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도시 전체 푸른 빛깔을 뿜어내는 이탈리아의 아말피는 아름다운 경관은 물론, 레몬향으로 가득한 골목과 오밀조밀 모여있는 집들은 처음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아말피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1위로 선정된 곳으로 깍아 놓은 듯한 해안절벽을 따라 늘어선 하얀 지붕의 집들은 유럽 특유의 낭만을 뿜어내는 도시다. 매년 여름이면 세계 부자들과 유명인사들이 자주 찾는 비밀스런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세계 3대 미항이 있는 나폴리에서 동남쪽으로 70km정도 떨어져 있는 이곳은 기차를 타고 소렌토를 거쳐야 갈 수 있다.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까지 이어지는 해안을 아말피 해안이라고 하는데, 중세시대 노르만과 스페인 등의 지배를 받은 탓에 노르만 양식의 건물 등 중세시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의 아말피는 아름다운 언덕 위의 마을이지만, 과거 9세기부터 12세기까지 지중해를 호령하던 해상왕국이었다. 아말피 해상법이 16세기까지 지중해에서 두루 통용되었을 만큼 바다를 통한 대외무역이 번성했던 곳이기도 하다. 마을 안쪽 어귀에는 당시의 활발한 대외무역을 증명하듯 여러 양식이 혼합된 웅장한 건축물이 남아 있으며 이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특히 9세기에 지어진 성 안드레아 대성당은 여느 이탈리아 두오모와는 달리 화려한 문양, 아치형 창문, 무어리시 스타일의 기둥을 자랑한다.
아말피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리몬텔로(레몬주)는 아말피 해안을 상큼한 레몬향으로 가득 채운다. 특히 기후가 온화해 푸른 빛의 아말피 해변에서 여유롭게 선탠을 즐기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방파제 위에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낚시를 즐기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끼워 맞춘 듯 조그만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레몬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레몬주 가게부터 레스토랑, 아이스크림가게, 명품 가게 등 골목에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어 동네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듯 하다.
그리고 아말피 인근의 라펠로는 동절기를 제외한 1년 내내 음악축제가 열리는 음악도시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음악축제는 독일 음악가인 바그너를 기리는 것으로 여행 중이던 그가 라펠로의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 이곳에 집을 짓고 여생을 보냈기 때문이다. 음악축제는 이태리 10대 축제로 손꼽힐만큼 출연진도 레퍼토리도 수준급이다. 올 여름, 유럽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탈리아 아말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