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영화 레전드 '비트'X'태양은 없다' 재개봉…정우성·이정재의 리즈 시절
[SBS뉴스] 2024.02.08.
한국 청춘 영화의 레전드로 손꼽히는 영화 '비트'와 '태양은 없다'가 3월 재개봉한다.
'비트'(1997)와 '태양은 없다'(1999)는 세기말 시절 방황하는 청춘들의 꿈과 좌절 그리고 우정을 스타일리시하게 담아낸 영화다.
'비트'는 우울하고 반항적인 10대 청춘들의 초상을, '태양은 없다'는 인생 밑바닥에서 끊임없이 내일을 꿈꾸는 20대 청춘들의 무모한 패기를 그려내 한국 대표 청춘 영화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두 영화는 청춘 영화에 어울리는 최적의 캐스팅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으며 '비트', '태양은 없다' 두 작품 모두 출연한 정우성은 당대의 청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이제는 청춘의 아이콘에서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거듭난 정우성과 올해 시즌2 공개 예정인 '오징어게임'을 통해 K-콘텐츠 열풍을 일으킨 이정재, 데뷔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최정상의 위치를 지켜온 두 배우의 풋풋한 외모를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극장 개봉 소식은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두 영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데에는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의 인연 때문이기도 하다. '비트'를 시작으로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 '서울의 봄'까지 28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김성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거듭난 정우성은 최근 '서울의 봄' 인터뷰에서 자신 인생의 봄을 20대 '비트'의 '민' 캐릭터를 만났을 때라고 뽑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까지도 예능과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정우성의 오토바이 장면과 "나에겐 꿈이 없었다", "17대 1" 등의 명대사를 남긴 '비트'와 하와이안 셔츠, 'Love potion No.9' 등의 올드 팝송 삽입곡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태양은 없다'는 레트로, Y2K 감성이 트렌드인 요즘 MZ세대들이 극장에서 색다르게 즐길만한 콘텐츠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청춘 영화의 강렬한 에너지와 색다른 볼거리를 경험할 수 있는 '비트'와 '태양은 없다'는 오는 3월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겸 친구는 저와 동갑내기인 김성수입니다. 이 사실은 심산스쿨이 지속되었던 지난 26년 동안 주구장창 떠들어온 레파토리인지라 여러분도 ‘귀에 더께가 앉도록’ 들어오셨을 겁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는 정우성입니다. 이 역시 더 이상 이야기하면 환경소음이 될 지경입니다. 제가 시나리오를 쓰고 이들과 함께 만들었던 영화가 [비트](1997)와 [태양은 없다](1999)입니다.
이 영화들을 만들었던 시기가 저의 영화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신났던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천생 한량’인 저는 영화 이외의 다른 것(이를테면 산행이나 여행 혹은 와인)들에 한눈을 팔고 살았던 반면, 김성수는 그의 성품 그대로 우직하게 ‘오직 영화!’만을 위하여 살아왔습니다. 그 결과가 최근 1300만명을 훌쩍 넘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았던 [서울의 봄](2023)입니다.
[서울의 봄]을 보면서 가장 감동 받았던 사람은 아마도 바로 저, 심산일 것입니다. 제가 아는 김성수는 전혀 ‘운동권 감독’이 아닙니다. 그는 12.12 쿠데타라는 현대사 최악의 사건들 중의 하나를 놀랍게도 온전히 ‘상업영화’의 틀 내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이른바 ‘386운동권 세대’에 속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역사적 혹은 예술적 쾌거’를 성취했습니다("성수야, 정말 나는 네가 너무너무 자랑스럽다!").
그리고 온전히 그 덕분에 [비트]와 [태양은 없다]를 재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이 영화들을 개봉한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에게도 이 영화가 여전히 재미있고 즐거운 관극체험을 선사할 것인가 매우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그리하여 오늘 제가 재확인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친구를 잘 만나야된다!” 시나리오작가로서 이야기하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는 모름지기 감독을 잘 만나야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