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김현중 작가
각색 타이틀로 첫 번째 크레딧 획득
내일 개봉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크레딧을 훑어보면 반가운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각색 김현중’이라는 크레딧이죠. 그는 심산스쿨 심산반 6기-심산상급반 1기-김대우반 1기 출신의 시나리오작가입니다. 지난 해 가을 출간된 심산스쿨 공역 시나리오작법서 [시나리오 마스터](한겨레출판, 2007)의 공동 번역자이기도 하지요. 아니 어쩌면 이렇게 소개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2년 연속 심산스쿨 송년회 콘서트를 이끌어준 [미안하다 뺀드한다]의 드러머 겸 베이스 기타리스트였던 바로 그 남자(!)입니다. 아래의 연주 장면을 보면 이제 그가 어떤 남자였는지 선명하게 기억나시죠?
어떤 이는 고작해야 ‘각색’ 타이틀 하나 얻게 된 것이 뭐 그리 대수냐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구경하는 사람(movie-goer)과 직접 만드는 사람(film-maker)은 다릅니다. 만약 여러분이 직접 충무로에 뛰어들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 된다면 ‘고작해야 각색 타이틀’이라는 따위의 표현은 결코 쓰실 수 없을 겁니다. 그만큼,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 피눈물 나게, 지긋지긋하게, 넌덜머리나게, 끔찍하게 어려운 일이 바로 ‘크레딧을 갖는다’는 일입니다.
김현중 작가는 일찍이 2005년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전(마켓 체제로 넘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공모전이었습니다)에서 [고맙습니다]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 작품은 곧바로 영화사 봄과 계약을 맺었지요. 이듬해인 2006년에는 저희 심산스쿨 시나리오작품집에 실린 [악몽] 역시 곧바로 오존필름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크레딧을 갖는다는 것이 코 앞에 닥친 일인 줄 알았죠.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두 작품 모두 현재 크랭크인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충무로에서는 아주 흔해 빠진 일이죠). 김현중 작가는 그 이후에도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작품을 집필해 왔습니다. 그 작품들 중 갖은 우여곡절 끝에 최초로 영화화되어 전국의 극장 스크린에 오르게 된 것이 바로 내일 개봉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입니다.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습니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끝내 개봉한다는 것 자체도 일종의 기적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촬영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커다란 홍역을 치루었습니다. 덕분에 크레딧도 매우 복잡합니다. 감독 크레딧 자체가 ‘곽경택 안권태’ 2명으로 되어 있군요? 시나리오 관련 크레딧도 복잡합니다. 각본은 김동우, 각색은 ‘곽경택 안권태 김현중’으로 되어 있습니다. 감독이라는 직함의 역할을 염두에 둔다면, 결국,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김동우 작가가, 그리고 그것의 각색 작업은 김현중 작가가 해낸 셈입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의 우여곡절이야 ‘이미 지난 일’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작품의 흥행 여부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이 작품을 기억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김현중이 첫 번째 크레딧을 얻은 작품’으로 기억할 겁니다. 김현중 작가의 향후 작품 활동을 위해서라도 이 작품이 꼭 흥행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김현중 작가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건투를 기원해주십시오. 현중아, 너의 첫 번째 크레딧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다음에는 네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네 와이프 말고!ㅋㅋㅋ)를 극장에서 보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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