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레노키(Glenorchy) 호반의 선착장. 정면 오른쪽 멀리로 멋진 자태의 험준한 설산 무더기가 보인다. 남섬의 척추 격인 서던알프스 산맥의 남단, 애스파이어링 산(3033m)이다. 이 산과 주변(테와히포우나무 지역)은 유네스코가 인류자연유산으로 지정한 보호지역.
그 유명한 밀퍼드 사운드가 바로 저 산 너머다. ‘사운드’란 빙하에 파여 형성된 산악의 협곡에 바닷물이 유입돼 이뤄진 호수 같은 바다. 이 피오르 지형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밀퍼드사운드를 연중 찾고 있는데 퀸스타운이 그 여행의 출발지다.
저런 산에 한번 올랐으면. 정말로 원한다면 꿈만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물론 위험한 겨울을 피해 봄부터 가을까지는 이용할 수 있는 트레킹 루트가 개발돼 있고 도중에 묵을 수 있는 산장도 있다. 또 가이드투어 패키지도 있어 누구든 체력만 갖췄다면 안전하게 직접 오르며 주변에 펼쳐진 자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용객은 사전에 예약해야만 산에 들어갈 수 있다.
트레킹 루트 초입은 글레노키에서 자동차로 20분만 더 들어가면 있다. 트레킹 루트는 모두 3개. 가장 유명한 것은 루트번 트랙(32km)으로 2박 3일 코스. 와카티푸 호수를 등지고 애스파이어링 산을 오르는 길은 산 너머 피오르국립공원의 테아나우(밀퍼드사운드로 가는 도중에 들르는 호반마을)로 이어진다. 또 하나는 ‘리스-다트(Rees-Dart)’ 트랙. 애스파이어링 산 중턱을 하루 6∼8시간 걷는 속도로 4박 5일 걸려 되돌아오는 환상루트. 산악은 물론 강과 레인포리스트(밀림), 빙하(다트빙하)의 풍광을 두루 감상하는 비경의 코스다.
◆트레킹 정보
▽예약=매년 7월 1일부터 받는다. 선착순. www.doc.govt.nz ▽가이드워크=숙박, 당일 트레킹 모두 가능. 식사와 우비, 배낭까지 모두 제공. 루트번 트랙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어드벤처(미국에서 발행되는 월간지)가 정한 ‘빅 10’ 하이킹 코스(2005년)의 하나. 퀸스타운에서 출발하며 일정은 2박 3일. 문의 얼티밋 하이크스(www.ultimatehikes.co.nz)
뉴질랜드 남섬 글레노키=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