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스쿨이 창립 10주년을 맞이합니다
2005년 11월 11일~2015년 11월 11일
심산스쿨이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저 자신조차 “엥? 언제? 벌써?” 이런 느낌입니다. 뭐 그냥 “어영부영 하다 보니 그리 되었네”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10년 전의 저는 나름대로 커다란 결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작가 혹은 시나리오작가로서 가장 열심히 일했던 시기는 1997년부터 2004년 정도의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7년에는 [비트]를 개봉했고, 1999년에는 [태양은 없다]를 개봉했습니다. 현재의 심산스쿨의 모태라고 해야 마땅할 ‘심산 시나리오 워크숍’을 시작한 것은 1998년이었습니다. 현재에도 [심산반]의 정규교재로 쓰고 있을뿐더러 대한민국 대부분의 영화제작사에서 매뉴얼처럼 사용하고 있는 [시나리오 가이드]를 우리 말로 옮긴 것은 1999년이었습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의 저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기록들을 되짚어 보니, 2004년의 경우, 저는 3개의 일간신문과 3개의 월간지와 2개의 주간지에 연재를 하고, 이와 별도로 1권의 단행본을 출간했으며, 시나리오 집필계약을 무려 4개(전문용어로 “가께모찌를 뛴다”고 합니다!ㅋㅋㅋ)나 했더군요. 그 즈음 저는 1년 동안 200자 원고지로 대략 25,000매 정도의 글을 썼습니다. 1년 동안 집에서 잠을 잔 날이 절반도 안 되고, 거의 대부분 콘도나 호텔에 감금(!)을 당한 상태로 원고를 썼습니다. 심지어는 과로로 쓰러진 다음에도 병원에서 링겔을 맞으며 구술(!)했던 적도 있습니다. 물론 미친 듯이 일을 한 만큼 연봉도 꽤나 높았습니다. 하지만 그 즈음에 저는 단호한 결심을 했습니다.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일을 줄이자. 아니, 아예 은퇴를 해버리자.”
그래서...2005년의 저는 나름대로 ‘은퇴플랜’을 세웠습니다. 맨 먼저 한 일은 에베레스트 원정등반이었습니다. 2005년 한국초모랑마휴먼원정대의 대원으로 참여했는데, 거의 100일 정도가 소요된 대장정이었으며, 그 결과로 나온 것이 MBC 다큐멘터리 [아! 히말라야]와 저의 단행본 [엄홍길의 약속]입니다. 그래도 어쨌든 “충무로에서 ‘영화밥’을 먹고 살았으니까 ‘보은’은 하자”라는 결심으로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과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평가할지 몰라도 저로서는 그 일들이 ‘후배 시나리오작가들을 위하여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공적인 일인 동시에 사적인 일’로 추진한 것이 ‘심산스쿨을 설립한다’였습니다. 심산스쿨의 설립일은 2005년 11월 11일입니다.
이제 돌아오는 11월의 두 번째 수요일(2015년 11월 11일)은 ‘심산스쿨 창립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옛말 중에 “세월이 쏜 살 같다”는 것이 있는데 정말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 10년의 세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좋지 않았던 일과 기분 나빴던 일은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심산스쿨에서의 10년’은 거의 대부분 즐겁고, 반갑고, 행복했던 기억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모두가 여러분들의 덕택입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처럼 ‘경영마인드가 모자란’ 인간이 이 작지만 매혹적인 학교를 10년 동안이나 운영해올 수 있었던 것은 거의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 앞에 넙죽 엎드려,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제가 ‘책임지지 못할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내년 11월 11일이면 심산스쿨 창립 10주년이 되니,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리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신나게 놀자!”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이제 비겁(!)하게도 그 말을 접습니다. 일단, 모두 한 자리에 모일 수도 없고(너무 많습니다!ㅋㅋㅋ), 요즘엔 모이자고 해도 잘 안 모이니까, 그냥 조용히 저 혼자 자축(!)하렵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지난 10년 동안 심산스쿨을 위해서 훌륭한 워크숍을 이끌어 주신 선생님들과 스태프들,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의 대장들까지 나 몰라라 할 수는 없겠지요? 이분들은 제가 따로 모셔서 따뜻한 저녁식사와 꽤 근사한 와인들을 대접하렵니다. 올해 11월 11일(수) 밤에는 [강수진 코미디반 2기]의 수업이 있으니 아마도 그 전후 하루 이틀 사이에 따로 날짜를 잡아야 될 듯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합니다. 심산스쿨이 설립된 지 이제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물 흐르듯이 지나온 세월이지만, 그래도 어느 새 10년이 되었다고 하니 나름 감개가 무량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심산스쿨이라는 ‘괴이한, 혹은 희귀한, 혹은 흥미로운’ 작은 학교가 무려 10년의 세월을 그 자리에 그렇게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자로서는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 이외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심산스쿨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작은 사은품이라도 하나 만들어 보려 애쓰고 있는데 당일(2015년 11월 11일) 이전까지 제작이 가능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사은품이 완성되면 당연히 이 자리를 빌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심산스쿨과 함께 한 지난 10년의 세월’을 더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여러분께도 그런 시간이었다면 참 좋겠습니다. 저 혼자 남 몰래 자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여기 [여는글]에 이 글을 올립니다. 여러분들도 ‘심산스쿨 창립 10주년’을 많이 많이 축하해주세요!
만수행님, 또 출장?
15일날 돌아오신다니 아쉽네요
정신이는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ㅋ
관산 선생님, 여여하시죠?
휘주야, 소설작업은 잘 되어가?
너 내년에는 긴장해야 될 거야
내가 소설가로 복귀할 거거든...ㅋ
tripp...아니 이거 왜 자꾸 닉네임이 나오는 거지?
또 한바탕 홈피를 뒤집어 엎어야 하나...?
현철이도 오랫만이다! 잘 지내지?
내혜쌤, 잘 다녀오셨군요!
왜 내혜쌤이 베를린에서 한달 동안 놀다 왔다는데
내가 다 속이 시원한지 원...ㅎ
다음 주쯤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그 사이에 갑자기 '전각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제가 다 한꺼번에 우루루 몰고 가겠습니다
하이, 희자!
저번에 전시회 할 때 희자랑 아들이랑 얼굴이나 보나 했더니....ㅎ
와~~선생님!! 저 정말 우연히 오늘 심산스쿨에 전화했다가 이런 희소식을 알게됐습니다!!
오늘 파티를 하신다구요? 가면 맛난 와인을 먹을수 있다고요?!! ㅋㅋㅋㅋ
심산스쿨 생각하면 왜이렇게 설렘설렘하는지.. 수업들었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갔습니다!
선생님, 그동안 너무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그때를 생각하며 여기저기 심산스쿨을 홍보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심산스쿨 10주년을 더없이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20년이 될때까지 더 수고해주세요(?)ㅋㅋ
그리고 그때도 우연히 전화하면 친절히 받아주세요~ㅎㅎ 축하드립니다!!
쌤~~~지난 10년 애쓰셨고 감사했습니다~~~^^
맛난 와인과 정겨운 분위기에 취해 스쿨에서 돌아갈 때마다 말씀드렸죠?
"쌤~~~이런 공간을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키시는데 별로 도움도 못돼드리고 먹고 사는게 끔찍해져서 스쿨 계단 밟아본지 오래된 것 같네요..
그래도 신촌로타리를 지날 때 마다 어쩐지 익숙한 공기, 익숙한 풍경에 그냥 미소가 지어집니다..
쌤 말처럼 '반갑고,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완전 완전 축하드리고요~~~~~
다시 10년이 흘러 20주년도 했으면 좋겠네요..
내년에 보게 될 쌤 소설도 대박 기원할께요~~~~~^^/
사진 속에 프로젝터 아마도 이 놈도 10년은 된 것 같네요. 프로젝터와 더불어 스피커도 달았었는데 강헌 샘이 " 이따위 스피커로 내강의를 듣는 것은 모욕이다 " 이다라고 하여 현재 사진 속의 스피커로 교체가 되었죠. 그땐 정말 빡돌아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올렸었는데...지금보다 젊었을때니까요. ㅎㅎㅎ 심산스쿨에 안가본지도 몇년 되었네요.
한동안 매년 송년행사로 쏘비영화제라고 심산시나리오반 출신 감독들의 작품을 함께 감상해보는 행사도 개최하곤 했었는데....솔직히 동문들의 영화보고 싶어 개최한 것보다는 제 영화 틀고싶어서 영화제를 빙자하여 제 영화를 상영하곤 했었죠.
그때 제1회 쏘비영화제 수상자가 ' 김복남살인사건의 전말 ' ' 은밀하게 위대하게 '의 장철수 감독의 '천국의 에스컬레이터' 였을 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철수가 이리 잘나갈지(?) 누가 알았을까요?
심산스쿨 10년...그리고 그 이전에 한겨레문화센터 시나리오 과정부터 이어온 시나리오 작가지망생들의 성지(?) 심산스쿨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한참 뻔질나게 심산스쿨 홈피의 도란도란 게시판을 도배하며 활동할때는 솔직히 놀때가 여기 밖에 없었어요.
여기가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쳐서...라기 보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에는 잘적응이 안되어서 여기에만 오면 웬지 나도 '영화인' 이야..라고 뻐길수 있을 것 같아서...심산스쿨 덕분에 참 많은 친구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해마다 휴가때면 제주도를 내려가곤 합니다. 제주도에 갈때마다 생각나요.
심산스쿨 손수건을 깃발로 꼽고 4박 5일동안 돌았던 제주도 자전거여행...가끔 그때 사진들을 찾아 보곤 합니다.
그때 중학교 꼬꼬마였던 은이가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된 모습을 보니 세월 흘렀긴 흘렀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백수나 다름없었던 배고팠던 프리랜서 시절에 심산샘을 만나 이젠 세금으로 주는 사료를 먹고 사느라 배 나오고 근육 처진 아저씨가 되었네요.
심산샘! 샘은 저에게 있어 언제나 최고 마초 최고의 한량이십니다 ㅋㅋㅋ
그 모습 변치마시길 바라옵나이다..^^
아주 많이 축하 드립니다.^^
오픈한 그 해 말쯤인가 다음 해인가 히어동 모임을 심산스쿨에서 했을 때가 첫 방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참 많이 들락거렸네요.^^ 감사합니다!
저는 유럽 출장에서 15일날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