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검오일 사진전 [한국의 바위문화-전라남도]에 초대합니다
김주영 검오일 사진전 [한국의 바위문화-전라남도]
2024년 10월 16일(수)-11월 3일(일), 매일 정오-오후 6시, 월요일 휴관
작가와의 만남 2024년 10월 19일(토) 오후 4시
하갤러리(서초구 마방로6길 8-45)
주최/한국바위문화연구소
후원/하갤러리, KAR, 메가테크(주)
아래는 제가 작성한 ‘초대의 말’입니다.
한국바위문화의 원형을 찾아서
심산(작가, 한국바위문화연구소 소장)
이 모든 것은 깊은 산 높은 벼랑 위에 새겨진 마애불로부터 비롯되었다. 산속을 헤매던 발걸음은 어느새 마을로 간 미륵을 따라 평지로 내려섰고, 이내 벅수와 장승과 솟대와 짐대와 선돌과 암각화까지 이어졌으며, 급기야는 ‘바위에 새겨진 모든 것’을 찾아 나서는 대장정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라 안의 높고 낮은 산과 잊혀진 기도터 그리고 버려진 마을의 뒷골목을 샅샅이 훑고 다니던 색은행괴(索隱行怪)의 세월이 벌써 어언 10여년을 넘어선다.
이 여정에 한 번이라도 동참했던 이들은 많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다른 곳으로 한 번 더 가자고 하면 지레 손사래부터 쳐대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가시에 긁히고 벌레에 쏘이며 길 없는 산비탈을 종일토록 헤매었지만 결국 허탕 친 날도 많고, 기껏 천신만고 끝에 찾아갔더니 도난당했다는 안내문도 없이 이미 연기처럼 허망하게 사라져 버린 것들도 많으며, 인위적 혹은 자연적 훼손이 너무 심하여 겨우 이것을 보러 그 고생을 하였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드는 날도 부지기수인 까닭이다. 이 외롭고 험난한 길을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최근까지 함께 걸어온 도반(道伴)이 바로 나의 50년 지기 김주영이다.
지난 10여년의 세월 동안 평균 한 달에 한 번 이상 답사를 떠났고, 한 번 떠나면 평균 4박5일 이상 그 지역을 샅샅이 톺아보았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쌓여만 가는 답사자료와 기록사진들의 양이 너무도 방대하여 스스로 질릴 지경이다. 나는 아직도 이 내용들을 글로 담아낼 그릇의 모양과 재질을 찾지 못하였다. 그저 마치 숙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백치처럼 오늘도 짐을 꾸려 길을 나설 뿐이다. 결국 게으른 소장의 직무유기를 보다 못한 김주영이 스스로 자신만의 그릇을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 앞에 펼쳐진 김주영 검오일 사진전 <한국의 바위문화-전라남도>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가 김주영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전력투구할 향후 사진작업들의 서문(序文) 즉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그는 일단 특정 지역을 선별[전라남도]하였고, 그것을 담아낼 그릇[Gumoil Print]을 확정지었다. 앞으로도 그는 이러한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나라 안의 모든 바위문화를 기록해 나가겠다는 헌걸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의 바위문화-전라남도>는 한국바위문화연구소가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는 작지만 옹골찬 결실이다. 부디 많이들 왕림하시어 뜻밖의 눈호강[眼福]도 즐기시고, 따뜻한 격려와 성원의 말씀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