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8-04-29 01: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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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전쟁과 18대 총선의 닮은 꼴
신화로 읽어내는 ‘지금, 이곳’의 정치상황

본래 심산스쿨 홈페이지에서는 정치나 종교 등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개인별 편차가 너무도 큰 민감한 사안들이라 행여 공연한 언쟁 끝에 기분이 상하지나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웬놈의 18대 총선 이야기냐구요? 정치 이야기는 정치 이야기인데 그것을 ‘신화의 관점’에서 풀어냈기 때문입니다. 심산스쿨에서 [김원익신화반]을 이끌고 계신 김원익 선생님이 최근 [주간동아]에 기고한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곳에 퍼옵니다.

이 글을 읽어보면 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영원불멸의 고전’이자 ‘모든 스토리텔링(캐릭터와 플롯)의 원형’인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다가 몇 번이고 웃음을 터뜨렸고 몇 번이고 감탄했습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기원 전 이야기인 그리스 로마 신화가 ‘까마득한 옛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기원 전이나 21세기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어쩌면 그리도 꼭 닮은 캐릭터들과 꼭 닮은 플롯들이 반복 재생산되는지 어이가 없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물론 웃기기도 하구요!^^

김원익 선생님의 원문이 [주간동아]에 실리는 과정에서 약간은 축소되고 약간은 수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꼴(?) 못 보지요. 이곳 심산스쿨 홈페이지는 김원익 선생님의 원문을 그대로 올립니다. 이 글을 읽으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왜 까마득한 옛이야기를 공부해야 되는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곳의 한국 정치인들과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인물들을 정확히 매치(!)시키는 김원익 선생님의 글을 읽어보시면 절로 웃음이 나오실 겁니다. 자, 그러면, 김원익 선생님의 원문을 즐감!^^

박 터졌던 총선, 트로이전쟁 빼닮았네
영웅들의 용호상박과 계략, 음모 출렁...인간의 모순덩어리 총집합 그래서 짜릿

김원익/문학박사, 신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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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간의 스토리란 고작해야 두세 가지 밖에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마치 이전에는 전혀 없었던 것처럼 그 두세 가지 이야기를 지루하게 되풀이 한다(윌라 카터).

총선이 끝났다. 총선도 전쟁이다. 몇 개의 정당이 죽을힘을 다하여 싸운다. 언론은 수시로 그 전황을 보도한다. ‘어느 한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슬아슬 반집승부 지역은 ‘격전지’라며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도록 만든다.   

그리스신화 트로이전쟁은 모든 전쟁의 아버지이다. 트로이전쟁을 알면 모든 전쟁을 알 수 있다. 그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전쟁 속엔 어김없이 ‘트로이 DNA'가 들어있다. ’트로이 스토리‘가 담겨있다.   

모든 선거 속엔 ‘트로이 줄기세포’가 들어있다. 영웅들의 용호상박이 있고 계략과 음모 그리고 합종연횡이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전선을 사이에 두고 양측은 안팎으로 출렁인다. 적이 때론 아군 같고, 아군이 때론 적 같다. 말도 안 되는 일들로 치명상을 입는가 하면, 엉뚱한 사건으로 대승을 거두기도 한다. 전쟁은 한마디로 모순 덩어리다. 선거도 똑같다.

18대 총선은 그리스(강남)연합군 대 트로이(강북) 연합군의 대결          

트로이 전쟁은 기원전 1200년경 그리스와 트로이가 벌인 전쟁이다. 그렇다고 두 도시국가끼리만 싸운 것이 아니다. 두 따꺼(大兄) 밑에는 수많은 도시국가 동맹군이 있었다. 이번 총선에도 한나라당은 친박연대, 선진당과 이른바 ‘강남연합군’을 이뤘다. 통합 민주당은 민노당, 창조 한국당과 함께 ‘느슨한 강북연합군’으로 맞섰다.     

그리스 연합군과 트로이 연합군은 9년 동안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싸우지만 승부를 내지 못한다. 그러다 한순간 그리스가 절대적인 수세에 몰린다. 그리스연합군의 대들보 아킬레우스가 전투에서 갑자기 발을 뺐기 때문이다.   

그는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자신의 전리품 챙기는 데만 급급 하자 뚜껑이 열린다. 그는 막사에 틀어박힌 채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리스로 철군할 준비까지 서두른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박근혜 씨는 소위 자기계파 사람들이 공천심사에서 대거 탈락하자 격분한다.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성명을 발표한다.  그는 비록 탈당하지는 않았지만 선거기간 대부분을 자신지역구인 대구에만 머무르며 무언의 시위를 계속했다.   

불화는 트로이 동맹군들에게도 있었다. 그들은 언어가 서로 달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 각자가 알아서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이번 총선의 트로이격인 민주당도 따로국밥이었다. 열린우리당파 구민주당파 손학규파…. 계파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전열을 한곳으로 모으기는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싸움 중 가장 재밌는 것은 개인전이다. 그것도 거물끼리의 싸움이라면 더욱 그렇다. 총선에서 정몽준 대 정동영, 박진 대 손학규, 이재오 대 문국현, 이방호 대 강기갑, 홍정욱 대 노회찬, 신지호 대 김근태의 맞대결은 불구경보다 재밌었다.

트로이 전쟁에선 메넬라오스와 파리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디오메데스와 글라우코스, 안틸로코스와 멤논, 아이아스와 헥토르, 디오메데스와 아이네이아스가 맞붙었다.

영웅들의 싸움에서 승자는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적의 기선을 제압하는 데는 그만이다. 하지만 패자는 두 번 죽는다. 아군을 수세에 몰리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책임까지 모조리 뒤집어쓰게 된다.   

총선 거물후보들이 싸움에 뛰어드는 과정도 트로이 전쟁의 장수들을 닮았다. 그들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전투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한동안 심사숙고하며 망설였다. 하지만 한번 결정이 내려지자 재빨리 싸움에 뛰어 들어 온 힘을 다 쏟았다. 신화 속 영웅들도 선뜻 모험에 나서지 않았다. 처음 한두 번은 부름을 거절했다. 역시 스타는 한두 번 튕겨야 더 빛이 나는 법이다.   

트로이 전쟁이 발발하자 오디세우스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미친 척 하며 병역을 기피하려했다. 아킬레우스도 바다의 여신이자 어머니인 테티스의 주선으로 리코메데스 왕궁에 들어가 여장을 하고 공주들 틈에 숨어 살았다. 두 영웅은 결국 속임수가 들통 나 마지못해 참전한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목마를 고안하여 트로이를 몰락시키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다. 아킬레우스는 그 이름만 들어도 트로이 병사들이 벌벌 떨 정도로 수많은 무공을 떨친다. 트로이 최고의 장수 헥토르도 아킬레우스와의 일전을 앞두고 잠시 머뭇거린다. 가족, 특히 아내 안드로마케가 아킬레우스의 도전에 응하지 말고 성에 남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망설임은 잠시뿐 그는 지는 게임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의연하게 성 밖으로 나가서 장렬하게 전사한다.

친박연대는 아킬레우스의 갑옷   

이름조차도 어색한 친박연대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아킬레우스와의 불화로 전세가 기울자 그리스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화술의 달인 오디세우스를 많은 선물과 함께 아킬레우스에게 보내 화해를 청한다. 아킬레우스는 일언지하에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고민하던 아가멤논은 이번에는 아킬레우스의 가장 친한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보내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에게 전투에 참가할 수 없다면 갑옷이라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이것은 꾀돌이 오디세우스가 파트로클로스에게 시킨 계략이었다.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나타나자 그리스군 최후방어선 코앞에까지 밀고 온 트로이군은 그를 아킬레우스인줄 알고 달아난다. 친박연대라는 이름은 바로 아킬레우스의 갑옷이다.

여론조사는 신탁   

선거 때마다 언론사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언론은 또 다른 권력기관’이라고 비판한다. 여론조사는 바로 그리스신화의 신탁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칼카스를 비롯한 예언자들이 많은 신탁을 전한다. 신탁이 한 번 내려지면 누구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조건 따라야했다.   

그리스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출정준비를 마치고 트로이로 출항하려고 할 때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 이유를 신탁에 물어보니 아가멤논이 사냥할 때 실수로 잡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사슴 때문이란다. 결국 그는 자신의 큰딸을 바치고 여신의 노여움을 풀어준다.

트로이의 목마가 성안으로 들어온 것도 조작된 신탁 때문이다. 그리스군의 도망병으로 위장한 시논이라는 병사가 목마에 얽힌 신탁을 전한다. 목마를 만든 것은 아테나 여신의 분노를 달래기 위한 것이며 성안으로 들어가면 트로이는 난공불락이 된다는 신탁 때문에 거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트로이 시민들은 신탁대로 성문을 부수면서까지 목마를 성 안으로 들였다가 파멸의 길로 접어든다.

MB-이상득은 아가멤논형제, 이재오는 방랑 나선 오디세우스
강재섭은 ‘승리 밀알’ 프로테실라오스, 이회창은 ‘최고령 장수’ 네스토르   

트로이 전쟁의 그리스 총사령관은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이었다. 그는 트로이전쟁에 가장 많은 함선 100척과 병사를 내어놓았다. 스파르타의 왕이자 그의 동생 메넬라오스도 60척의 함선을 보탰다. 아가멤논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납치해간 동생의 아내 헬레네를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전쟁을 일으켰지만 속셈은 달랐다. 그는 그리스 전역뿐 아니라 지중해 전역을 제패하고 싶은 야욕에 불탔다. 그는 동생이 찾아와 트로이에 대한 복수를 부탁하자 동생을 나무라며 속내를 드러낸다. 진작 트로이를 짓뭉개버리자고 했을 때 왜 말을 듣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아가멤논 형제는 MB-이상득 형제를 연상시킨다. 트로이 전쟁에서나 이번 총선에서 두 형제는 용감했다.   

아가멤논은 자신과 스타일이 비슷한 오디세우스를 중용했다. 트로이 전쟁 중 오디세우스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아가멤논의 특사로 파견되어 문제를 해결했다. 그가 나서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거의 없었다. 실패한 경우는 딱 한 번 토라진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러 갔을 때뿐이었다.

그는 상업의 신 헤르메스의 후예답게 계책과 술수에 능했고 웅변에 강했다. 하지만 그는 지나치게 자신의 꾀만 믿다가 포세이돈신의 미움을 사 전쟁이 끝나고도 10년 동안이나 더 바다 위를 방랑한다.

이번 총선의 오디세우스는 단연 이재오씨이다. 그는 MB의 후광을 업고 총선을 총지휘했지만 낙마하고 말았다. 그는 오디세우스의 10년간의 방랑기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까? 오디세우스는 방랑기간 동안 지하세계까지 다녀오며 결국엔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가멤논을 적극 도운 또 한 명의 전사를 든다면 디오메데스를 들 수 있다. 그는 트로이 측을 편들었던 아프로디테와 아레스 신에게 상처를 입힐 정도로 용감무쌍했다. 오디세우스의 절친한 친구로 항상 그와 동행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가장 행복한 귀향을 하는 영웅 중 하나이다. 한나라당의 김형오씨는 바로 디오메데스다. 그는 격전지에서 5선을 일구어냈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당 대표와 국회의장 물망에 올라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트로이 전쟁에는 아이아스가 두 명 등장한다. 로크리스 출신의 소(小)아이아스와 살라미스출신의 대(大)아이아스가 바로 그들. 그중 대(大)아이아스는 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전사한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업고 나올 정도로 용감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전사한 아킬레우스갑옷의 소유권을 놓고 벌어진 오디세우스와의 경합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다.   

동료들을 모아놓고 아무리 자신의 화려한 전적을 늘어놓아도 오디세우스의 화술을 당하지 못했다. 오디세우스와 대(大)아이아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동료들은 아킬레우스의 갑옷은 오디세우스의 것이라고 판정을 내렸다. 한나라당의 대(大)아이아스 유형은 김무성을 비롯한 공천에서 탈락하여 소위 살아 돌아온 이들이다. 이들은 친박계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철저히 소외당한다. 친박연대로 나서 당선되어 친정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아직 길이 요원하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 내내 아가멤논이 늘 못마땅했다. 그는 무조건 밀어붙이는 아가멤논에게 계속해서 반론을 제기했다. 그가 싸우는 것은 결코 아가멤논을 위해서도 그리스를 위해서도 아니다. 그냥 승리의 기쁨과 명예를 좋아해서였다. 그는 무소불위의 추진력을 갖고 살아가는 자유인일 뿐이다.

한나라당에서 아킬레우스 유형은 누구일까? 바로 남경필 씨이다. 그의 눈초리와 다부진 몸을 보면 영화 <트로이>속 아킬레우스가 생각난다. 그는 한나라당 내 소장파의 리더이다. 젊은 나이지만 이번 총선에서 4선을 거머쥐었다. 그는 아킬레우스답게 MB의 형 이상득씨의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으며 MB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강재섭씨는 트로이 전쟁의 프로테실라오스이다. 그리스의 대군이 트로이 해안에 가까워오자 끔찍한 신탁이 내린다. 트로이 땅에 맨 처음 발을 내딛는 자는 죽음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리스군은 이 말을 듣고 아무도 상륙을 하려 하지 않았다. 이때 프로테실라오스가 용감하게 나선다. 그는 강재섭의 불출마 선언처럼 죽음을 자초하며 그리스 승리의 밀알이 된다.   

선진당의 이회창씨는 누구를 닮았을까? 그리스군에는 네스토르라는 최고령의 장군이 하나 있었다. 그는 아가멤논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좋은 충고를 해주는 현명한 노인으로 등장한다. 사실 이회창 씨는 정치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 네스토르같은 역할이 더 어울렸는지도 모른다.

박재승=프리아모스왕, 정동영=헥토르
손학규=멤논왕, 유시민=민주당 파리스
  

통합민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박재승씨는 트로이의 인자한 왕 프리아모스왕과 비슷하다. 그가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소신대로 갔더라면 선거결과는 약간 달라지지 않았을까? 정동영씨는 트로이의 헥토르의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대선과 총선에서 트로이의 왕자이자 최고의 영웅 헥토르처럼 선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손학규씨도 민주당 내에서 이방인 비판을 받으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대표까지 올라갔지만 한나라당의 대세를 꺾을 수 없었다. 그는 천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에티오피아에서 트로이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멤논 왕과 같다. 손학규씨도 민심을 얻기 위해 국토 대장정을 벌이지 않았는가? 멤논왕은 수많은 그리스의 적장들을 죽이지만 결국 기세등등한 그리스군의 벽을 넘지 못한다.

유시민씨는 통합민주당의 파리스이다. 파리스는 트로이 전쟁의 불씨를 지핀 장본인이다. 그를 노무현씨의 적자로, 통합민주당 패인의 불씨로 보는 것은 무리일까? 파리스는 메넬라오스와의 일대일 대결에서 달아난다. 유시민씨도 대구에서 출마했지만 허무하게 무너졌다. 달아난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의 적자로 너무 미미했다.     

트로이가 계속 위기에 몰리자 아마존족의 여왕 펜테실레이아도 달려온다. 아마존족은 여자들만 사는 종족으로 활을 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한쪽 유방을 절제했던 전설적인 여전사들이다. 트로이의 아마존 여전사는 누구일까? 추미애씨나 강금실씨가 아닐까 ?   

트로이가 유린당하고 마지막에 살아남은 트로이의 장수 아이네이아스가 유민들을 이끌고 트로이를 떠난다. 그는 거친 바다를 항해하며 수많은 모험을 거친 후에 이탈리아에 도착하여 로마의 전신인 알바롱가를 건설한다. 그는 결국 로마의 시조 로물루스의 조상으로 우뚝 선다. 통합민주당에서 과연 아이네이아스 역은 앞으로 누가 해낼까?

YS=포세이돈, DJ=아폴론, 이휘호=데메테르 여신   

트로이 전쟁에서 흥미로운 것은 신들도 그리스측과 트로이측 두 편으로 갈라져 싸웠다는 것이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가장 아름답다고 심판한 아프로디테와 그의 정부 아레스, 그리고 트로이성을 쌓은 아폴론은 트로이편이었다. 아프로디테와의 미스 여신대회에서 패배한 아테나와 헤라, 그리고 포세이돈은 그리스 편이었다.   

전직 대통령들은 대부분 신들의 캐릭터를 하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격정적인 포세이돈을 닮았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친박연대를 두둔하며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어야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아폴론 유형이다. 아들이 국회의원으로 나섰지만 이성의 신 아폴론답게 냉정을 잃지 않고 ‘침묵의 소리’로 의사를 표현했다. 그의 아내 이휘호 여사는 지독한 모성을 지닌 데메테르 여신을 닮았다. 데메테르 여신은 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되자 대지의 여신으로서의 의무도 팽개친 채 딸을 찾아 나선다. 이휘호 여사는 무리하게 국회의원에 출마한 아들을 위해 노구를 이끌고 지원유세를 아끼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천부적인 싸움꾼 아레스를 닮았다. 낙향해서도 내내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의 후광이 적진에서 귀한 한 석을 일궈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 한 석이 그 때문에 잃은 민심 55석을 대신할 수 있을까?

박근혜는 아테나, 이방호는 소(小)아이아스?   

대통령의 딸이라서 그런가? 박근혜씨는 전직 대통령은 아니지만 여신 아테나를 닮았다. 아테나는 아버지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다. 제우스가 지혜의 여신 메티스를 사랑하는 동안 신탁이 내려왔다. 그와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그를 신들의 제왕 자리에서 밀어낸다는 것이다. 제우스는 깜짝 놀라 메티스를 조그맣게 만들어 삼켜버렸다. 그 후 열 달이 되자 제우스의 머리가 깨어질 듯 아팠다. 제우스는 아들이자 대장장이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도끼로 자신의 머리를 치라고 명령했다. 헤파이스토스가 시키는 대로 하자 제우스의 머리에서 완전무장한 성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게 바로 아테나 여신이었다.   

처녀신 아테나는 어머니를 모른다. 그녀는 철저하게 아버지의 딸로 살아간다. 박근혜씨는 육영수 여사를 대신하여 아버지를 보좌하며 퍼스트레이디 역을 했다. 아폴론을 비롯한 다른 자식들은 가끔 아버지 제우스에게 대들기도 했지만 아테나는 항상 순종하며 그를 보필한다.

그렇다고 그녀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부장제에 종속적이지 않다. 그녀는 다만 현실을 인정하고 남자 신들과 대등하게 대결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간다. 전쟁의 신이기도 한 그녀는 함부로 무기를 들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독립성이나 자존을 해친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보복을 가한다. 그녀는 메두사가 자신의 신전을 더럽히자 그녀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은 실뱀으로, 얼굴은 보는 사람을 돌로 만들만큼 흉측하게 만들어 버렸다. 또 트로이 전쟁 중 교만하고 호전적인 소(小)아이아스가 자신의 신전을 모욕하자 귀향하던 그를 죽음에 빠뜨린다.   

이방호씨는 혹시 ‘얼음공주’ 박근혜 씨의 모습으로 하강한 아테나 여신 때문에 낙마한 소(小)아이아스가 아닐까?

[주간동아] 2008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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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신화반 4기]의 시간과 장소가 바뀌었습니다
2008년 6월 3일(화) 밤 7시 30분, 토즈에서 개강

그 동안 평일 낮에 진행되었던 [김원익신화반]이 올 6월에 개강하는 4기부터 시간과 장소를 바꾸었습니다.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분명 굿뉴스(!)이리라 생각합니다. [김원익신화반 4기]는 2008년 6월 3일(화) 밤 7시 30분에 개강하고, 매주 화요일 밤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총16회의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55만원(부가세 포함)입니다. 수강신청 접수는 2008년 5월 1일(목)부터 시작됩니다. [김원익신화반 4기]는 심산스쿨이 아닌 토즈(www.toz.co.kr)에서 수업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세한 내용은 오른쪽의 [김원익신화반] 배너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수업 장소인 토즈의 약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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