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5-09-13 17: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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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 김시습, 겸재 정선을 만나다]

심산이 전각작품으로 참여하는 합동전시회

2015년 9월 18일(금)~30일(수)

주최/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전시장/겸재정선미술관(02-2659-2206)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회장 소종섭)가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의 탄생 580주년을 맞아 김시습을 주제로 한 합동기획전 [매월당 김시습, 겸재 정선을 만나다]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회화작품과 서예작품 그리고 전각작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래서 화가와 서예가 그리고 전각가가 각각 한명씩 참여하는데, 그 출품작가들의 수준이 고르지 못합니다. 회화 출품작가는 서용선 화백(전 서울대 미대 회화과 교수)이고, 서예 출품작가는 강선구 서예가(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 수상작가)인데, 전각 출품작가가 격에 맞지 않게도 심산인 것입니다.

 

김시습기념사업회에서 “이번에 김시습전을 여는데 거기에 전각작품을 내달라”고 했을 때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답했습니다. 함께 출품하는 작가들이 서용선 화백과 강선구 서예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입니다. 처음 그 소식을 듣고 저는 아연실색(!)했습니다. 서용선 화백은 현재의 한국화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가들 중의 한 사람입니다. 지난 2009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강선구 서예가는 이미 2001년에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각협회의 이사이기도 합니다. 이제 고작해야 전각의 세계에 입문한지 5~6년 밖에 되지 않는 저하고는 ‘전혀 격이 맞지 않는’ 대가들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약속을 덜컥 해버린 터라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정말이지 너무 송구스럽고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 혼자 속으로 “단지 그냥 내가 김시습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참여하는 거야”라고 자위해보려 애씁니다만 마음을 편히 가지기가 쉽지 않군요(ㅠㅠ). 결국 지난 몇 주 동안 “전시회에 먹칠을 하면 안된다”는 일념 하에 성기고 모난 제 전각작품들을 다듬고 또 다듬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저로서는 그저 이 모든 것을 과분한 영광으로 받아들이고 전시회장의 한 귀퉁이를 묵묵히 지키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제가 출품하는 것은 전각작품들로 이루어진 액자 20점입니다. 그 중의 한 작품을 여기에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회의 테마인 ‘매월당 김시습, 겸재 정선을 만나다’라는 난해(?)한 문장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겸재 정선(1676~1759)은 김시습보다 무려 241년 후에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바로 "중국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과 숭상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우리 국토(眞景)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예술로서 표현해냈다"는 점입니다.

 

도판10.jpg     


 

紀山名 기산명

산 이름을 쓰다

 

雨洗瘦皆骨 우세수개골

비에 씻겨 파리한 건 금강산이요

 

煙收露五臺 연수로오대

안개 걷히자 드러나는 건 오대산이라

 

香峯桂子落 향봉계자락

향로봉에서는 계수나무 열매 떨어지고

 

雪嶽玉簪開 설악옥잠개

설악산에서는 옥잠화 피네

 

長白遙兼聳 장백요겸용

백두산은 멀리 또 높이 솟아 있는데

 

頭流壯且魁 두류장차괴

지리산은 장하고도 으뜸이로다

 

名山窮眼界 명산궁안계

눈 앞에 명산이 이리 많으니

 

不必往蓬萊 불필왕봉래

굳이 봉래산에 갈 필요 없네

 

<紀山名>(기산명) 全文(전문)

<산 이름을 쓰다>

 

雪岑詩深山刻 설잠시심산각

김시습의 시를 심산이 새기다

 

해남석 45mm×45mm×10mm×9개

흑목액자 375mm×375mm×45mm



양천향교역.jpg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겸재정선미술관입니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소요되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겸재정선기념관도 겸하고 있어 볼 것이 아주 많은 곳입니다. 이곳에 오신다면 [매월당 김시습, 겸재 정선을 만나다] 전시회만 보실 것이 아니라 이 기념관의 구석구석을 다 돌아보시기를 권합니다. 각종 시민강좌와 명사석학들의 강연 등으로 매우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는 빼어난 문화공간입니다.

 

겸재정선미술관 바로가기

http://gjjs.or.kr/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 47길 36

전화 02-2659-2206

 

전시회는 9월 18일(금)에 시작됩니다. 디스플레이(display)는 9월 17일(목)에 끝나니 아침부터 관람이 가능합니다. 전시회의 공식 오프닝은 9월 19일(토) 오전 11시부터 열립니다. 공식 오프닝은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에서 초청한 내외빈들로 붐빌 듯 합니다. 공식 오프닝 이후 문화해설사와 함께 겸재정선기념관을 두루 살펴본 다음 내친김에 근처의 양천향교와 궁산 등을 돌아보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겸재정선미술관은 매주 월요일에 휴관합니다. 전시회 기간 동안에는 9월 21일(월)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추석 당일인 9월 27일(일)에도 휴관합니다. 다만, 추석 다음날인 9월 28일은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개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전시회 기간 동안 대체로 이곳을 지키고 있을 생각이지만 혹시 알 수 없으니 관람을 위하여 방문하실 분들께서는 미리 제게 카톡이나 문자 혹은 휴대폰 통화 등으로 미리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심산

010-4734-1287

 

아래는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에서 제작한 공식 초청장입니다.


초대장1.JPG

초대장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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