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올리는 글들은 임현담 님의 홈페이지(http://www.himal.kr/) 게시판인 “나팔꽃통신”에 장기간에 걸쳐서 올려졌던 고산병에 관한 내용을 발췌한 것 입니다.
여기에 글을 올리신 분들을 소개하자면, 이 홈페이지의 주인이신 임현담 선생님은 진단방사선과 전문의이시며 히말라야에 관한 책을 많이 내신 분이시고, 조석필 선생님은 소아과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시며 산에 관한 책을 많이 내신 산악인이시고, 김영한 선생님은 1982년11월2일 고줌바캉(Ngozumba Kang 7,806m) 한국초등을 하신 산악인이시고, 바투/지봉/윤석홍 선생님 세 분도 트레킹을 많이 하신 베테랑 이십니다. 석향님은 잘 모릅니다.
이 글들은 개인적으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산에 갈 때 [비아그라] 가지고 가세요.
임현담 2005·10·08 10:17
산에 갈 때 비아그라 가지고 가세요. 어제 고소 등정하시는 분들과 저녁식사가 있었는데요, 베이스캠프에 있는 벨기에(?)의사가 폐수종, 고소증에 비아그라를 처방해 주고 있다더군요. 그거 먹고 효과를 보았다네요 ^^
오늘 검색하니 하나가 걸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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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발기부전 외 다른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우선 고산증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
올해 '미국 호흡기 및 중환자 학회지' 발표에 따르면 4350m 높이에서 6일 동안 비아그라 그룹 6명과 위약 그룹 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 결과, 혈액산소 공급 저하로 인한 저산소증 억제에 비아그라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폐동맥으로 흐르는 피의 양을 늘려 폐동맥 고혈압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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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이 많은 다이아목스는 버리세요. 이제는 비아그라의 시대입니다 ^^
웬만하면 고소가 잘 오지 않는 저로서는 임상실험-마루타가 될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혹시 높은 산에 다녀온 남편, 아내의 배낭 안에서 비아그라가 나와도 실눈을 뜨다든가, 아니 이놈의 화상이 산에 간다더니! 달려드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
바투 2005·10·09 13:29
비아그라가 고산병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있는 모양입니다.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대학교 교수산악회에서 K2로 콩코르디아 4,600m 까지 갔다 왔다고 하는데, 여기에 비아그라 이야기가 전합니다.
이 팀은 박영석씨를 대장으로 하여, 20명의 나이가 다양한 교수(60대까지)들이 참가했는데(그 중에는 등산 경험이 전무한 부인들까지 여러 명 참가), 의과대학 교수가 2명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화이져에서는 이 팀에게 상당량의 비아그라를 무료로 시험해 보도록 주었고, 2명의 의대교수가 약의 분량을 정하여 대원들에게 복용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모니터했다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대원 중에는 고산병으로 고생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언젠가 의대교수들에 의한 어떤 발표가 있지 않을까요. 여하튼, 고산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는 모양이네요.
이 이야기는, 팀에 참가했던 권순국교수 내외분이 전해준 소식입니다.
임현담 2005·10·10 09:51
지난 주, 토요일에 경북의대 응급의학과 주임교수이신 정제명 교수님이 제 구멍가게에 놀러 오셨다가 가셨는데요. 정제명 교수님은 전에 엄홍길 캉첸준가에 팀 닥터로 함께 참여하시기도 했지요. 고소의학에 대해 현재 많은 자료를 가지고 계시구요. 내년에 남미-안데스 산맥 어디에서(제가 잊어버렸습니다) 열리는 고소의학회(지난 번은 작년에 티베트 라싸에서)에 가신다는데요, 아마 이때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연구자료 및 통계를 가지고 오시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여튼 남성기능과 관계된 (혈액순환과 관련된) 약들이 고소증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네요. 특히 비아그라뿐 아니라, 더욱 강력한 약들이 나오는 마당에 비단 이 약뿐 아니라, 다른 상품들의 약효도 검증되어야겠습니다.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하여튼 다음에 고산에 갈 때는 비상약 통에 몇 알 넣어가야겠습니다. ^^
임현담 2005·10·11 09:13
부작용이란 역시 1. 딴 생각. 2. 심혈관계인데요. 평소에 다니시는 병원에 가셔서 간단한 혈압, 심전도 등등을 체크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남미 안데스 쪽에서는 고소에 코카 잎을 먹는데요, 즉 코카차가 있는데요, 이것도 잘 듣는다더군요. 시장에서 그냥 판답니다. 같이 드시면 고소 없이 해발 4-5-6천 미터를 노루처럼 ^^
임현담 2006·01·05 10:54
소위 말하는 다이아목스-아세타졸라마이드 계열의 약은 티베트 여행의 경우 유용합니다. 즉 저지대에서 비행기를 타고 고지대에 도착하는 급격한 고도의 변화의 경우 유용하다는 보고가 많이 보입니다. 또한 하루에 600미터 이상 고도를 올려야 하는 경우에도 적절합니다. 위의 분의 경우, 효과가 있었으리라 예상이 되며, 더불어 약을 드시지 않아도 고소에 강한 분일 수 있습니다.
섭취하는 방법은 하루에 2번, 하나는 자기 전에, 하나는 낮 시간에 복용합니다. 약은 통상 250mg으로 나오는데 반 알씩 즉 125mg을 먹습니다. 반 알을 먹는 이유는 한 알 250mg을 먹는 것과 비교해서 효과는 좋고 부작용은 적기 때문입니다. 몸 안 수분을 빠져나가게 하는 이뇨제 역할인 바, 지나치게 물을 빼내지 않기에 몸에 더 안정적으로 적당합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아직 안정성에 대한 보고가 의학계에 없습니다. 이 약은 같은 고도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는, 가령 해발 4천 미터 BC에 쭈욱 있다, 이럴 경우에는 2-3일 복용 후에 약을 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약은 설파계에 부작용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평소에 설파제에 대한 부작용을 모르는 경우, 갑자기 고산으로 떠나는 경우에 이 약을 소지하고 복용하게 되면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트레커 들이 선택하는 걷기 방법은 무리한 여정들이 아니므로 간단한 두통에는 차라리 아스피린으로 대체하는 등, 신중하게 대처하는 일이 옳습니다.
이 약의 경우, 기전은 몸의 이산화탄소를 바깥으로 빨리 빼주는 역을 맡아 줍니다. 고산의학을 하시는 경북의대 정제명 교수님의 표현에 의하자면 '기차에 짐을 많이 싣고 빠르게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입니다.
과거의 지식이 낡은 것이 되고 새로운 지식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약들이 임상실험으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각광 받는 약품은 은행잎에서 추출한 혈액순환 개선제이며 최근 고소의학계 의사들에 의해 처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 여러 번 글이 오른 비아그라의 효능입니다.
작년 양정고등학교 100주년 사가르마타 등정에 참가한 남선우씨는 과거에 8천 미터를 넘나든 고봉 등정가 입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BC에서 고소증과 함께 폐수종까지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고소가 없었다고 앞으로도 고소가 없다는 보장이 없다는 교훈입니다. 그 외 휴먼원정대를 찾아왔던 분도 평소에 고소를 오르락내리락 거리시는 분인데 고소증으로 라사에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당시에 남선우씨는 BC에 있던 다른 유럽원정대의 팀 닥터로부터 비아그라를 처방 받았습니다. 그리고 고도를 내려 적응을 한 후 다시 등정을 했고 무사히 마쳤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심각한 고소증은 겪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앞으로 오지 않는다는 법이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비상약을 준비해야 하지 않은가, 이런 연유로 제 구멍가게에 [고소증 처방]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히말라야를 가는 분들에게 비상약 정도를 준비시켜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냥 가지고 돌아오면 더 좋겠지요. 잘 보관하고 있다가 다음 해에 다시 가지고 가면 됩니다.
아세토졸라마이드 계열에 대해서는 설파제에 대한 환자들의 과거력을 알지 못하기에 아직 자유로운 처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한 의학계의 논문을 더 찾아보고, 가능하다면 향후 처방전에 넣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소증
지봉 2006·01·05 10:59
나팔꽃 통신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밴쿠버 낭기 구루를 대표해서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고소증이라면 저도 할 말 있습니다.
고소증을 한 번 겪고 났더니 티베트 여행 등을 주저하게 되는군요. 좋은 해결책을 기대해 봅니다.
고소증- 그 악몽의 전말은 이랬다.
어느 해 여름, 아내와 나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국내선을 타고 쿠스코로 날아갔다. 안데스 고원에 위치한 쿠스코는 잉카문명의 중심지로 해발 3400m. 이곳에서 나흘간 4000m가 넘는 산길을 걸어 공중도시 마추피추까지 트레킹(잉카 트레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쿠스코 공항에 도착한지 10여분이 지나자 어지럼증이 나타났고, 곧 편두통이 시작되었다. 고소증의 전조였다. 그리고 그 두통은 갈수록 극심해졌다.
리마는 해발 100m, 쿠스코는 해발 3400m. 단계적 고도적응이 없이 갑자기 고도를 높인 게 고소증의 원인이었다. 아내와 나는 히말라야 고산 트레킹과 후지산 정상(해발 3778m)에도 고소증 없이 등정했기 때문에 이 정도 고도는 가볍게 여기고 있었다.
고소증의 증세는 갈수록 악화되었다. 계단을 오르는데도 숨이 가빠왔고, 식욕을 잃어 음식을 먹지 못하니 도통 기력이 없었다. 아내는 가벼운 구토증세까지 동반했다. 설상가상으로 일교차가 극심한 고원일기에 적응 못해 감기에 노출되었고, 현지인 식당에서 먹은 상한 음식으로 배탈까지 겹쳤다. 우리의 몸 상태는 최악에 이르렀다. 결국 쿠스코에서 마추피추에 이르는 나흘간의 도보 트레킹은 기차로 대체 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 초장부터 어이없는 악재가 겹치자 우리는‘하산과 강행’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고소증이 심하면 최악의 경우, 폐수종이나 뇌수종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건강상태나 나이를 불문하고 걸릴 수 있는 것이 고소증이다. 얼마 전 한국의 베테랑 산악인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고소증으로 숨진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일정을 강행하여 다음 목적지인 푸노(Puno)로 이동하기로 했다. 티티카카 호수로 유명한 푸노는 해발 3800m. 이곳으로 가는 버스는 4100m 고개를 넘어야 했다.
‘Thin Air’- 공기가 희박한 고원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너무나 파랬다. 나는 지금도 코발트색 하늘을 보면 지레 숨이 가빠진다.
두통으로 깨질 듯한 머리를 지압해가며 푸노에 도착한 아내와 나는 여관에 배낭을 풀었다. 여전히 식욕이 없어 저녁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밤, 나는 자꾸만 숨이 막히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다 꿈에서 깨어났다. 그러나 그 꿈은 바로 나의 현실이었다. 나는 답답한 가슴을 쥐어뜯으며 창문을 열어 제치고 숨을 들이켰다. 그러나 그 순간, 적어도 나에게는 그 공기 속에 산소가 없었다. 호흡을 반복해도 폐 속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새벽 1시 반. 나는 곤히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웠다. 그리고 아내는 카운터 바닥에서 자고 있는 종업원을 깨워 택시를 불렀다.
병원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희미한 전등 아래의 응급실. 전형적인 남미 인디오 간호사가 내 맥박과 혈압을 쟀다. 그리고 캄캄한 복도를 지나 입원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어두컴컴한 입원실에는 철침대가 8개가 놓여있고 두 침대 위에선 페루 청년과 중년 여인이 신음을 내며 앓고 있었다. 그들이 딱해 보였다. 나는 그들 사이에 있는 한 침대에 올라앉았다. 침대의 매트리스와 스프링이 엉망이었다.
무표정한 간호사가 자신의 키 만한 용접용 산소 탱크를 끌고 오더니 나의 코 속에 호스를 쑤셔 박았다. 그리고 밸브를 열자 비릿한 내음의 산소가 코를 통해 폐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가슴속이 시원해졌다. 그리고 나의 몸과 마음이 점차 안정되어 갔다. 옆에 서있는 놀란 아내와 종업원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탤런트 이영애 용모에는 어림도 없지만, 그 간호사는 나에게 바로 ‘산소 같은 여인’ 이었다. 한 시간이 경과하자 흰색 가운을 속에 걸친 젊은 당직 의사가 와서 검진을 하고는 ‘이상 없음’ 판정을 내렸다. 이 해프닝도 여행의 소중한 경험이므로 우리는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다. 젊은 의사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려는 아내를 제지하더니 옷 속에 가려져 있는 청진기를 밖으로 과시하듯이 내놓았다.
“낮은 데로 임하소서!”
고소증에는 이렇게 고도를 낮추는 것 외에 극복할 방법이 없다.
간밤에 혼이 난 우리는 티티카카 호수 가운데 원주민 섬에서 일박하기로 한 계획을 포기하고 낮은 도시로 내려가기로 했다. 푸노를 떠난 거북이 기차는 다시 4300m 고원을 맴돌다가 다음날 새벽, 15시간 만에 페루 제2의 도시 아레끼빠에 도착했다.
이곳은 해발 2800m. 고소증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아내와 나는 당장 카페로 달려가 맥주잔을 부딪치며 우리의 부활을 건배했다.
임현담 2006·01·05 14:34
읽는 제가 숨이 다 가쁩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래도 높은 산에 대해 끈을 버리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고소증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구나 혼자 자주 다니기에 비상약을 잘 챙기고 미리 준비도 하고... [산소 같은 여자]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갑자기 고도를 높인 것도 문제지만 배탈도 조연을 담당한 것 같습니다. 배탈이 나고 때에 따라 설사를 하고, 신체의 수분이 장으로 빠져나가 탈수를 진행시키게 만듭니다. 그러면 고소증이 생기거나 기왕 생긴 고소증은 악화되구요.
한편의 응급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읽었습니다^^ 리얼합니다.
캐나다에 계신 낭기후원회 모든 분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영한 선생님 글
임현담 2006·01·11 09:12
블로그를 가지고 계시는 김영한 선생님께서 편지를 주셨습니다. 지봉 선생님의 고소 경험에 이어 참고할만한 귀중한 글이라 개인 메일이지만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 이곳에 옮겨왔습니다. 김영한 선생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alpinet)에는 한국산악 역사에 관한 소중한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많이 방문하셔서 좋은 간접경험을 얻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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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에 대한 경험 하나
임현담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수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히말라야에 대한 동경은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임선생님의 홈피에서 많은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풍부한 사진, 특히 심오하고 간결한 코멘트는 나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홈피 감사드립니다. 지붕님의 고소증에 대한 글을 읽고 동감하여 다음의 글을 올립니다.
올해가 병술년이니까 제 나이도 벌써 한 바퀴를 돌아 원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77년, 81년, 82년 3번에 걸쳐 쿰부의 Everest와 고교의 고줌바캉 등반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데, 특히 82년 고줌바캉 등반 때에는 고산병에 대한 심각한 상항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카트만두에서 자동차로 하루거리인 키란티챂(지리까지 1.5일 거리)에서 남체까지 약 10일, 남체에서 하루 쉬고 베이스캠프까지 3~4일 정도 걸려 충분한 고소적응을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도 선발대로 떠난 대원 3명중 1명은 고교에서 고소증세가 나타나 남체까지 내려가야 했습니다. 나머지 8명의 대원은 루크라까지 비행기를 이용하고 남체에서 하루씩 의무적으로 휴식을 한 후 베이스캠프로 올라오도록 하였습니다. 이 8명중 5명이 고교나 베이스캠프에서 고소증세가 나타나 아래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몇 년 동안에 걸친 훈련으로 다져진 27~34세 정도의 젊은 대원들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나이는 37세로서 등반대원으로서는 나이가 가장 많았습니다. 저의 경험으로서는 해발 3,450m인 남체에서 항상 가벼운 고소증세를 느꼈습니다. 꼭 취침 후 1시간 내에 호흡곤란으로 깨어났습니다. 그럴 때면 텐트 문을 열어 맑은 공기를 순환시키며 가부좌를 하고 20~30분 동안 심호흡과 명상을 하면 씻은 듯이 없어지고, 이후 7,000m 이상에서도 고산증세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고소에 의한 이상증세를 느꼈을 때 주저 말고 바로 대처해야 하는데 젊은 대원들은 약한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하기 때문에 숨기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또 정해진 일정에 맞추다 보면 본의 아니게 “첫 경험”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도 고소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보상은 너무나 큰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해발 6,450m에 설치된 캠프2까지 진출한 대원은 4명, 해발 7,260m에 설치된 캠프4까지는 겨우 2명의 대원뿐 이었습니다. 그나마 다른 한 명은 캠프4에 도착하자마자 고소증세가 있어 즉시 하산하였습니다. 저는 다음날 7,400m까지 진출하고 캠프4에 내려왔을 때 심한 고소증세가 있었습니다. 오른쪽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 대동한 세르파에게 하산준비를 시켰습니다. 그러나 20여분 후 그 고통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머리가 다시 맑아져 그 다음날 정상에 올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 일 년에 한두 번은 오른쪽 머리에 약간의 편두통 증세가 있습니다.
만약 그때 고소증세가 좀 더 심하여 하산하였다면 그 등반은 실패로 끝났을 것입니다. 그 당시 등반의 실패는 우리에게 보다 큰 좌절?(표현이 좀 적당치 않은 것 같네요)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나의 경우는 그나마 다행인 셈이지요. 수년간의 땀과 노력으로 그 곳에 가서 제대로 등반 한번 못하고 베이스캠프에서 머리나 싸매고 돌아 온 대원들은 얼마나 실망이 크겠습니까? 이런 모든 것은 고소증세에 대한 “첫 경험”을 과소평가한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정말 사소한 판단착오가 대세를 그르치는 경우였지요.
지금은 고소에 대처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제시되고 꾸준한 연구성과가 발표되고 있어 다행입니다만, 그래도 고소를 느끼는 자각증상을 판단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앞에 제시한 임선생님의 고소에 대한 대처방안은 저도 명심하고 한시도 방심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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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야기
히말라야에 대한 동경과 염원으로 지난 겨울(2005년 1~2월) 안나푸르나 써킷을 저의 가족과 같이 하였습니다. 실로 23년만의 히말라야 여정이었습니다. 53세의 아내와 24세의 막내딸과 같이 갔습니다. 아내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20년 동안 치료받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 관절염이 더 심해지기 전에 그곳에 다녀오기로 결심했지요. 가이드와 포터를 충분히 고용하여 아내와 딸은 거의 빈 몸으로 산행을 하였습니다. 그 해에는 눈이 많이 내려 우리는 일정대로 가지 못하고 2~3일 정도 더 걸렸습니다.
아내는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약 때문에 소화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았으나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식욕이 없어 그 곳의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였지요. 막내는 원래 발걸음이 느려 항상 뒤에 쳐져 아빠를 걱정스럽게 하였으나, 고소에 대한 증세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3,050m의 마낭에서도 고소증세가 없었는데 이는 느린 운행 덕분으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러나 4,090m의 야크카르카에 도착한 저녁에는 고소증세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내는 구토증세가 있었고 롯지의 음식을 먹지 못하여 누룽지만 먹었습니다.
다음 날 그 증세는 더욱 심하여 같이 간 일행을 먼저 보내고 이곳에서 하루 더 머물기로 하였습니다. 증세를 보아 더 악화되면 하산하기로 하였습니다. 하루를 충분히 쉬고 다음 날 운이 좋아 4,420m의 쏘롱패디까지 아내는 원주민의 말(Pony)을 이용하여 올랐습니다. 고소증세는 없었고 체력은 어느 정도 회복되어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듯 하였습니다. 다음 날은 눈이 와서 하루를 쉬고, 그 다음 날 5,416m의 쏘롱라를 넘었습니다. 만일을 위하여 원주민 2명을 현지에서 더 고용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아내는 아주 잘 올랐습니다. 눈길이 오히려 관절염으로 아픈 왼쪽 발에 부담이 덜 가는 듯 했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서 터졌지요. 막내가 쏘롱라 200m 전에서 갑자기 고소증세가 나타나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다급해진 우리는 현지 고용인에게 짐을 넘기고 포터가 교대로 부축하고 업고 하면서 간신히 쏘롱라의 조그만 움막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움막에서 의식을 잃은 막내를 마사지하고 뜨거운 코코아를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응급조치를 하고는 급히 하산을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눈이 많이 와 적설의 깊이가 깊어 쓰러지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2시간 정도를 내려와 해발 1,000m 정도를 낮춘 4,400m 지점에서 막내의 의식이 정상으로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고소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막내의 갑작스런 고소증상은 전혀 예견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직장에 얽매어 꿈을 접고 있지만 4~5년 후 그곳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저로서는 “나이와 고소”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고산병 대한 내용뿐만 아니고 사람 사는 이야기 등 유익한 정보 많이 배우겠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더 큰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 대전에서 김영한
참고 : http://blog.daum.net/alp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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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선생님.
고산병 소고
조석필 2006.01.11 10:10
임현담 선생님, 조석필 입니다. 반갑고 반갑고 바갑습니다. 옛날 선생님 찾아 뵈었던 용건... 내 안의 지옥불.... 요즘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그 과정에 더 험한 나락에 굴러 떨어진 것이 오히려 약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기회 되면 말씀 드리지요.
고산병요? 고산병은 경험 아닙니까? 그렇다면 당근 임선생님이 훨 고수이지요... 그저 주저리주저리 제 의견 몇 가지 올립니다
1) 다이이막스
다이아막스의 설파계 알러지에 관해서는 경고하는 문헌을 많이 접하지 못했습니다. 거의 문제가 없는 것 아닐까요
용량은 1회 1/2정도 무난하겠지만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1회 1정도 권하고 싶습니다.
2) <개인적으로 전에 괜찮았던 고소라도 고산병이 올 수 있다> 는 사실
제가 그 표본 아닙니까. 4000미터에서 죽을 뻔해서 헬기 타고 내려왔으니까.... 부끄러버라(남선우도 그랬군요)... 저는요 이 경우라면 거의 확신합니다. 과거의 경력에 자만하여 방정을 떨었던 것이라고!! 예를 들어 계속 술을 마셨거나, 몸이 엄청 피곤한 상태에서 등반을 했거나, 무섭게 빠른 속도로 걸었거나, 일정을 당겨 진행했거나... 하여간 “하지 말라‘는 짓을 했기 때문에 발병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다시 말해 언제나 초보라는 자세로 조신하게 임하면 전에 괜찮았던 고소에서 고산병이 올 리가 없다고 믿습니다.
3) 비아그라는 비싸자나요... 화이자로부터 스폰을 받으면 모를까...
4) 그래서 저는 깅코를 강추합니다,. 석 달 전부터 꾸준히 먹으면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합니다... 동상에도 좋구요... 출발 직전부터 먹어도 되구요... 믿져야 본전이고 가장 안전합니다.
5) 그래서요... 저의 기본 플랜은 이렇습니다... 기본적으로 깅코를 계속 복용한다, 다이아막스는 비상시를 대비해 준비한다. 예방 수칙을 성실하게 지킨다...
6) 용어 문젠데요. 수종은 <hrdrocele> 거든요.... 그래서 폐수종이 아니라 폐부종으로 용어통일이 되었으며 해서요... 일반인들은 물 “수”자에 끌려 자꾸 폐수종으로 쓰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체험기에 폐수종이 대세입니다. 이러다가 의학사전을 고쳐야 하지 않나 싶게요.... 임선생님 홈피가 훨씬 강력하니....용어를 <고소폐부종> <고소뇌부종>으로 밀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7) 신간 고산병 책 보내드릴게요...
급히 쓰느라 엉망입니다. 용서하세요... 하여간 기뻐요....
임현담 2006·01·11 12:37
나마스떼.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람과 산인가, 선생님 기사 잘 보았습니다. 여전히 건강하시고 멋지시네요^^ 늘 아름다운 청년 같아요.
1)에 대한 처방은 그러면 그대로 나가도록 해야겠습니다.
2) 저도 이제는 약을 챙겨가지고 다닐라구요. 아예 착실하게 먹고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 사람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보았는데, 이 사람 거기서 지프에서 내려 커다란 호수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요. 돌아와서 그 호수를 본 기억이 없다네요. 사진기 필름보고 놀랐답니다.
3) 비싼 만큼 효과가 큰 모양입니다. 너무 심해서 하산할 때 복용하면 드라마틱할 것 같은데요.^^
4) 깅코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에 굉장히 많이 쏟아지는데요. 이거 정말 처방 안에 꼭 들어가야 할 모양입니다. 지금 저도 넣어놓았는데요. 정말 메카니즘을 생각하면 동상까지 예방되겠네요.
예, 그렇게 고치도록 하고 앞으로도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선생님 책 이미 주문했습니다. 그래도 보내주신다면 저자 사인이 있으니 행복하게 모셔두고 고산증 고소증에 텍스트로 삼으렵니다. 선생님 저도 굉장히 반갑고 기쁘고 그렇습니다. 내내 행복하시고 좋은 글, 좋은 산행 많이 하세요.
어린이들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석향 2006·01·21 18:51
요즘 들어 한국의 어린이들이 네팔 히말라야를 부쩍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이곳에 오시는 히말라야 트레킹 마니아님들께서는 어린이들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임현담 선생님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몇 살까지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때에 주의를 해야 하는지, 어린이들이 올라도 괜찮은 해발높이와 만약 올랐을 때에는 몇 시간 체류하고 내려오는 것이 좋은지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라서 이 다음에 함께 트레킹을 가는 것에 대해 걱정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조석필 2006·01·21 22:31
제가 끼어들어도 될까요... [10살짜리 아들을 히말라야에 데려가도 될까요] 저자입니다 (광고 같네요...쑥스..) 자녀분이 몇 살인지가 중요한데요...기본적으로 어린이들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아이들은 증상 표현을 잘 못한다는 것 (그러니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아 놀랍게 잘 적응하다가 어느 순간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 등등을 염두에 두면 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질문하시면 구체적으로 답을 드리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석향 2006·01·22 11:19
저는 오늘날까지 16세 미만의 어린아이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선생님의 책 [10살짜리 아들을 히말라야에 데려가도 될까요]를 구입해서 읽어보겠습니다. 저희 집 아이는 초등학교 5년(94년), 중학교2년(91년)입니다. 조만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트레킹을 하고 싶습니다.
ABC(4,130m)에서도 하룻밤 아이들과 숙박을 해보고 싶구요. 저는 그 동안 절대로 아이들을 데리고 ABC(4,130m)에서 숙박을 하는 일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로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잘못하다가는 성장기 아이들의 뇌에 치명적인 상처가 올 수 있다는 말을 전에 어디서 들었던 것 같거든요. 기본적으로 어린이들도 히말라야 트레킹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믿고 트레킹을 한번 강행해보겠습니다.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임현담 2006·01·23 10:52
저는 아이들의 트레킹에 부정적이었는데요. 조석필 선생님 책을 읽고는 유보 쪽으로 조금 돌아섰습니다. 제가 부정적이라고 마음을 먹은 것은 돌포 지방을 여행한 사진작가가 자신의 딸-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7세 정도?가 고소증에 접어들면서 비통 속에서 찍은 사진 몇 장 때문이었습니다. 돌포의 무당이 그 아이의 고소증을 치료하기 위해 굿을 벌리는 것과 한쪽에 실신해 있는 아이의 모습 등등. 또한 일단 그런 일을 당한 후에, 훗날 아이의 신체의 어떤 변화가 후유증으로 남았을까, 명확한 보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색이 파래지거나 거무스름하게 되면 하강하라. 만약 아이가 잘 놀지 않거나 까다로워 지거나 먹지 않고 매우 졸려 한다면, 그리고 만약 당신 스스로가 고도에 적응하는 일을 염려하는 경우 하강하라."
이런 글도 있는데요. 하여튼 제가 부모라면 (조석필 선생님 죄송) 18세가 되기 전에는 안 데리고 가고 싶네요. 그러나 지형이 뒤로 후퇴할 수 있다면, 혹은 고개를 넘어서 하강이 되는 루트라면 신중하게 관찰하며 갈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후퇴하기 위해서는 다시 4천 미터 이상의 라를 또다시 몇 개 넘어야 하는 마아깔루(마칼루) 같은 지역이라면 도시락 싸들고 가서 말리고 싶습니다. 제가 본다고 보았는데, 어린아이가 어떻게 얼마 정도 체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야기를 못 찾았습니다.
이번에 카트만두에서 고소증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진 젊은 여학생(티벳에서부터 그런 상태로 들어왔답니다)이 온갖 고생 끝에 간신히 방콕행으로 탑승(계속 혼수에 빠져, 항공사는 비행 중에 사망할까바 탑승 거부)하고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른의 경우에도 개인차로 인해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 마당에, 어린아이에게 좋은 경치를 보여주려고 떠나갔다가 만에 하나라도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모든 일은 본인이 결정해야겠지요. 저는 이런 일에 소심합니다 ^^ 조석필 선생님 책을 읽고 아이들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활짝 열리지가 않네요.
윤석홍 2006·01·23 13:28
일단 저도 부정적입니다
지난해 제 친구가 아이들과 다녀온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성인이 되기까지 안 데리고 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고 무척 고생을 해서 -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왔다면서 후회막급이다 라고. 뭐 나름대로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건강상태를 체크하면서까지 다녀야 할 정도의 극단적인 어떤 목적이 있다면 몰라도 조금 기다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석필 2006·01·23 15:21
1) 제 말의 핵심은 "단순히 고산병이 올 확률은 어른이나 아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애들이 고산병에 특별히 취약한 건 아니고요, 그렇다고 "애들은 고산병이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2)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고산병 같은 것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가치판단의 문제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판정해드릴 문제가 아닌 것 같구요...
3) 애들이 고산병에 걸려 고생했다는 '사례'는 사례일 뿐입니다. 어른도 그런 사례는 많지 않습니까. 저의 경우 중학생 애들 두 명 데리고, 안나 BC까지 잘 다녀 온 '사례'도 있습니다. 제 경우를 봐서 "괜찮다"고 말하는 건 결코 아니고요, 그렇다고 다른 사례를 봐서 "절대 안 된다"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4) 가느냐 마느냐는 결국 가치관의 문제로 귀결될 것입니다. 한 가지, 애들은 어른보다 표현이 서투릅니다(증상 표현도 그렇고요, 감정 표현 방식도 그렇습니다). 가게 되면 세심하게 관찰하셔야 합니다. 고산병을 잘 아는 경험자가 동행하면 더 좋겠구요... 대원 모두가 '초짜'라면 저도 실은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고산병은 8할이 경험이거든요.
임현담 2006·01·24 09:29
조석필 선생님이 말씀하신 [고산병이 올 확률은 어른이나 아이나 큰 차이가 없다] 이것이 핵심으로 보입니다.
1. 아버지는 고산증이 왔는데 아이들은 멀쩡하다.
2. 아버지는 멀쩡한데 아이들은 고산증이 왔다.
3. 아버지와 아이들이 모두 고산증이 왔다.
4. 아버지와 아이들 모두 멀쩡하다.
결국은 이것 중에 하나가 됩니다. 어느 것을 원하십니까? 당연히 4번입니다. 아이들과 성인 사이에서 고산증이 나타나는 확률이 같다면, 정말 지극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천천히 오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여기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일도 있지만, 찻집에 들러서 차를 자주 드세요. 설탕도 넣고 잘 저어서 천천히, 이것은 고소증에는 당연히 좋고, 지역경제도 꽃 피고^^), 굶지 말고 등등의 수칙을 가족 모든 사람이 잘 지키는 일이겠지요.
[10살 짜리 아들을 히말라야에 데려가도 될까요] 조석필 저
참고합니다.
1. 나이가 많은 사람-고소병 확률이 높아진다기 보다 준비할 것이 많아진다. 개인건강 문제로.
2. 청소년-무거운 짐을 지지 않도록 한다. 고소가 많다는 보고가 있는데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 페이스 유지의 실패다. 경쟁심을 유발하지 않도록 조절해라.
3. 어린이-고소에서 직면하는 것은 생리적 순응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의 문제다. 고소병의 진단은 자각증세인데, 아이들은 표현 방법이 서툴러서 피곤한 것과 아픈 아이 구별이 어렵다. 동행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문제는...
석향 2006·01·24 11:02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고산병이 비슷하게 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아니라 고산병이 온 이후의 체력회복 속도가 어른이나 아이가 같으냐 하는 문제가 아닐까요?? 어른들은 체력이 좋아 금방 회복이 될 것이고 반면 아이들은 그 속도가 늦거나 아니면 뇌에 커다란 이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부분은 없겠냐는 말씀을 여쭈고 싶습니다. 그냥 보호자가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한다고 하면 따로 드릴 말씀은 없지만요...
조석필 2006·01·24 14:29
논지가 핵심을 조금 벗어난 거 같아요. "뇌에 손상이 와서 회복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되지요. 절대 그 상태까지 가면 안됩니다.
그러니까 혹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을 때 빨리 알아채는 것, 그것이 핵심입니다.
고소에 노출되면 많은 사람들에게서 두통 같은 증상이 옵니다. 그렇다고 "머리만 아프면 하산!!" 그래서는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문제는 그게 두통에서 멈추느냐, 더 나빠지느냐... 그건데요.... 그런 의미에서 경험자가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야 빨리, 정확히 판단해서 등산이냐 하산이냐를 결정하지요.
특히 애들이 가는 경우라면 중요합니다. 사실, 경험자 없는 팀에 애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저도 반대입니다. 제가 여러 차례 겪었었는데요... 고소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은 거의 완벽하게 모르십니다. 그래서는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없지요.
가시겠다면, 반드시 경험자와 동행 할 것, 그리고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워 관찰 할 것...그렇습니다. 글로 쓰려니 힘드네요...
여기는 저작권, 초상권 개무시하는 분위기이지만 ㅋㅋ 개인용으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