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풍성한 추석 보내세요!
오랜만에 [여는글]에 글 올리네요. 프랑스에 온지 벌써 한달 반이 다 되어갑니다. FTV와의 공식촬영일정은 지난 9월 14일에 끝났고, 그 이후로는 주로 김진석 선생님과 혹은 이태연 양과 더불어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3일 동안은 알자스 지방과 샴페인 지방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스트라스부르에서 콜마르를 거쳐 탄에 이르는 ‘알자스 와인가도’에서 찍은 것입니다. 보쥬 산맥을 뒤로 하여 이제 수확을 코 앞에 둔 알자스 포도송이들이 잔뜩 영글어 있습니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 다가온 것입니다. 여행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오다보니 보름달이 휘엉청 밝았습니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은 매한가지인 모양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김진석 선생님은 서울로, 이태연 양은 리옹을 거쳐 프로방스로 떠납니다. 집 나온지 거의 한달 반만에 ‘비로소 저 혼자’가 되는 거지요. 약 일주일 간 남아있는 여행기간은 모두 파리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순례하는 데 쓸 생각입니다. 루브르에서 시작하여 오르세, 퐁피두, 오랑주리, 피카소, 로댕...의 순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딱히 달리 할 일도 없으니 천천히, 쉬엄쉬엄, 노닥노닥 돌아보다가 카페에 앉아서 에스프레소나 한 잔 마시고...공원 벤취에 기대어 낮잠이나 자고...뭐 그렇게 보낼 겁니다. 모처럼 한가로운 추석연휴를 보내게 된 셈이지요.
제가 한국을 떠나 있는 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는데 다들 별고 없으신지요? 아마도 지금쯤은 모두들 고향에 가계실 듯 합니다. 모처럼 얼굴을 마주한 가족들과 송편과 더불어 정담을 나누며 즐겁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이곳 파리까지 문자를 보내준 친구들이 많은데 일일이 답문자를 보내지 못하였습니다. 심산스쿨 가족 여러분들께 보내는 추석 인사를 이 글로 대신할까 합니다. 여러분, 모두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를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일주일 후 서울로 돌아가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