020-12-21 650
488 이번 한가위는 각자 한가하게 보내시기를 + 1 file 심산 2020-09-25 667
487 [심산반 46기]와 [심산상급반 17기] 개강 안내 + 5 file 심산 2020-08-13 834
486 심산의 우이동 이야기 + 2 file 심산 2020-07-17 703
485 히말라야 트레킹과 알프스 트레킹 + 1 file 심산 2020-06-07 860
484 클라이머가 비즈니스맨이 된다면 + 1 file 심산 2020-04-26 644
» 사랑하는 사람과 지는 해를 바라보세요 file 심산 2020-04-07 735
482 악귀와 액운을 막아주는 마을의 수호신 + 5 file 심산 2020-02-26 883
481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 file 심산 2020-01-24 677
480 새해에는 새해의 태양이 떠오를 테지요 file 심산 2019-12-31 580
479 어김없이 또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 1 file 심산 2019-12-09 735
478 [심산반 45기]와 [심산상급반 17기] 안내 + 2 file 심산 2019-08-19 829
477 심산 ⟪…인문산행⟫ 출간기념 이벤트 안내 + 17 file 심산 2019-07-02 935
476 인문산행의 즐거움과 과제 + 1 file 심산 2019-06-16 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