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박민호 등록일: 2007-12-29 13:33:26 IP ADRESS: *.121.142.226

댓글

11

조회 수

1130
어제의 산행은 정말 평생 잊은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산행 초반만 해도 인란언니께서 '확실히 지난번이랑 많이 달라졌네, 산 오르는게 확실히 달라졌어'라는 말씀을 듣고..
바로 경오형이 절벽에 서 계시다가 나무가 잠깐 불러서 얘기 들으러 갔던 곳[깔깔]에서 쉴때까지만 해도 이번만큼은 잘 따라가나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다리가 풀려버렸고, 발을 디딜때마다 심하게 떨리던 다리..
그리고 점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신 SM분들..
지난 청계산행때 같이 또 길을 잃은건 아닐까 싶어 현옥누나께 전화를 걸어 대충 길을  안내받아 경고문이 세워져 있던 바위까지는 왔는데, 이미 일행들과는 멀리 떨어져 있던 순간..
다행히 바로 종원이형이 오셨고, 덕분에 일행들과의 거리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진 않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종원이형과 쇠로 된 빨간 난간이 있는 코스에 접어들었고, 하염없는 오르막과 만났습니다..
그 오르막 끝에 있던 협곡까지는 종원이형의 도움을 받아 오를 수 있었는데, 협곡에선 도저히 저 혼자만의 힘으론 오르지 못하겠더라구요..[엉엉]
일단 메고 있던 가방은 먼저 협곡위로 올라가 계셨던 종원이형께 올려 놓고, 혼자 꽤 오랜 시간을 낑낑댔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다리가 풀려버린지 오래고, 이젠 손 마저 힘이 들어가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종원이형이 협곡 위로 올라가 소리를 질러서 경오형과 진구형이 저를 구하러[아휴] 오셨고, 형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얘길 들어보니, 비가 오고 심한 안개 때문에 백운대엔 오르지 않기로 했다는..
(하지만 저로 인해 일행분들이 많은 시간을 지체해서 오르지 못했다는거[슬픔] 물론 저도 압니다)

그리고 올라가 모두 모여 계시던 문 안에서 저와 종원이형은 사시나무 떨 듯 떨어댔고..
그 순간 먹은 따뜻한 된장국과 빵은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맛이었습니다..[통곡]



요즘 매일 학교도 매일 다니고 해서 괜찮을 것 같다, 싶어서 학교 수업도 빠지고 참석한 이번 송년산행..
지난해 송년산행날 역시 죽을 뻔(?)했던 경험이 있는데, 어젠 그 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분들께 정말 죄송하구요..

이제..
산행 후기를 쓸 때마다 죄송하다는, 감사하다는 후기를 남기게 될 산행은 아예 참석하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당분간은 예전에 정말 열심히 헸던 웨이트 트레이닝은다시 시작할 계획이 없습니다..
그저 걷고 뛰는 운동 정도만 해서, 올해 제가 입원 하기 전 했던 등산때 보여 드렸던 모습 될때까지는 SM클럽에 올라오는 글들과 사진들로 아쉬움을 달래겠습니다..

어제 뒷풀이때 선생님께서 2008년엔 스무번의 SM산행을 하실꺼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일단 2008년, 그 스무번의 산행중 열 번의 산행에 참석하는걸 목표로 하고 운동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종원이형, 경오형, 진구형!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rofile

심산

2007.12.29 14:45
*.235.169.165
민호, 너 어제 완전 갈 뻔 한 거야...
조난사라는 게 그리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란다
우선 체력을 기르고, 담에는 좋은 옷을 사입고...^^

김영희

2007.12.29 14:53
*.109.60.199
비옷만 있었더라도.... 그 잠바 입고 올 거면 미리 연락해.
판초 우의 가져갈게. 나같은 사람 둘 들어가.^^
암튼... 몸 관리 잘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산에서 보자...
계양산 쉬엄쉬엄 열심히 댕겨.
profile

박민호

2007.12.29 16:45
*.121.142.226
사실 우비도 있고, 장마철 비올때 입는 방수 되는 여름잠바(?) 비슷한것도 있는데..
어제 안가져 갔던거예요..[통곡]

임종원

2007.12.29 18:39
*.232.145.246
고맙긴, 산 좀 아는 사람이 구조대를 해야되는 건디,생판 초보가 멋도 모르고 나서갖구 민호 고생이 두배였지..다음 산행 땐 몸 좋은(겉만 좋은가?)...성훈이를 동참시켜야 할듯.(식량과 와인을 많이 축낼거 같은게 문제지만...)
아무튼 말은 지지리 안 듣고 고집은 왕 고집인 자존심 빼면 좀비인 민호군. 원석이네에서 술,담배 끊는다고 약속한 거나 지켜주시게.

윤혜자

2007.12.29 20:07
*.88.160.20
스무번 중 열다섯번만 같이 다닐 수 있었으면...

고권록

2007.12.29 23:22
*.43.90.143
민호의 내년 목표는 건강한 몸이구나... 꼭 예전처럼 건강해질거야 ^^

조현옥

2007.12.29 23:47
*.237.181.91
종원오빠의 '식량'이란 말 때문에 한참 미소지음...ㅋㅋㅋ
언젠가부터 '식량'이 아니라 '성찬'이 되어버린 우리의 한 끼...^^

민호 너! 말줌임표 좀 줄여! ㅋㅋㅋ

조성은

2007.12.29 23:52
*.155.154.203
그래.. 고생했어. 민호도, 종원씨도.. 다들 새해 복 많이 받고, 내년에 산에서 또 만나요. 이번 산행 .. 멋졌어요.

조인란

2007.12.30 01:19
*.90.50.135
아직도 술 담배 걔네들 안 끊은 거야?!! 쯔으...(내가 잔소리를 괜히 하고 사냐구!!!)
그나저나 산에선 매번 먹는 것도 부실하기 그지없던데 종원아우 넘 고생많았따!!
profile

박민호

2007.12.30 03:27
*.121.142.226
현옥누나~! 나 원래 말줄임표 항상 두개 붙는거 알잖아'..'ㅋ
종원이형, 인란언니~! 저 정말 새해부턴 담배 끊어볼꺼예요.. 물론 쉽지 않다는건 알지만,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근데 술은 끊어야겠단 생각 해 보질 않아서^^;;

임종원

2008.01.03 23:09
*.232.145.246
새해개 되었군. 이왕 끊을 거 다 끊으슈.인랑형님한테 매질 당하지 말고.
나도 올해 가장 크고 중요한 목표는 몸 만들기.작년 늦여름부터 시작한 운동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하더군.올 연말 산행에선 누가 봐도 '저 놈,산에 데리고 다닐만 하네'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되는 게 목표라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 칸첸중가트래킹4일차-바람소리~ + 3 최상식 2008-04-18 1484
52 칸첸중가트래킹3일차-버스타고 레츠고2 + 4 최상식 2008-04-16 1121
51 칸첸중가트래킹2일차-버스타고 레츠고1 + 4 최상식 2008-04-15 1174
50 칸첸중가트래킹1일차-서울을 떠나다 + 5 최상식 2008-04-14 1135
49 산에게 배우다 + 6 조현옥 2008-03-31 1100
48 산행은 발이 아니라 입으로 하는 것이다^^ + 22 윤혜자 2008-02-11 1288
47 당신들은 누구시기에 + 18 조현옥 2008-01-25 1301
46 다정도 병인냥하여 + 16 조현옥 2008-01-12 1187
45 정직한 2008년 첫산행 후기 + 12 윤혜자 2008-01-12 1190
44 겨울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 8 김영희 2008-01-12 1190
43 아주 오랫만에... + 18 심산 2008-01-11 1045
42 Don't think just do it! + 13 조현옥 2007-12-30 1149
» 조난.. 구조.. 그리고 따뜻한 된장국.. + 11 박민호 2007-12-29 1130
40 꽃 피는 동백섬: 미영언니에게 + 8 file 장영님 2007-12-04 1239
39 길을 걷다. + 12 조현옥 2007-11-25 1143
38 인란이 이모! 아이스크림 잘 먹었어요! + 29 file 장영님 2007-11-04 1571
37 아무래도 + 10 file 장영님 2007-10-30 988
36 일상모드로!! + 8 윤석홍 2007-10-29 925
35 으이구, 유쾌한 에스엠 같으니라구... + 11 file 장영님 2007-10-29 1130
34 맘급한 사람들을 위한 2007. 10.25~ 27 경주여행기 + 15 윤혜자 2007-10-27 1217